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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구리 10번기]

이세돌은 10번기의 전설 꿈꾼다!

구리와 개인전적 5연승째

김경동2014-02-24 19: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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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이 10번기에서 2연승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이세돌이 23일 중국 핑후시 성레이커호텔에서 벌어진 이세돌-구리 10번기 제2국에서 승리하며 종합전적 2대0으로 초반 기세를 잡으며 앞서나갔다.

이들이 이번 10번기를 앞두고 벌인 대국에서 이세돌은 비공식기전을 포함해서 36전 18승 1무 17패를 기록했다. 이 대국을 치르면서 두 사람은 12차례 동점을 이루었다. 동점과정을 보면 1대1, 2대2, 4대4, 6대6, 7대7, 8대8, 9대9, 11대11, 12대12, 13대13, 14대14, 17대17 등 총 12차례 동점을 이루었다. 그 가운데 4대2(이세돌 리드), 11대9(이세돌 리드), 14대16(구리 리드), 15대17(구리 리드)로 2승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었으나, 결국 열세였던 이가 다시 동점을 만드는 상황은 만들어 나갔다. 그만큼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격전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객관적인 통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세돌-구리 10번기가 시작되기 전에 5대5의 팽팽한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살짝 열어본 결과 지금까지 2대0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객관적인 통계로 볼 때 10번기 2국은 구리가 이겨야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야 이들의 맞대결 과정에서 생긴 일정한 주기의 사이클 흐름을 따라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리가 2국을 패하면서 그 궤도를 벗어나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이번 10번기를 앞두고 구리는 이미 이세돌에게 3연패를 기록 중이었기에 제1,2국에서는 한번쯤 구리가 이겨줘야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이클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된다.

▲ 구리는 최근 이세돌에게 5연패를 당하는 중이다.

그런데 오히려 제1,2국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구리는 5연패 늪에 빠진 것이다. 단순하게 10번기 2연패에 빠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제2국이 끝난 뒤의 구리의 표정도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에게 정상적인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던 예전과 달리 어두웠다.

구리는 이미 2012 삼성화재배 결승3국 이후부터 최근 10번기 두 대국을 포함해서 5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생애 마지막 세계대회 결승무대가 될지도 모를 삼성화재배 결승3국에서 반집패를 당한 이후 구리는 급속도로 퇴락한 느낌이다. 이런 모든 과정이 개인적으로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킨 상황에서 10번기 제3국을 맞이하게 됐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세돌이 10번기에 독기를 품은 듯하다.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다. 바로 이창호이다. 한국바둑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쌓은 '이창호'라는 이름은 그에게 존경의 대상이면서도 뛰어넘고 싶은 마음속의 경쟁자였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대회를 우승하며 한국바둑과 세계바둑을 이끌었지만 이창호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는 바둑생애에서 이미 정점을 찍고 최고 전성기를 지나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

하지만 이제 이창호도 해보지 못했던 10번기를 하게 됐다. 70년 만에 열리는 10번기를 통해서 뭔가 특별한 흔적을 남겨야 한다. 5대5는 너무 싱겁고 세계바둑 팬들에게 각인하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며 불만이다. 이세돌의 기준으로 볼 때 6대3, 6대2, 6대1라는 결과도 뭔가 2%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세돌이 6대0의 신화를 쓰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한때 바둑보급을 이유로 미국이나 캐나다 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세돌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기록을 세워놓고 미국이나 캐나다로 날아갈 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상상은 소설이 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이세돌-구리 10번기 2국 종국 장면.


이번 10번기 대국을 앞두고 국내 프로기사, 바둑전문가 등 50명을 상대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43명(정수현 교수 박영훈 신진서 신민준 등)이 이세돌의 6승4패 승리를 점쳤으며, 5승5패로 비긴다고 본 프로는 류동완 김영삼 등 4명, 구리의 6승 4패 승리를 점친 인물은 3명에 불과했다.

이세돌-구리 10번기는 어쩌면 모두가 예상했던 기대를 깨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 김성룡도 지적했듯이 오히려 대부분의 대국을 중국에서 진행함으로써 홈 어드밴티지는 고사하고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이 더 가중 될 수도 있다. 이미 이세돌에게 5연패를 당하고 있는 구리 입장에서 그와의 대국은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승부가 격렬할수록 세계바둑 팬들의 눈은 즐거울 것이다. 오는 3월30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벌어지는 이세돌-구리 10번기 제3국에서 이세돌, 구리 주연의 또 한편의 드라마가 진행된다. 이세돌이 전설을 쓰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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