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0회 특집] 농심 신라면배, 10년 총결산! |
농심 신라면배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서 시작된 세계기전입니다. 여타의 세계기전이 있지만, 가장 인기 많고 가장 큰 홍보효과를 거든 성공적인 대회인 농심 신라면배. 벌써 10년째입니다. 지난 10년을 결산해보고 의미를 찾아보는 기사가 없길래 제가 명예기자 뉴스 900회 특집기사로 올립니다. 지난 10년동안 농심 신라면배가 거둔 성과와 아쉬운점등을 다각도로 살펴보도록하죠. 신라면배와 관련된 것 중에 주로 감동적이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자료도 첨부했습니다.
(기사 도중에 퀴즈가 나옵니다. 퀴즈 문제번호와 답을 가장 먼저 맞추신 분은 기억해두었다가 소정의 상품을 드릴 수도 있으니^^ 맞추어보셔요. 아마도 세계최초의 기사 퀴즈 같은데..많은 분이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편집을 마친다음부터 시작입니다.)

1.창립
중국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라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습니다.이제는 연간 500억봉지를 넘을 정도로 세계 라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엄청난 시장입니다. 그러나 아직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30여개 정도로서 한국에 비하면 4분의 1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 만큼 잠재력이 있는 시장입니다. 농심사는 1996년에 상해에 농심사로서는 첫번째 해외 라면 공장을 건립했습니다.그런데 중국의 기존 라면 문화는 한국과는 달라서 초기 정착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대표 제품으로 내놓은 辛라면에 대하여 중국 소비자들은 낯설어했습니다.

그리하여 농심사는 대중국 시장 확보를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바둑을 내세운겁니다. 마침 중단된 연승단체전 진로배가 중국 바둑팬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는 것에 착안하여, 2000년에 농심 신라면배 세계최강전을 창립했습니다. 당시에 어떻게 라면 명칭을 기전명으로 하냐면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신라면의 辛은 매울신인데, 중국인들에게 별로 좋은 뜻으로는 쓰이지 않았던 한자였습니다. 주로 "독하다" "괴롭다, 고생하다" "슬프다" 심지어는 "살생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매울신. 어쩌면 연승단체전에 승자는 하루도 쉬지않고 시합을 해야하니 선수들에게는 독하고 괴롭고 고생스러운 대회일터이니 辛이라는 뜻이 아주 적절해보입니다^^:: 퀴즈 나갑니다.

[퀴즈1] 농심 신라면사는 중국에서 신라면 홍보를 위해서 활용했던 문구는 무엇인가요?
2.성공
보통 세계기전은 각국예선과 대회예선, 본선에서 32강 16강 8강 4강 그리고 결승전 5번기 혹은 3번기로 지리한 기다림이 있습니다. 그러나 농심 신라면배는 매판이 본선며, 결승전이나 다름 없습니다. 3차례의 회합에서 승자는 계속 상대국의 선수들을 상대하여 대결합니다. 그것도 쉬지않고 매일. 신라면배의 가장 큰 성공적인 요인은 한중일 삼국 바둑팬들의 경쟁심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세계기전에서는 같은 국적의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만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즉 한국의 이세돌과 이창호 라던지 중국의 창하오와 구리라던지..상대적으로 바둑팬들의 관심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5회 대회
그런데 농심배는 결코 그런 일은 벌어질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선수들 입장에서는 자기는 져도 우승할 수가 있으며, 3연승부터는 1000만원이라는 적지않은 금액이 보너스로 주어집니다. 판당 천만원이라면 세계기전에서 예선부터 뛰기 시작해서 본선 4강까지 10여판을 연승해야 주어지는 금액인데! 어떤 프로기사던지 농심 신라면배의 선수로 뛰기를 원합니다.! 1회부터 6회까지는 한국이 우승을 독점했습니다. 7회에가서 일본이, 8-9회야 중국이 겨우 우승 맛을 봅니다. 한중일 모든 프로기사들은 특히 한국 중국 프로기사들은 이 대회의 멤버로 참여한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7회 일본 우승

8회 중국 우승
[퀴즈2] 농심 신라면배에서 최초로 3연승 보너스 상금을 챙긴 기사는 누구인가요?
