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단의 별칭은?
위기구품(圍棋九品)이란 것을 보면, 각 품위에 맞는 별칭이 있다. 9품은 1단이니, 수졸이요 그 뜻은 "졸렬하지만 스스로를 지킨다" 라고 한다. 그 외에 각 품위에 맞는 별칭이 있으니 다음과 같다.

현대바둑에서는 초단 즉 1단부터 9단으로 단위가 올라가지만, 원래는 9품부터 1품으로 내려왔었다. 급체계와 품체계가 같다. 지금도 대만에서는 9단을 1품이라고 칭한다. 또 조선시대 벼슬품계도 정1품이 가장 높았으니, 좀 생각해보면, "단"이라는 것 보다는 "품"이 더 어울려보이긴 하다. 무술의 경지를 측정하는 계단식 표현이 "단"인데, "품"이라는 단어 보다는 품위는 없어 보인다. 굳어진 관습은 어쩔 수 없으니, 하여간 단수가 올라가든 품위가 내려가든간에 위기구품에 나오는 내용을 볼 때, 바둑 자체의 완성을 나타내는 위치는 3품 즉 7단. 7단의 별칭 구체(具體)는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어 완성하는 경지"란다.
그 이상의 경지는 바둑을 뛰어넘는 뭔가가 있는 모양. 과연 8단의 별칭인 좌조(坐照)에서는 앉아서 "세상"의 변화를 훤히 본다니, 여기서는 "바둑"이 "세상"으로 바뀐다. 그런데 더 높은 경지에 이르면 입신(入神)이라 하고, 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뭇 사람들은 말해준다. 8단에서 좌조도 앉아서 세상의 변화를 훤히 보는 능력만으로도 신의 경지에 버금갈 터인데, 입신의 경지는 어떨 것인가? 앉아서 보는 것도 모자라 이젠 누워서라도 세상을 보는 걸까? 이는 아마도 단순히 세상의 변화를 보는 것 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주물럭 할 수 있고, 창조와 파괴의 능력도 있는 조물주임을 뜻하겠다. 위기구품은 상징적인 별칭이기는 하겠지만, 과장도 너무 심하다.
하여간 세상을 주물럭 할 수 있는 신(神)들이 한국에는 47명, 일본에 68명, 중국에 26명이 계시다. 너무 많은 神들에 당황했는지, 아니면 神들에게 싸움을 붙여보고 싶었는지, 한국과 일본은 십단전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일본의 십단전은 랭킹 4위의 기전으로 우승상금만도 한국돈으로 1억5천만원으로 지금까지 47회를 개최해온 전통의 기전이다. 아직까지 기업 규모는 작지만 한국 바둑에 대한 열렬한 성원만큼은 재벌기업 못지않은, 바둑인으로서는 고마운 (주)원익사에 의해서 십단전이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1회대회와 3회대회는 9단중의 9단,1품중의 1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창호9단이 우승하여, 대회의 가치를 더욱 빛내었다.금년도에는 우승상금도 5000만원으로 대폭 상승.
각설하고 여하간, 존재하지만 않지만, 존재하는 10단에 별칭을 준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품으로는 영품에 해당할텐데, 神의 경지를 넘어선 그 경지를 뭐라고 별칭하는 것이 좋을까? 다른 견해도 많겠지만, 이것으로 칭해보고 싶다. 無心.
[Tygem i진선]
[i진선 한 마디]
모두가 스님이 될 수는 없지만, 모두가 부처는 될 수 있다.
無心
┍┒┪┍┒┪ ♪
┕┚ㅇ┕┚ㅇ
총 댓글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