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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부따]

강인한 집중력만이 고비를 넘는다!

내일 이세돌 구리 10번기 5국 개시

김성룡프로2014-05-24 1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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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스코어 2-2에서 10번기의 분수령이 될 5국이 내일(25일) 벌어진다.

10번기 5국은 내일(25일) 중국 윈난성 샹그릴라(香格里拉)에서 열린다. 샹그릴라는 중국 윈난성 디칭티베트족자치주에 있는 도시. 원 지명은 중뎬(中甸)이었으나 2001년 샹그릴라로 개명하였고,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이다. 티베트족이 43%나 산다고 한다.

이곳이 알려지게 된 건 영국 소설가 제임스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되었고 하는데 2000년대 후반 여행사를 통해 이곳의 상품이 개발 되고 소개가 되면서 일반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단다.

10번기 5국 기간 동안 중국 바둑관계자와 언론매체들은 이 미지의 세계에 무려 100명이 넘게 이동한다고 한다. 바둑과 관광을 접목시킨 새로운 바둑 축제 기획이 10번기와 함께 열리는 것이다.

▲ 한국기원 계단 벽에 걸린 조훈현-유창혁 백두산천지 대국 사진.

▲ 메리설산(梅里雪山)의 주봉인 만년설로 덮여있는 카와거붜(6740m).

1. 체력과 고산증
한국 선수단은 두 팀으로 나누어 현지에 들어갔다. 우선 선수들은 샹그릴라의 지역 평균고도가 3459m에 달해 고산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지난 일요일(5월18일) 중국리그 시합을 치르고 22일 시합은 이세돌과 구리가 모두 불참하며 현지 고도 적응 훈련 차 먼저 그곳으로 갔다고 한다.

또 후발대는 비행기로 2시간이 걸리는 상하이로 이동해서 다시 중국 국내선을 갈아타고, 국제선의 2배가 넘는 4시간 30분을 다시 비행해 리장공항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리장공항에서 대국장소까지는 버스로 다시 4시간. 이것도 그나마 얼마 전에야 리장공항이 열려서 그렇지, 예전엔 쿤밍공항으로 돌아서 들어가려면 샹그릴라까지는 버스로 13시간을 가야 했다니 이곳이 얼마나 먼 곳인지 알 수 있다.

2. 최고의 바둑과 사진을 볼 수 있을까
한국기원 계단을 오르다 보면 벽 한 편에 조훈현-유창혁 백두산 천지대국 사진이 붙어 있다. 90년도에 찍었다고 하니 벌써 25년이 된 사진이다. 당시만 해도 백두산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필름을 공안에게 빼앗길까봐 단장으로 갔던 김인 국수는 이 기록을 꼭 남기고 싶어 속옷에 숨겨서 가져왔다고 한다. 그는 이 무용담을 술자리에서 가끔 문익점의 목화씨와 비교해 들려주시곤 한다.

한국 관광객이 샹그릴라에 가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윈난성에서 가장 높은 티베트인의 성산인 메리설산(梅里雪山)을 보기 위해서다. 만년설의 위용이 그대로 들어나 있고 13개의 6000m이상의 봉우리들로 산맥을 이루고 있어 '태자13봉'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의 주봉(카와거붜 6740m)은 아직까지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신성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배경으로 대국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그림이 나올까 바둑 역사상 최고의 바둑과 그림을 기대해 본다.

3. 1,2국과 비교해 3,4국의 구리는 무엇이 변했나?


1국이다. 구리(백)는 초반 백1로 붙여 흑이 안쪽으로 젖히면 바로 끊어 초반 전투를 유리하게 만들어 나가려 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은 이세돌은 흑2,4로 피했는데 이것이 이 바둑의 승착이 되었다.

10번기 2국을 현장에서 봤을 때 구리는 너무 여유가 없었고 긴장감이 극에 달했었다. 3월에 벌어진 초상부동산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평정심을 되찾을 기회가 필요했는데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초상부동배 1차전에서 이세돌은 미위팅에게 승리했고 구리는 변상일에게 패했다. 이미 1차전 오더를 통해 2차전에서 이세돌-구리 대국은 정해졌다. 이 둘은 하루의 휴식기간 중 근처의 영은사라는 절에 가서 주지스님에게 삶에 대한 얘기를 1시간30분 듣는 시간이 있었다.

분명 의례적인 행위였는데 이후부터 묘하게 흐름이 바뀌었다. 2차전에서 구리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5일 후 벌어진 춘란배에서는 ‘초반 우세, 끝내기 패배’라는 그 동안의 공식을 깨고 반집을 끝까지 지켜냈다. 이어 벌어진 10번기 3국에서는 자신감을 얻었음인지 부인과 아기까지 대동하는 배수의 진까지 쳤다. 완승을 거두면서 대 이세돌 3연승을 거두었다. 웃음도 되찾았고 일방적일 것만 같은 흐름도 확실히 바꿔 놨다.

▲ 중국 영은사 주지와 기념대국포즈를 위한 구리.


4국이다. 끝내기에서 구리(흑)는 1로 백 석 점을 잡자고 했다. 이 수는 흑3의 사석작전으로 백10까지 백 집을 4집으로 줄일 수 있다. 결국 이 수로 인해 중반까지 유리하다는 평을 듣던 이세돌에게 구리는 후반 역전승을 일구었다. 이 수를 당하자 반집을 확실히 질 것 같다고 느낀 이세돌은 석 점을 포기하고 두는 바람에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4. 쫓기는 이세돌에게 필요한 점
이세돌은 3월까지는 10번기 외에는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바둑 내용만 보면 구리 외의 다른 기사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묘하게 구리에게 패하면서 다른 시합도 열심히 두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려는 전략이었는지 아니면 지금도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고 느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4월 이후 이세돌은 4국에서 구리와의 패배 말고는 진적이 없다.(4월 이후 7승1패) 박정환에게는 속기로 타이틀까지 빼앗을 정도.

10번기가 4시간 바둑인 점으로 인해 시간을 투자해 초반을 확실히 보완한 이세돌이 10년간 철썩 같이 믿었던 끝내기에서 구리의 배신(!)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항상 위기상황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기사가 이세돌이다.

구리의 끝내기 실력과 집중력이 나아졌다는 것은 인정하자. 하지만 본인도 분명히 초반부분과 그 동안 앞서 있었기 때문에 느슨했던 점은 좋아져야 한다. 그래야 두 기사 간의 10번기는 내용면에서도 훨씬 더 균형이 맞춰지고 팬들은 질과 내용면에서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낄 것이다.

▲ 신안 증도에서 벌어진 4국 복기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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