3.시합

바둑경기는 보통 1대1 시합이기 때문에 팀워크라는 것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존의 단체전은 5명이 참가한다면 5명이 모두 싸워서 승패수로 승부를 내죠. 말만 단체전이지 사실은 개개인의 개인전의 모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농심신라면배는 기존 단체전과는 매우 다릅니다. 한 팀에서 선수를 팀원들의 중지아래 모아서 출전시킵니다. 연승자는 계속 상대편 선수를 맞이하여 싸웁니다. 같은 팀동료들은 자기편 선수가 이기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조마조마 합니다.(보통 프로바둑에서 누가 이기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까? 자기 돌보기도 바쁜마당에 ㅋㅋ) 누가 주장이 될지, 상대팀의 연승을 꺽기 위해서 누가 출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이는 개인승부에만 치우쳤던 한중일 프로바둑계에 아주 신선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농심 신라면배 예선은 다른 기전의 예선보다 더욱 긴장하고 피를 튀깁니다. 예선에 출전하려면 예선에 나가기 위한 예선을 거쳐야합니다. 밑의 사진에 나와있다시피 이창호 9단도 초단들과 대국을 해야만했죠. 수 많은 대국을 하다보니 천하의 고수도 실족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세돌9단도 예선탈락한 적이 있고, 심지어 이번 10회 대회에서 이창호9단이 예선에 통과에 실패했을 정도입니다. 최철한이니 박영훈이니 하는 스타들도 탈락했어요. 그렇게 모든 기사들이 최선을 다해서 대국에 임하는데, 이는 모든 기전의 예선중에 예선인 농심 신라면배 예선은 예선 통과가 국내기전 우승보다 더 실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가대표선수로서의 명예와 자부심도 적지않지요.
10회 농심 신라면배 예선은 7월 9일 오후 2시,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선은 A, B, C, D조로 나눠 치러지며 오는 예선 결승을 통해 한국을 대표할 5명의 기사들 중 4명이 선발되고, 남은 1명은 후원사 추천시드였습니다.

▲ 천하의 이창호 9단도 예선 통과를 위해서는 수많은 고난을 감수해야. 김윤영 초단과 대국중
업글중이에요 ㅋ
[퀴즈3] 농심 신라면배의 대회 첫 승은 누가 했을까요?
4.감동
제6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최강전이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당시 한국팀은 이창호9단을 비롯하여 한종진 5단, 안달훈 6단, 유창혁 9단, 최철한 9단이 출전했으나 이창호9단이 나서기 직전까지 단 1승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자료를 보시고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그 곳에 바로 이창호가 있었다 1-
대국실은 기자들과 카메라맨들로 벌써 가득 메워져 있었다. 곳곳에 치열했던 전투의 잔해가 남아있는 듯한 대국실....열기로 후끈 달아올른 그 곳에는 아직도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이후의 나왔던 다른 기사들의 모습과 비교해 보았을 때, 이 순간의 장쉬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정말 이기려고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것 같다. 나중의 3명이 대국결과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었던 복기시간에 비했을 때, 장쉬의 머리 속은 아직도 대국중이었다. 그는 스스로의 패배에 대해서 이해할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패배를 인정하는 과정.....승부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괴로운 순간일 것이다.
양대국자 모두 온통 붉은색으로 얼굴이 달아올라있다. 급박했던 이 대국은 이 파란만장했던 상해대첩의 첫번째 대국이라는 그 부담감만큼이나 치열했던 한판이었다. 두 대국자 모두 말이 없다. 복기라고 하지만, 바둑알도 치우지 않는다. 손으로 어느부분을 가르키거나 하는 최소한의 행위조차 도 없다. 그냥 둘다 바둑판을 정신없이 바로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장쉬로서는 이러한 이창호의 종반조임을 처음 당해본 것이리라...이겼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어디서부터 잘못되서 바둑을 패하게 된지 알수 없는 이창호의 종반....그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자신이 왜 이 바둑을 졌는지....
