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타이젬 탐험가' i진선, 타계
작년 12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영면
진재호2014-03-05 15:40:30
▲ 타이젬보다 타이젬을 더 사랑했던 i진선이 영면(永眠)했다.
"i진선님! 저 세상에서는 장고 바둑을 두세요!"
하루 왼 종일 바둑수다를 떤다고 해도 전혀 지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바둑계의 잘못된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 격렬하게 매질을 하면서도, 결국엔 그가 사랑하는 바둑이기에 매를 내려놓고마는 그런 용기 없는 사람이었다.
늘 해맑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던 그였기에 그와의 영원한 이별을 알리는 손길이 더욱 무겁다. 그는 세상 빛을 본 지 54년 째 만에 그를 보내준 하늘로 되돌아갔다. 지겹지 않은 수다쟁이, '타이젬 보물' i진선이 향년 54세의 일기로 영면(永眠)했다.
작년 11월17일. 타이젬은 대구 모 요양병원을 다녀왔다. 요양병원이란 것이 불치병이나 난치병 등 말기환자들을 돌보는 병원이 아니던가. 사실 그곳에서 i진선을 만나게 된 과정도 쉽지 않았다. 몇 달간 수소문 끝에 겨우 찾아낸 것이다.
i진선은 홀로된 지 오래되었다. 그는 슬하에 자녀도 없었다. 노모가 생전에 계시다는 말을 한 것 같지만, 당신에 관해서는 더 이상 말하려 하지 않았다. 장시간 가족과 함께 살지 않았던 것 같았다. 연로한 외숙모 부부가 잠시 그의 말기를 지켜주었는데, 그 부부도 둘 다 암과 노인성 질환으로 심하게 고생했다고 한다.
▲ 10년여 동안 1200편의 명예기자 칼럼을 지켜온 '타이젬 탐험가' i진선.
"칼럼 때문에 오셨어요?" i진선은 타이젬 일행을 보는 순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을 일행에게 던진 이유는, 그가 오래토록 타이젬 명예기자 칼럼을 비워두었으니 이제는 타이젬에서 칼럼을 교체하려고 내려온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i진선은 타이젬보다 더 타이젬을 사랑했다. 어쩌면 그의 말년 대부분을 홀로 지내면서 타이젬이 그와 소통하는 해방구역할을 했을 것이란 짐작도 어렵지 않았다.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 않고 여전히 타이젬과 칼럼과 유저들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일단 건강이 허락하게 되면 언제든지 칼럼을 재개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타이젬 유저들을 만나지 못해 조바심이 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i진선은 홀연히 바람처럼 떠나갔다. 타이젬은 그와의 작별을 작년 이후부터는 늘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존심 강한 i진선은 마지막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철 지난 핸드폰 번호만 달랑 남았을 뿐 그의 외숙모 내외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아니, 그는 알리고 싶지 않았을지 모른다.
투병 이후 유일한 끈은 대구 모 요양병원 뿐이었다. 힘들게 알아낸 그 요양병원도 환자의 생사확인, 병명 등은 직계가족이 아니면 가르쳐줄 수 없단다. 수화기로 타고 오는 간호사의 목소리로 보아 i진선의 투병도 이미 끝난 것 같았지만, 현행법령이 개인 신상에 관해서는 직계 아니면 알려줄 수 없게 되어있다는 대답뿐이었다. 온갖 협박성 멘트를 애꿎은 간호사에게 퍼부은 끝에 다시 한 번 답변을 기다렸다. 이윽고 수화기를 통해 간호사의 음성이 들려왔다. "김원수(i진선의 본명) 씨는 작년 12월22일 운명하셨습니다."
☞ i진선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뷰 다시보기
▲ 작년 6월 암 투병중에도 이별여행차 타이젬본사로 찾아온 i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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