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박치문 바둑전문기자님의 기사 [펌] 입니다. 최근 중국 바둑의 놀라운 성과에 대한 인터뷰 기사이지만, 인터뷰 말미의 혐한론에 대한 대화가 더 눈에 들어오네요. 요즘 한중간에 혐한이니 반한이니 하면서 험악한 말들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도대체 이게 뭔가 하고 당황스럽죠.
시의 적절한 기사입니다.
[바둑] 중국 랭킹 1·2위 구리·창하오 인터뷰
[중앙일보 박치문] 중국기원에 가면 1946년 중국 공산정부 수립 직후의 숨가쁜 상황에서도 무엇보다 먼저 바둑의 재건에 나섰던 천이(陳毅) 전 부총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천이는 “중국 역사로 볼 때 바둑이 강하면 나라가 흥하고, 바둑이 약하면 나라도 쇠퇴했다”고 설파하며 공산혁명과는 쉽게 어울리지 않는 바둑 진흥에 심혈을 기울였던 인물이다. 그의 발언은 지금도 동상 뒷면에 새겨져 있다. 그로부터 62년이 흐른 2008년. 중국 바둑이 드디어 세계 제패의 봉화를 들어올렸다. 90년대 이후 15년 이상 세계 바둑의 지배자였던 한국이 도처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올림픽의 후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13억 인구와 바둑의 오랜 역사, 그리고 본궤도에 오른 국력으로 볼 때 중국 바둑의 세계 제패는 예정된 코스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지난주 유성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세계오픈 대회장에서 중국 바둑의 양 날개라 할 랭킹 1위 구리(古力·25) 9단과 랭킹 2위 창하오(常昊·33) 9단을 만났다. 창하오 9단은 중국 기사로는 처음으로 응씨배를 제패했고, 지난해엔 이창호 9단을 꺾으면서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차지했다. 구리는 현 중국 최강자. 지난 7월 후지쓰배에서 이세돌 9단(8강전)과 이창호 9단(결승전)을 연파하며 우승했고, 8월의 도요타 덴소배에서도 결승에 올라 우승을 앞두고 있다.
-중국 바둑의 강세가 놀랍다. 현 시점에서 세계 바둑의 판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
▶구리=“얼마 전의 도요타 덴소배에서 한국이 실패한 것은 우연한 사건이었다. 우리가 전보다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이제 겨우 한국과 중국이 균형을 잡은 정도가 아닐까.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본다.”(도요타배에서 한국은 랭킹 1∼6위가 모두 포함된 최강의 진용으로 8명이 출전했는데 이들이 모두 중국 기사에게 패했고 4강에 한 명도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창하오=“바둑은 개인전이다. 과거에도 중국이 크게 뒤졌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창호 9단 한 사람이 유독 강했고 그를 당해낼 수 없었다. 5년 전, 10년 전을 돌아보면 이창호는 분명한 우세를 보였고 일인 독주 시대라 할 만했다. 이창호가 부진하면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이 가세하여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최상위권이 두터웠다. 최근엔 중국이 상승하고 이창호의 우세는 불분명해졌다. 이창호의 뒤를 이어 이세돌 9단이 등장했는데 이세돌이 뛰어나지만 이창호 시대만큼 뛰어나지는 않다. 구리 9단 등 중국 기사도 강해 좋은 싸움이 되었다. 몇 개 기전 가지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추세가 2, 3년 이어지면 중국이 분명 우세를 점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중국 바둑의 실력 향상이 판도를 변화시킨 원동력이라 보는 것인가.
▶창하오=“10년 전 국제시합에 나설 때 한국이 너무 강해 숨이 막혔다. 나 개인으로 말한다면 이창호 9단에게 계속 지면서 왜 같은 시대에 이창호 같은 상대가 있는지… 실망하고 절망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깨달은 것은 그런 어려움이 나를 단련시켰다는 점이다. 돌이켜 보면 이창호란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행운이었다. 지금은 나뿐 아니라 많은 중국 기사가 한국 바둑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실력도 늘었지만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획득한 것이 중국 바둑의 상승세를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창호 9단이 전만 못하다. 과거보다 약해진 것인가, 다른 기사들이 강해진 것인가. 한국에선 이창호의 계산력 등 전반적인 파워가 전만 못하다는 견해가 있다.
▶창하오=“과거의 이창호는 실력이 뛰어난 축구팀처럼 슬슬 차도 이겼다. 지금은 바둑이 달라져 시작하자마자 몸싸움을 전개한다. 현대 바둑이 달라졌고 많은 기사의 수준이 높아졌다. 이창호가 약해진 건 아닐 것이다.”
-일본은 기타니 도장이 사라지면서 집단 연구가 거의 사라졌고 이것이 일본 바둑의 쇠퇴와 밀접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중국은 집단 연구를 통해 무수한 연구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효과도 크지 않을까.
▶구리=“공동 연구는 예전부터 있었다. 최근 마샤오춘 9단이 국가팀 감독을 맡으면서 이를 좀 더 강화했다. 나도 내 바둑을 가지고 팀 내부에서 공개해설도 하고 신수, 신형에 대해 연구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대 바둑은 혼자 연구하기 힘들다.”(한국도 과거 이창호-유창혁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토로하는 집단 연구를 통해 전체 실력이 크게 업그레이드 된 경험이 있다.)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신예들 쪽은 한국과 중국 중 누가 우세한가.
▶창하오=“다시 말하지만 바둑은 개인전이고 최강자의 실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중국 신예가 유망주도 더 많고 강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내 생각은 양쪽이 팽팽하다고 본다. 더 중요한 점은 신예가 초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 차원 높아져야 하고 한 껍질 벗어야 한다는 점이다. 신예 중 누가 그 일을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근래 중국의 혐한증 때문에 많은 한국인이 걱정하고 있다. 바둑계도 이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까.