무엇인가 말할 듯 하다가 입을 다물고 다시 바둑판을 바라보는 장쉬...
4대고수라고 중국언론에서 치켜세우고는 있지만, 사실상 일본팀에서는 장쉬, 중국팀에서는 왕시 정도가 이창호9단과 대적할 만한 기사였다. 그러나 왕시는 이제 겨우 성적을 내기 시작한 신예, 이미 이세돌한테 한번 기세가 꺾였다. 신예는 기세가 오르면 무섭지만, 꺽이면 그만큼 별게 없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팀 역시 이번에 이창호의 한국팀을 제외하면 일본팀의 전력이 중국팀보다 조금 우위에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물론 당연히 그 중심에는 장쉬가 있기 때문이었다. 중국팀에는 일본일인자인 장쉬만한 레벨의 기사가 없었으니까...
소위 말하는 대타의 출현은 종종 의외의 이변을 일으킬 때가 많다. 바로 이번의 장쉬가 그런 경우다. 부산에서 2라운드가 끝났을 때, 남은 중.일의 기사중에 경계할 만한 기사는 근래에 갑자기 성적을 낸 왕시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토 마사오9단의 갑작스러운 별세....그리고 그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비장하게 검날을 세워 든 청년 장쉬.......상대는 천하가 다 아는 기계의 일인자 이창호9단...
한국팀은 연이은 이대회 연이은 우승으로 인해 배가 불러 있었고....우승에 대해서 별다른 미련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한국팀을 맞아서 연합군의 선봉을 자처해 출전하는 장쉬....
이런 분위기라면 스토리상 장쉬가 이겨야 한다. 마치 월드컵때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유럽의 강호들을 깨고 이변을 낳았듯이.....승부의 분위기 란 바로 그런 스토리를 원하는 대중의 열망이 응집되어 표출되는 기세인 것이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대국하는 두 사람 모두에게 강력하게 작용하게 된다. 특히 홈그라운드에서는....
| [참고자료] 감동의 상해대첩 명국의 최고 장면 하이라이트 입니다. 클릭! 아참 로그인 하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꼭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

이창호가 5연승을 이룩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중일 기사들^^
이 모든 것을 뒤집어 말하자면 그만큼 이번 첫 대국이 이창호9단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첫판과 두번째판까지만 이긴다면 이제 대중의 갈망이 이끄는 승부의 분위기는, 이창호의 5연승 으로 농심배 불패신화가 창조되는 쪽으로 전환하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그 후부터는 3장,4장의 중. 일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이창호9단보다 훨씬 압박을 받게 된다는 말....(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 판은 어쩔 수 없이 수많은 부담을 안고 싸울 수 밖에 없었던 한판... 장쉬와는 다른 이유로 그는 아무말없이 바둑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쪽은 선봉으로 뒤에 3명의 동료들이 남기고 있다는 상태....상대가 관록이나 실력에서 월등히 앞서있다고 평가되는 당대의 일인자...져도 괜찮다는 심리적 여유.... 마음껏 검을 휘두를 수가 있다. 자신의 기량을 원없이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다른 한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되는 판...이판을 지면 뒤가 없는 낭떨어지....한수 한수에 한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된다.
이 대국은 그래서 시작전부터 이미 이창호9단에게 수많은 심리적 제약과 막중한 부담감이라는 이중,삼중 의 불리함속에서 시작된 대국이었던 것이다. 시종일관 기자들의 사진찍는 소리속에, 시벌겋게 달아오른 두 대국자...
장쉬가 자신의 패배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 말이 없었을 때....다른 길이 없었던,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었던 이 외길을 이제 막 건너온 이창호는 그래서 이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길지않은 시간...곧 두 대국자는 묵례를 하고 대국을 마친다....기다렸다는 마이크를 갖다 대는 기자들...
