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한국기원, 어디로 갈까?

한국 현대바둑은 1945년 11월에 한성기원에서 출발했다. 사단법인으로는 1954년1월 8일이 진정한 출발. 그 체재로 16년간 한국 바둑을 지키다가 1970년 4월 재단법인체로 바꾼다. 재단법인이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출연된 재산을 기초로 설립된 법인을 말한다.재산을 본체로 한다는 점에서 사람의 집단을 본체로 하는 사단법인과 다르며 비영리법인이다. 재단법인은 사단법인과는 달리 자기의사를 결정할 사원이 없으므로 설립자(재산을 출연한 기부자)의 의사에 의하여 활동하며 재산이 있는 한 그 출연자와 관계없이 존속하면서 독자적으로 법적 활동을 하게 된다.1960년대 당시에 한국 기원은 열악한 재정상태에서 어떻게 재단법인이 되었을까.
(조남철 회고록에서)....내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관철동 시대의 문을 열어준 사람들이다. 한국기원을 만들고 가꾸는 동안 숱한 당대의 세도가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66년 4대 이사장을 맡았던 이후락씨를 잊을 수 없다. 관철동 한국기원 건물은 이후락씨의 입김이 없었더라면 건립 자체가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대의 세도가였던 이후락씨의 저택에는 내로라 하는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나는 이씨의 개인지도 사범이었다.
내가 한국기원 건립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이씨가 아주토건 사장에게 "한국기원을 지어주라" 고 부탁했다. 물론 완전히 무료로 말이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당시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주토건 사장 역시 필자와 바둑으로 안면이 깊던 터라 쾌히 승낙했고, 마침내 역사적인 기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아주토건으로부터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나는 좋은 부지를 찾기 위해 시내를 뒤지다 종로서적 뒷골목 자리 하나를 골랐다......http://www.leechangho.com/board/view.asp?gubun=P001&pagec=127&seq=19382
1969년에 한국 기원은 당시 정계의 최대 거물인 이후락씨를 초대 총재로 추대하고, 호남정유 서정귀 사장을 5대 이사장으로 맞이하였다. 바둑계로서는 구원자를 만난 셈이다. 위의 조남철 회고록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말로만 한국기원이지 이사를 십여번 하다보니 간판만 여기저기 옮겨 갈 정도로 재정이 열악했다한다. 언강생심 바둑회관을 세울 꿈이나 꾸었을까. 권력자의 한 마디로 한국 기원 회관이 지어졌다니 저으기 놀랍다. 그러나 고 조남철 선생의 불굴의 노력이 없었다면 어찌 그 한 마디가 나왔겠는가.
당시 서울의 종로2가 관철동은 국내 최대 백화점중 하나였던 화신과 신신 백화점을 근처에 두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인 종로서적을 뒤로하고 길 건너 YMCA를 가까이 두고 있었다.근처에는 대학입시 단과학원도 많아서 청소년에서부터 장년층까지 모두 왕래하는 알토란 자리에 한국기원이 들어선거다. 종로에서 5층건물의 회관을 갖는다는 것은 웬만한 기업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자리에 바둑회관을 갖게된 한국기원은 상당한 재산을 확보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강남 삼성타운 맞은편에 한국기원 세운 셈이다.그 자리가 명당 자리였는지 완공후 회관 건물 1층의 유전 다방은 만남의 장소로 장안의 유명인사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었다.바둑인들 뿐만 아니라 정 재계의 인물과 문인들 학계인사들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 곳은 한국 바둑 문화의 산실이 되었다.
한편 한국기원은 바둑회관이라는 엄청난 재산이 생긴 후 사단법인에서 재단법인화를 추진한다. 당시의 한국기원 총재는 천하의 막강한 힘을 가진 권력자. 당연히 재단법인 한국기원 설립자는 이후락씨. 바꾸는데 프로기사들의 특별한 반발은 없었다. 사단법인의 구성원과 재단법인의 소속인(?) 사이의 권리의 차이는 엄청난데도 말이다. 전자에서는 주인이지만, 후자에서는 손에 불과함에도. 이렇게 재단법인 한국 기원은 이후락씨에 의하여 탄생했다.

최근 한국기원과 대한바둑 협회가 통합을 논의중이다. 바둑팬들은 궁금하다.새로 통합될 '대한바둑협회'(가칭)는 어떤 체재로 가게되는지. 과연 재단법인 시대를 종치고 사단법인체재로 갈런지.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민법상 법인을 이분하여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으로 나누며, 사단법인은 공동목적을 추구하기 위하여 법인격이 부여된 인적단체로서, 그 실체가 사람의 단체이고, 그 법적 구성이 사단으로 구성된 법인을 말하고,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에 따라서 관리 운영되는 특별재산으로 그 법적구성이 재단으로 된 법인을 말한다. 민법은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의 중간적인 법인을 인정하지 아니하므로 민법법인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사단법인이든 재단법인이든 양자중 어느 하나로 설립하여야 한다.사단법인은 사원으로 결합한 인적결합임에 대하여 재단법인은 특정한 재산으로 이루어진 재산의 집단이므로, 사단법인에는 구성원이 있으나 재단법인에는 인적구성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사단법인과 재산법인을 구별하는 중요한 기준은 자치적 의사결정기구가 있느냐의 여부이다. 즉, 법인이 타율적인가 자율적인가에 그 구별기준이 있다.타이젬 회원 논단(kti1733님의 글)에 한국기원의 사단법인을 촉구하는 글이 있다.
...한국기원이 일단 사단법인으로 변경되면 순식간에 모든 것이 확연히 달라진다. 즉 기사총회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모든 것을 결정하므로 과반수를 훨씬 넘는 소장기사들의 뜻대로 한국바둑계가 전개되는 신천지가 열린다.사실 지금까지 한국기원이 재단법인으로 존속했던 것은 말도 안되는 지독한 편법이었고 폐단이 많았다. 재단법인체제에서는 기사총회가 공식기관이 아니라 편의모임이어서 어떤 결의를 해도 효력이 없고 단순한 참고사항에 불과했으며, 이로 인해서 프로기사들의 마음이 억눌리고 무력화되고 모든 중요사에서 배제되고 단지 단순한 바둑기술꾼 내지 바둑쟁이에 그치고 말았다.하지만 사단법인체제가 되면 기사총회가 절대적 실권을 갖이므로 프로기사들의 마음이 살아나고 모든 중요사를 결정하므로 실질적이고 풍부한 사고와 행동을 발휘하게 되어 인격과 기량에서 완전한 사회인이 된다....(한국기원의 사단법인화와 프로기사들의 인격권 회복)
한국기원의 사단법인화가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이 될리야 없지만, 적어도 바둑계로서는 특히 프로기사로서는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주장이다. 며칠있으면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의 통합추진회의가 열린다. 다시 연초 1월8일에는 한국기원 이사회가 열린다. 해넘어가는 이 때 한국 바둑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놓고 고민이 깊다. 과거의 정계 거물 이후락씨에 의해서 출범한 재단법인 한국기원, 한국 바둑계는 역사의 흐름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i진선 한 마디]
건강이 안 좋아서 병원에서 삽니다..ㅠ.ㅜ:: 아..타이젬에서 지원을 해준 덕분에 치료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침 병원에서 링켈 맞는 중에 이정환 기자가 전화도 해주고..힘이 났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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