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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국수 폭증으로 숨막힌다.
[한국] 대국수 폭증으로 숨막힌다.
i진선2007-05-16 18:02:09
프로 대국수 폭증… 숨막히는 대국실
기사수 늘어도 대국 공간은 그대로… 5월엔 637국 예상
‘대국 스케줄 잡기’ 곡예 방불… “기전 효율운영 모색해야”
-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들이 소화하는 총 대국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536국으로 월간 신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5월엔 무려 637국에 이를 것이란 게 한국기원 관계자의 추정이다. 이는 2000년 1월의 100국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늘어난 숫자. 5월 프로기사 대국일정표를 보면 단 한 글자 추가하기도 힘들 만큼 빽빽하다.
총 대국 수가 폭증한 가장 주된 이유로는 프로 기사 수의 증가가 꼽힌다. 새 천년 진입 당시 160명에서 지금은 217명으로 35% 가량 늘었다. 기사 수가 증가하면 예선 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마련. 여기에 기전 숫자도 당시의 26개에서 29개로 증가했고, 규모 또한 갈수록 대형화 추세를 보인다. 올 한 해 한국바둑리그가 소화할 대국 수만 해도 300국이 넘을 전망이다.
- 하루 평균 20판 이상의 예선과 본선 및 도전기, 그리고 지방 또는 해외대국에다 TV 생방송 등이 어지럽게 교차하다 보니 대국 일정 편성도 엄청 까다로워졌다. 특히 여러 기전에 겹치기 출전하는 특급 스타 10여명의 스케줄을 요리조리 맞춰 대국 날짜를 잡기란 고등 수학(?)을 방불케 한다. 한국기원 기전 운영 팀원은 고작 6명. 전재현 팀장은 “자칫 대국 스케줄이 중복 편성될까봐 식은 땀이 난다”고 비명이다.
곧 시작될 올해 제51기 국수전 예선전은 21, 22일 이틀로 나누어 1회전을 치른다. 총 84판이 두어지는데 2층 예선 대회장 수용 인원은 120명(60판)에 불과하기 때문. LG배나 삼성화재배 등 국제대회에서 적용되던 ‘이틀 걸이’ 예선체제가 국내 대회로까지 번진 것이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요즘엔 토·일요일의 주말 대국이 부쩍 빈번해졌다.
프로 기사들도 힘겨워지기는 마찬가지. 왕위전 도전자로 결정된 윤준상 六단의 경우 일행이 중국 쓰촨성으로 떠나는 23일 바둑리그를 앞당겨 두기로 했다. 다음 날인 24일 혼자 출국, 휴식 없이 25일의 결승 1국에 곧바로 임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이런 케이스는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2선급 기사들의 경우 대국 수는 늘어났으나 경쟁률도 함께 높아짐으로써 전체 수입이 증가된 것도 아니다. 김영삼 七단은 “속기(速棋) 기전 증가가 대국 수 폭주의 한 원인인데 속기에 길들여지면서 한국의 국제무대 위상도 저하됐다”고 했다. 많아진 대국 수가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갈수록 더욱 심각해질 게 확실하다. 기사 수는 계속 증가하고 대국장 규모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바둑리그를 프로 스포츠처럼 동시에 여러 곳에서 치르자”, “바둑TV의 제2 스튜디오 건립을 추진하자”는 등 처방을 내 놓는다. 대국 공간을 확충해 숨통을 트자는 뜻이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기원 윤상호 사무국장은 “2009년 중반 새 바둑회관 완공으로 대형 대국장이 들어서면 많이 풀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둑계에선 ‘한 달 600판’으로 상징되는 지금의 포화상태를 근본적 혁신 방안을 찾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 선발 숫자는 지금 이대로 좋은지, 200명이 넘는 전 기사가 모든 기전에 총 출전하는 방식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각 기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특화하는 운영방법은 없는지 등을 검토할 시점이란 것. 지금대로라면 ‘한 달 1000판 시대’는 머지않았고, 그때가 오기 전에 기전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홍렬 기자 hrlee@chosun.com
[i진선 한 마디]
한달 600판이라고 해도 전체프로기사 숫자가 217명임을 고려해보면, 프로기사 1인당 2.8판에 불과합니다. 지금 대회장이 북적대는 것은 대회장이 좁아서이지, 프로기사들이 많아서 생기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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