잠시 후에 인터뷰 요청을 받겠다고 말하고는 화장실로 향하는 이창호9단. 이창호가 대국실에서 나가자 기자들의 관심은 장쉬에게 쏟아진다.
(남은 시간을 이용해 장쉬 9단에게 기자들이 우르르 몰린다)
어느순간에인가 패배의 아픔을 떨친 장쉬....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인터뷰에 하나 하나씩 친절하 게 대답해준다.
중국기자들이 장쉬와 인터뷰할때는 이창호9단과 인터뷰할때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틀렸다.
장쉬는 일본기사라고는 하지만 대만인.....결국 같은 중국인이다. 통역도 필요없다.
중국어로 묻고 중국어로 대답하니까... 그래서인지 묻고 있는 기자들이나 대답하는 장쉬의 태도는 다른기사들하고는 사뭇달랐다. 상대대국자로서 이창호에 대한 정보나 조언을 얻고 중국팀에 대한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기자들과 그러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상세하게 대답해주는 장쉬....
마치 면접장에 가서 선행면접자가 면접실을 나와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초조해하고 있는 대기자들 에게 상세하게 면접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
-이창호9단은 어떻던가요? 오늘 바둑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대국하기 전에 이창호9단에 대한 최근의 극심한 슬럼프설을 듣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 나 오늘 실제로 대국해보니까 그는 전혀 슬럼프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이창호는 여전히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기사였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꼈습니까? 자신과 이창호9단과의 차이가 있다면?
-일단 오늘 대국 포석과정에서부터 이 바둑은 저로서는 처음 가보는 길이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단판승부에서 그것도 신수를 과감하게 구현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저보다는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패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봅니까? 마지막에서 장쉬9단의 실수가 나왔다고 하던데?
-물론 저의 실수가 나오기는 했습니다.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바둑은 끝까지 갔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 바둑은 포석시작에서부터 끝날때까지 줄곧 이창호9단에게 끌려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어디를 잘못 둬서 바둑을 졌는지 잘 모르겠으니까요...
-이제 세명의 기사가 남아있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게도 우승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 지? 중국팀을 위해서 조언이 있다면?
-당연히 중국팀에게도 이창호9단을 꺽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조언을 해달라면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이창호9단과 대국하면서 스스로에게 무슨 조언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으니까요....
대국장안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자 복도에서도 역시 장쉬를 붙잡고 질문공세는 계속되었다. 그러나 장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이 대회에서 이제 이 장면이 마지막이 되었다.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므로....그리고 그 주인공이 마침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 그 곳에 바로 이창호가 있었다 2-
커다란 홀에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기자들....이창호9단이 들어오자 난리가 난다. 카메라 셧터소리, 마이크를 들이대는 사람들....진행자가 일단 기자들을 모두 자리에 앉힌다. 기자들이 각자 자리에 앉은 그 짧은 순간....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홀로 자리에 앉는 이창호.....아직도 붉게 물들어있는 얼굴....그는 이 판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기자들이 자리를 찾아 앉은 그 어수선함 속에서....카메라를 들이대고 기사를 적고 있는 그 소란스러움 속에서...
한순간....묘한 정적이 느껴졌다.
넋이 나간 듯한 모습....그는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했던 것이다...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었지만, 그는 그 모든 부담감과 책임감을 간직한 채, 그렇게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멈추진 듯한 화면....진공과도 같은 시간....마치 동떨어진 세계에 놓여있는 듯 그는 그렇게 앉아있었다.
아무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이 모습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대국을 끝나고 이 낮선 곳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처럼.....나도 넋이 빠진 채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숙인다....고개를 숙이는 그의 모습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내 시야에 들어온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그의 마음은 지금 이 순간 어떤 빛깔의 색일까..... 아직도 붉은 빛이 감도는 눈 주위....귓가....뺨.... 화려한 승리의 기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불패의 승부사라는 찬사와는 전혀 거리가 먼..... 그곳에는 ........바로 인간 이창호가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낮설은 .....이제 프로입단대회를 통과한 새내기처럼.... 그렇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힘들고 아픈 것이라는 것을.....그를 보면서 새삼 절감하게 된다....
