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휴직과 퇴화
이세돌 없다. 세계기전 예상대로 한국 바둑 힘겨웠다. 빈자리로 새삼 알게된 그의 존재감 작지 않다. 반드시 결승에 올라야하고 우승해야만 그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아니다. 32강에서부터 16강 8강 4강에 이르기까지 상승세를 보이는 중일 기사들을 가차없이 폭탄 제거하던 그다. 그래서 그 없는 세계기전은 힘들다.

▲ 삼성화재배 4강 진출자. (왼쪽부터-쿵제, 구리, 치우쥔, 이창호)
지금 현재 휴직 기간중. 18개월 휴직을 선언하고 떠난 프로기사 이세돌, 복귀 하려면 아직도 15개월 가량 남아있다. 그러나 그 휴직기간이 법률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좀더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

현재 세계 최강 이세돌과 구리
18개월 휴직 기간이 끝나서 돌아왔다고 가정하자. 1년반, 햇수로는 2년, 건너가는 3년이다. 이 기간 후에 이세돌의 절정의 기량이 변함없이 나올 수 있을까. 원래 실력이 뛰어나니 변함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사실 조훈현 9단이나 유창혁 9단의 경우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하여 각종 국내 기전 뿐만 아니라 세계기전까지도 훌륭히 쟁취를 했다. 본인이 수련 여하에 따라서는 내공을 쌓는 기간이 될 수도.

이세돌의 해명 기자회견
그러나 보통의 사고로는 장기간 승부의 세계를 떠나 실력 향상은 상당히 부정적. 프로기사라면 고단위든 저단위든간에 끊임없는 대국과 연구를 통해서 서로 배우지 않으면 승부감각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혼자서 연구도 할 수 있고, 친분있는 프로기사와 대국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전 대국이 진검 승부라면, 목검 승부에 불과.

바둑이라는 장르(?)가 몇몇 천재 기사에게만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청원이 없어도, 조훈현, 이창호가 없었어도, 바둑은 존재했고, 인류가 문화 생활을 하는 동안 만큼은 존재할 터. 몇몇 천재들이 바둑을 만든 것도 아니요, 그들의 바둑이 바둑의 모든 모습은 아니다. 현대 바둑은 소수의 천재보다는 다수의 향유인들의 집단 지능의 결과물.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에는 못 미치는 향유인들이, 그들에게 바둑판을 통해서 끝 없는 질문을 하였고, 그 답변이 그들에게 나온 것을 배우고 발전해 온 것은 아닐까. 한 점, 그 한 점은 너무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점이겠지만, 오청원, 조훈현, 이창호는 무구한 바둑사에서는 한 점에 불과하다.

▲ (왼쪽부터) 3년 연속 최우수기사상을 수상한 이세돌 9단, 시상을 한 한국기원 허동수 이사장, 우수기사상을 받은 이창호 9단.
마찬가지로 한 점인 이세돌 역시 그 보다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는 향유인들과 끊임없는 교류 없이는 한 점 지위를 지키기 힘들다. 오늘 그는 후원에서 쉬고 있다. 안 마당에서 벌어진 세계기전 너무 힘겹다. 휴직이 단지 그의 퇴화에만 머문 다면 문제점은 작다. 그의 퇴화와 함께 한국 바둑의 퇴화도 동반될 수도 있으니 문제점은 작지 않다는 것. 수 많은 바둑판 오로에서 뜨거운 열기를 불러일으키며 복기와 토론의 반장이었던 그다. 그는 후배들과 신예기사들의 선생이다. 단순히 세계기전 우승 컵 몇 개를 더 따느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농심배 최종국.
조훈현은 이창호만의 선생이 아니었다. 신예기사들에게 냉혹한 조련사로서 사명을 다했다. 이창호 역시 그를 목표로하는 수 많은 후배들을 조련했다. 박영훈 최철한 허영호 김진석 등등의 신예기사가 그들의 가르침 없이 가능하겠는가. 이세돌 휴직 기간은 그의 대국만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의 후배에 대한 조련의 기회까지 정지. 이것이 진짜 가장 큰 손실이다.
이제와서 자잘못을 다시 따지자는 것 아니다. 아직까지도 한국기원과 이세돌 양측간의 헤묵은 섭섭함이 있다면 훌훌 풀기를 바란다. 한국 기원은 조기 귀환이나 휴직계 기한과는 상관 없이 이세돌의 뜻대로 해줄 의향이 있는 듯. 해넘어가기전까지도 마음속의 거리감으로 남아있다면 그 사이에 껴 있는 바둑팬들은 더 답답하고 폭폭하다. 진심어린 화해가 그렇게 어려운가. 한국 기원도 그도 같이 각각 입장을 접어두고, 한국 바둑을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이세돌과 구리의 대국을 미국 바둑팬이 해설하네요.
[i진선 한 마디]
연말 특집으로 이세돌 휴직 사건을 다시 재조명 하는 기사를 썻었습니다만...뭐 이제와서 누가 옳고 그르니 하면 뭐하나요. 취소하고, 현재 한국기원과 이세돌이 한국 바둑계를 위해서 했었으면 하는 바램을 기사화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이세돌 복귀를 청하는 기사가 단 하나도 없었네요ㅡ.ㅡ:: 이세돌 이제 잊혀진 기사인가요? 바둑계가 요즘..뭐하는건지..바둑기자들도 다 죽었구만.. 좀 여론이 있어야, 한국기원이든 이세돌이든 해결을 위해 재고를 해볼텐데...어느 쪽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거든요. 양쪽 다 바둑팬들께는 잘 한 것 없어요. 바둑팬들의 마음은 모두초심으로 돌아오길 바랄뿐입니다. 해넘이 문제로 만들지말고...연말까지는 어떻게든지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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