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바둑 뉴스페이퍼]

'유럽 현지 강사 육성해 꿈나무 길러낼 것'

유럽서 바둑 보급 활동 황인성-이세미 부부

이광구 일요신문2014-03-12 20:28:53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황인성-이세미 부부.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노바를 근거지로 유럽에 바둑을 보급하고 있는 우리 젊은 바둑인 황인성 7단(32)-이세미 5단(30) 부부가 비자 관계로 잠시 귀국했다. 두 사람은 명지대 바둑학과 동문 선후배. 비자 관계로 왔다 갔다 하랴, 오래간만에 친지-지기를 찾아 인사하랴, 대한바둑협회, 바둑 인터넷사이트 일 보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부부를 6일 점심 때 고양시 일산의 바둑명소 '대화기원'에서 잠시 만나 유럽 활동 소식을 들어보았다.

무슨 비자인가.
한국에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장기간 머물면서 일을 하려면 취업 비자가 필요하다. 나는 현재 스위스의 '바둑 공식지도사범'이지만, 스위스 바둑협회는 아직 지도사범에게 월급을 주는 시스템은 안 되어 있다. 취업 비자를 받기 어렵다. 그래서 얼마 전에 프랑스 바둑협회 쪽을 알아봤는데, 아주 반가워하면서 오라고 했다. 월급, 취업 비자가 해결되어 지금 제노바에서 그레노블로 옮기는 중이다. 제노바와 그레노블은 자동차로 한 시간 반 거리, 가깝다. 스위스 협회에서도 잘 됐다고 좋아한다. 그러니까 스위스와 프랑스, 두 나라의 공식지도사범이 된 것인데, 거처는 바뀌지만 편하게 양쪽에서 활동할 수 있다.

황7단은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 프로기사를 꿈꾸었으나 입단이 여의치 않았다. 바둑TV 진행자도 해 보고 청년 바둑 강자들의 모임인 '청아모'의 회장도 맡아보고 했지만, 더 넓은 세계가 그리웠다. 그 무렵 국내에서 '영어바둑교실'을 열어 명지대 바둑학과생들과 바둑 해외교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가르쳤던 한상대 교수(73)의 권유와 조언으로 2005년 독일로 건너갔다. 1년쯤 머물렀다. 응수타진의 시간이었다.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돌아와 병역을 마친 후 2009년, 다시 베를린으로 날아가 새로운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가.
유럽 15개국, 40여 도시를 돌았다. 세미나를 250번쯤 한 것 같다. 그리고 2010년 5월에 인터넷사이트를 열었다. 이름이 '연구생도장'이다. 번역하지 않고 우리말을 그냥 영문으로 쓴다. 연구생은 'YUNGUSAENG' 하는 식으로. 우리 표기법으로는, '연'은 'YEON'으로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유럽 친구들은 읽지 못 한다…^^. 대국보다는 복기 위주인데, 반응이 좋다. 자리를 잡았다. 올해 처음에는 미국 쪽도 개설했다. 지역이 상관없으니까 시차만 조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처음에는 대회에도 많이 참가했지만, 강의 레슨이 늘어나면서 요즘은 대회는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간다. 그래도 현재 유럽 랭킹 1위다. 얼마 전까지는 2등 이쪽저쪽이었다. 보급하러 갔으니 랭킹에는 연연하지 않았지만, 1등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동안은 중국에서 온 프로, 판후이가 1등이었는데, 최근 성적이 좀 떨어졌다.

▲ 황인성 사범이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에서 강의하는 모습.

옆에서 이세미 씨가 거든다. 두 사람은 2011년 결혼했다.

바둑은 좀 어렵고 딱딱한 면이 있잖아요. 입문 단계는 더 그렇잖아요. 그런데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핵심을 간결하게 설명해요. 제가 듣기에도, 제 남편이어서가 아니라, 말하자면 바둑은 게임이니까 게임답게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거예요. 또 언젠가는 런던 바둑클럽에서 강의를 했는데, 끝나니까 70대로 보이는 노인 한 분이 우리한테 오더니 내가 바둑 강의를 수십 년 동안 수십 사람에게 들어봤는데, 강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아들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레슨을 받겠다고 3개월 분 수강료를 선불로 주시더라고요.

지내기는 괜찮아요? 전망은 어때요? 유럽에 바둑이 전파된 지는 100년도 넘었는데 바둑 인구가 늘어나는 건 꽤 더디지요?
물론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대한바둑협회 지원금도 있고 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여행하는 재미도 있구요. 유럽 바둑 인구가 잘 안 는다, 맞습니다. 그게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바둑을, 어떤 부분은 전체를 보면서, 직관으로 이해하는데, 이 사람은 모든 걸 '왜?' 라고 묻습니다. 예컨대 우리는 이게 정석이니 일단 이런 식으로 두면서 이해하라고 하지만, 이 사람들은 정석 진행 한 수마다 여기서 이렇게 두면? 저기서 이렇게 두면? 하고 이론적 납득을 원하거든요. 하루에 정석 한 개 나가기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부분 부분을 쪼개 이해해야만 하는 겁니다. 전망이요? 밝다고 봅니다. '10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이냐?'고 하는 말도 있지만, 100년의 역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잠재력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유럽 콩그레스'같은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수전'과 역사가 같습니다. 인프라도 탄탄해 저들 나름으로는 자부심도 있지요. 그래서 우리가 보급하는 자세도 한번 뒤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세고 너희는 약하다, 우리가 선진이고 너희는 후진이니 가르쳐 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자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겁니다. 바둑 인구가 빨리 느는 것도 좋겠지만, 빨리 늘었다가 빨리 식는 것보다는 천천히 가더라도 지속적으로 느는 것이 좋겠지요.

▲ 프랑스 그레노블 초등학교 바둑축제 모습.

유럽에도 방과 후 바둑이 있단다. 황7단은 올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유럽바둑교육협회'를 만들어 바둑 강사를 길러내는 일이다. 시작한 지 한두 달 만에 30명이 신청했다. 절반이 현직 교사다. 이들이 현재 바둑을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은 어떤 선생님은 한두 명, 어떤 선생님은 수백 명 해서 약 1000명. 단기 목표는 3000명이다. "우리가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 가르쳐 주자"면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후원자가 있는데, 밝히지 말기를 원한단다.

황사범 부부도 유명인사겠네요. 후배들에게도 권할 생각이 있나요?
"후배들에게요? 물론입니다. 유명인사요? 바둑 두는 사람들은 저를 다 알지요. 그러나 저와는 비교가 안 되게, 훨씬 유명한 우리 대선배 분들도 계십니다.”

황7단은 옛날에는 호리호리한 꽃미남이었는데, 지금은 여전히 호리호리하기는 하지만, 얼굴은 신념 있게 내 길을 열어가는 장년의 모습이다.

윗글은 3/12 일요신문 이광구 객원기자가 쓴 [인터뷰] 유럽서 바둑 보급 활동 황인성-이세미 부부 "현지 강사 육성해 꿈나무 길러낼 것"을 그대로 옯겼습니다.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