내가 맨처음 그를 알았을 때는, 그는 단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프로기사 중에 한명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에는, 그는 단지 자랑스러운 한국인중에 한명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그 후 15년이라는 세월동안, 매번의 벼랑 끝같은 절대 위기 속에서 단 한마디의 변명없이 그 모든 얘기들을 가슴에 담고 결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어느덧 내 마음속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그 자리....피해갈 수 없는 매번의 냉엄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오직 혼자만이 스스로의 패배의 고통과 두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그 시간...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그 곳에서....
그는 여전히 언제나처럼 또 그렇게 말이 없는 것이다....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그의 가슴속에는 또 얼마나 하고 싶었던 수없이 많은 얘기들이 묻혀 있을까....
너무나도 절박했던 그 절대의 순간에서 단 한차례의 패배도 용납되지 않는 그 마지막 순간에서 이제, 모든 이들이 경외와 감탄의 눈으로 우러러보고 있는 지금....그의 모습은 왜 이렇게 또 외로워 보이는 것일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그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너무나 모진 현실의 칼날위에서, 그 모든 것을 이겨낸 지금 이 순간에도...그는...누구한테도 위로받을 수가 없다. 누구한테도 편히 기대서 쉴 수가 없다....그가 일인자이므로....그가 바로 이창호이므로....그것이 일인자라는 승부사가 걷는 숙명이기에....
그의 팬이 된 후부터 나는, 그동안 내 마음속에서 잊어버리고 살았던....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 믿게 되었다. 매번의 계속되는 절대 위기속에서 그가 그렇게 묵묵히 모든 것을 감내하며 힘겹게 한번 한번의 승리를 거두어 나갈때마다,
아직도...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 희망이라는 씨앗을...그 어느 곳에서인가는 지금 세상에서 볼 수 없는 하나의 선한 아름다운 마음이 있을거라는 그 희망의 씨앗을...
그가 나에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을 지켜가는 용기를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가 바로
......이 창 호 였다.......
출처: http://www.leechangho.com
이글은 이창호 팬클럽의 개인관전기자 fools1님의 관전기 중일부입니다.
(농심 신라면배 국가대항전 마지막 4연승중에서1승을 거둔후...)
5.人터뷰
★이창호 인터뷰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결의를 다졌던 이창호 9단이 이를 악문 투혼을 발휘, 파죽의 5연승을 달성하며 농심신라면배 한국 6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대국이 끝나자 마자 검토실에서 대기해 있던 모든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대국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두 기사는 아무 말 없이 3분여를 바둑판만 바라보다 돌을 쓸어 담았다. 곧바로 시상식이 진행 되었고, (주)농심의 박준 부사장이 이창호 9단에게 우승 상금보드와 연승 보너스 상금보드를, 단장 김인 9단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넨 뒤 사진촬영과 함께 짧은 시상식을 마쳤다.
이어 이창호 9단의 공식 인터뷰. 각지에서 몰려든 수십명의 취재진들로 인해 시상식장은 다시한번 소동이 일어 났으나, 곧 수습을 하며 이창호 9단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기적같은 5연승을 일궈내며 한국의 농심배 6연패의 신화를 창조했다. 우승한 소감은?
- 기쁘다기 보다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하다. 농심배는 나에게 각별한 기전인 것 같다.
왕시 5단과 먼저 만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왕시 5단과 대국한 소감은?
- 초반에 백이 실수가 나와서 뜻대로 안풀렸는데, 중앙을 키우고 나서는 줄곧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특급 소방수'라고 불리우는데, 어떤가?
- 기쁘게 생각한다. 농심배에서 특히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이런 별명 주셔서 감사하다.