▶창하오=“공자가 한국 후예라 하고, 개막식을 몰래 보도하는 등으로 인해 혐한증이 퍼지고 있다. 양국 사이에 오해가 있다. 그러나 프로기사 사이엔 나쁜 감정이 없다고 자신한다. 나와 이창호는 좋은 친구로 사귀면서 서로 장점을 배우려 노력해 왔다. 한국과 중국 사이가 나빠진 분위기지만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양국 정상이 가장 먼저 만났지 않았는가. 오해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맥주 한잔 하면서 풀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i진선 한 마디]
중국 바둑계에서는 혐한풍조가 없다니 다행입니다만...중국에 혐한증이 있다면, 한국에는 혐중증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중국에 대하여 끊임없이 악플하는 악플러들과 그 악플만은 골라서 번역해서 부지런히 퍼나르는 사람들, 그리고 중국의 한국에 대한 악플만 또 모아서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분들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아니 있는 그대로만 중계하면 괜찮죠. 사실을 왜곡해서 살을 붙여서 양쪽에 쌈을 붙입니다.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 몰라도, 공자가 한국사람이라고 했다면 중국인들은 기분 상하겠죠. 누가 이순신 장군은 중국 사람이다, 또는 이창호는 알고보니 중국 사람이라고 하더라 하는 말을 들었다면 우리는 매우 기분 나쁘겠죠. 한국 네티즌 중에 대중국 악플을 매우 심하게 하는 사람들의 탓도 있습니다. 악질 사업가들의 악질적인 행동은 중국인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재미로 올린 악플, 손해는 한국http://media.daum.net/foreign/china/view.html?cateid=100023&newsid=20080912120702922&p=yonhap&RIGHT_TOPIC=R5) 게다가 전혀 궁금하지도 않은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몰래 찍어서 SBS가 뉴스로 보도하여 혐한론에 불을 질러 한국선수들이 경기하는데 지장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정치 사회 외교에 대하여객관적인 분석과 전망을 하는 기사를 못쓰고 맨날, 현대화 되는 중인 중국 대중 사회 문화에 대하여 부정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즐겨 만들어내는 현직 기자들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기자들의 선정적인 제목의 무책임한 기사가 악플을 만들어 냅니다. 현직 기자들은 중국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에 가보지도 않고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쓴 테이블 기사 쓰는 기자들이 90% 넘을 걸요...ㅡ.ㅡ::
악플이라는 것은 악플일 뿐 전체의 의견은 아닌데, 왜 그렇게 중국은 악플에 민감할까요? 반일 시위를 정치외교적인 면에서 "일본 길들이기(?)"로 이용해왔음을 미루어 짐작컨데, 중국 정부의 한국 정부에 대한 외교적인 불만이 혐한론에 한 몫했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친미를 표명하는 언론사들은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가능한 빼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대문짝 만하게 기사화했었습니다.
창하오9단은 혐한은 오해에서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전 오해라기보다는 이해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동안 무관심했었는데, 알고보니, 알면 알 수록 상대가 위험하다는 것을 안 겁니다. 한류와 같은 대중 문화는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의 현대 중국 대중 문화를 위협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습니다. 현정권 초기에 한미일 삼각구도를 다시 재복원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위협적으로 보였을 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은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국 경제에 이득도 되는 면이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적지않다는 것을 알게된 겁니다. 게다가 동북공정이니 하는 것들도 결국에는 한반도에 역사를 이용한 매우 위협적인 정치공세였구요.
이렇게 주고 받기 식의 상호위협론이 혐한증 혐중증의 근본 원인중에 하나 입니다. 서로간에 이해는 어느 정도 했지만, 이해의 수준이 너무 저급하니, 부정적인 면만을 먼저 보게되는 현상이 바로 오늘의 한중간의 관계라고 봅니다. 도대체 세계인구의 사분지일이나 되는 중국하고 악플로 상대해서 뭐가 득이 되겠습니까? 악플로 이겨바야 남는 것은 뭔가요? 그럴 시간에 우리 실력 양성에 힘써야 하지않나요? 저는 미국하고도 일본하고도 중국하고도 러시아하고도 그리고 북한하고도 親하게 지내기를 바랄 뿐 입니다. 어쨋든, 혐한론이니 혐중론이니 하는 서로의 얼굴에 便칠 하는, 별로 좋지도 않은 종양을 제거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한중바둑이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 입니다.
끝으로 창하오의 인터뷰 내용은 참 진솔해서 좋습니다.
▶창하오=“10년 전 국제시합에 나설 때 한국이 너무 강해 숨이 막혔다. 나 개인으로 말한다면 이창호 9단에게 계속 지면서 왜 같은 시대에 이창호 같은 상대가 있는지… 실망하고 절망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깨달은 것은 그런 어려움이 나를 단련시켰다는 점이다. 돌이켜 보면 이창호란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행운이었다. 지금은 나뿐 아니라 많은 중국 기사가 한국 바둑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실력도 늘었지만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획득한 것이 중국 바둑의 상승세를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숨이 막혔다, 실망하고 절망도 했다. 그런 어려움이 나를 단련시켰다. 이창호라는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행운이었다.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획득한 것..." 오...다 좋은 말들이네요. 그 깨달음은 우리 선수들에게도 필요합니다.이런 고백은 술 한잔 같이 하지않고는 나오기 힘든 진솔한 말인데...기사에는 안나왔지만, 아마도 박치문 선생님과 창하오 9단, 술 한잔 같이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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