최철한 9단은 '독사'라는 별명에 대해 불만을 가지다가 다시금 좋아졌다고 했는데, 이창호 9단은 '석불'이라는 별명이 어떤지.
- 나에게 있어 과분한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농심신라면배 5연승을 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대국은?
- 부담은 왕시 5단과의 최종국이 가장 힘들었고, 내용면으로 봤을 때는 어제 왕밍완 9단과의 대국이 제일 힘들었다. (왕밍완 9단과의 대국에서는 초반에 왕 9단이 수를 낼 수 있는 찬스가 있었으나, 놓치고 말았다.)
대국이 상당히 빨리 진행됐다. 오늘 흑을 쥐었는데, 흑을 쥘 경우 포석을 예상하고 나왔나?
- 어느정도는 하고 나왔다. 며칠전에 왕레이 8단과의 대국에서 나왔던 형태라서 예상은 했다.
팬들이 이창호 9단이 부진할 때면 '결혼을 해야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지금 컨디션을 회복 했으니 결혼을 해야하지 않는가^^?
- (웃음) 컨디션 상관없이 해야하는 문제인데, 원한다고 해도 쉽게 될 수 없는 부분이라서...
바둑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바둑을 그렇게 잘 둘 수 있는지 비결 좀 말씀해 달라.
- 일단 자기가 좋아해야 하고, 본인이 즐겨야 한다.
중요한 시합에서 신수를 꼭 들고 나오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 매판 중요하지 않은 판은 없다. 그 상황에서 그냥 둬보고 싶어서 두는 경우도 있고, 갑자기 떠올라서 둘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세돌 인터뷰
이세돌 9단이 농심 신라면배에 이번에 첫번째 출전하여 직접 자기 손으로 우승을 획득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이세돌 9단과 농심배 사이에는 묘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10대 소년이었던 이세돌은 농심배의 선수선발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불공평하고 불합리하고 불평등하다." 한마디로 농심배가 싫다였죠.(^-^) 하지만 그렇게 싫어하던(?) 농심배에서 자기손으로 우승을 획득하였습니다. 이제 이세돌 9단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세계기전이 되었겠습니다. (^-^)
제 5회 농심 신라면배에 참관한 이세돌 9단의 인터뷰를 보시죠.
- 내가 없어도 한국팀은 최강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한국팀에게 일찌감치 중국 언론이 따라 붙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농심배에 참관하는 조훈현 9단과 이세돌 9단, 그리고 최초의 단체전 여류 대표를 기록한 박지은 4단인데 이중 이세돌 9단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 이번에 이세돌 9단은 예선을 불참해 대표팀에 끼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이 한국 대표팀에 끼지 못해 한국팀의 전력이 약화되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과거 한국팀의 대표에 내가 든 적은 없었다. 그리고 한국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크크"
-'와일드 카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농심배 예선에 불참한 것인가?
(갸웃갸웃)약간 머 그저 그런 정도.
◀인터뷰 하고 있는 이세돌 9단,-"한국팀 무지 세다니깐, 잘 안믿기나 보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
★박지은 인터뷰

-단체전 사상 최초의 국가대표 여기사 소감 >여러 곳에서 최초의 국가대표 여기사라고 말해줘서 기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두겠다.
- 박4단은 부담 없나> "솔직히 큰 부담은 없어요. 오히려 주위 분들의 기대가 제가 가진 부담보다도 훨씬 큰 것 같기도 하네요. 주위의 동료들은 연승하라고 격려하곤 하죠. 3,4연승하라고도 하고 월요일(2차대회의 마지막날)까지 대국을 두라고도 하고, 어머니는 열심히 두라고 하셨어요. "
- 최정상급 남자기사하고 여성기사하고 대결>"음, 서봉수 9단,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을 이겨 봤었고 이창호 9단은 아직 만나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러한 강자들과 둘 때가 저로서는 편한 면이 많아요. 조혜연 4단이나 루이 9단과 둘 때는 오히려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많거든요. 정상급 강자들과 둘때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보다 배운다는 맘으로 편하게 두거든요.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없이 두기 때문에 판이 잘 풀렸던 것 같고.
- 남자기사에게 승리를 거뒀을 때의 반응>"어이없어 하죠. 하하.. 제가 꼭 이겨야 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반면에 상대는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상대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내일 상대인 XXX 9단> "개인전집으로 되어 있는 XXX 9단의 기보를 모두 봤었어요. 조치훈 9단과의 번기 시리즈도 많이 봤었구요. 지금 생각은 잘 안나지만요. XXX 9단... 아직 한판도 안두어봤기 때문에 솔직히는 잘 모르겠어요." [제5회 농심 신라면배 전야에]
창하오 인터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승부였다.
떠들썩하던 중국검토진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예전의 창하오가 아니었다. 이창호 9단에게 수없이 몰매를 맞고 중국랭킹 1위마저 빼앗긴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끊임없는 노력은 그를 '대륙의 영웅'으로 재탄생 시켰다.
대국이 끝난 뒤 만난 창하오 9단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힘겨운 승부 끝에 우승을 거뒀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내 손에서 우승을 결정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다. 농심배 우승은 중국의 오랜 염원이었다. 예전에 있었던 연승전(일중 슈퍼대항전, 강원랜드배 한중대항전)에서 중국의 우승을 결정한 적은 있었지만 오늘처럼 행복하긴 처음이다.
오랜기간 방치했던 숙제를 풀긴 했지만 이제 시작일뿐이다.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것이다.
이미 응씨배, 삼성화재배 등의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농심배 우승과 비교한다면?
단체전 우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물론 개인적인 영예도 있지만 국가의 명예가 걸린 시합이라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팬들이 농심배에 거는 기대도 그것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와일드 카드로 참가했는데?
사실 그런 이유로 부담이 많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중국기사들이 농심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예전처럼 또 팬들을 실망시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농심배 우승으로 한국과 중국의 대결구도가 조금 달라진 느낌도 있다. 한국기사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부탁한다.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이창호 9단은 나에게 있어 평생의 라이벌이다. 앞으로도 그를 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새로이 떠오르는 이세돌 9단도 마찬가지다. 모든 중국기사들이 극복해야 할 상대다.
이인철 (cloudbdk@cyberoro.com)
★구리 인터뷰
제1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 최강전에서 초반의 압도적으로 유리한 형세에도 불구하고 이세돌에게 지고 말았습니다.구리는 대국 후반에는 얼굴이 붉게 되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듯 보였다고합니다. 지고난 후 구리는 "저는 참으로 멍청합니다. 멍청해요. 너무 유감스러워요." 라면서 자책의 말을 수없이 되내였다죠.
![]() |
- 유리했던 대국을 진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초반에 형세가 매우 좋았고 중반까지도 많은 차이가 있어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세돌은 뜻밖에 강한 수를 두었다. 특히 실리를 챙기지 않고 날렵하게 두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초읽기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
-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맞다. 초읽기에서 많은 실수를 했다. 원래 초읽기에 능숙하지 못한데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
- 23일 부터 LG배 결승전이 있다.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나.
최근에 대회가 별로 없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 LG배에 대비해서 시간 안배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야겠고, 기보도 잘 연구해야 겠고 컨디션 조절도 잘 해야겠다.
- 5번이나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했는데 한판 밖에 이기지 못했다.
중국 바둑팬들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더 많이 이길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퀴즈4] 박지은은 5회 대회에서 누구를 상대로 했으며, 이겼을까요? 졌을까요?
6.사람



8.아쉬움
농심 신라면배의 주최는 중국기원? 개막기도 중국에서, 폐막기도 중국에서 합니다. 3회합중 한번 한국에 오지만, 어쩐지 중국에서 주최하는 대회라는 인상을 줍니다. 일본 바둑팬들도 농심신라면 세계최강전에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 몇년에 한 번 씩이라도 일본팬들께 직접 선보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농심배 형식의 한중일 아마기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총 댓글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