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따따부따]

미래소년 신진서와의 심야 인터뷰

한중신예대항전에서 3승 맹활약

김성룡프로2014-06-20 11:42:43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한국 대표신예 신진서가 한중대항전에서 3승을 거두는 맹활약을 펼쳤다.


월드컵 열기가 몹시 뜨겁다. 지난 17~18일 이틀 간 제주에서 벌어진 한중신예바둑대항전은 한국-러시아 전 예상만큼 한국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들었던 경기여서, 역전 우승의 기쁨은 컸다. 마침 서울에서는 국수산맥배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이라 국가대표상비군이 함께 연구를 할 수 없었지만 월드컵 축구만큼이나 마음속으로 승리하길 바란 것 같다. 한국축구도 알제리 전에서는 꼭 승리하리라 기원한다.

우리 팀 주장은 신인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랭킹14위 변상일(17). 국가대표 훈련에서는 박정환에게 완승을 거둘 정도로 팔뚝이 굵어졌다. 그러나 아직 자신보다 나이 어린 기사에게 약한 단점도 남아있다. <장면도1> 1차전 셰얼하오에게 당한 백1,3의 끼우는 묘수는 완벽한 카운터펀치로 너무나 큰 충격파. 결국 얼마가지 못해서 바둑은 106수만에 단명국으로 끝났다. 변상일은 충격을 컸는지 여파가 2차전까지 이어져 두 살이 어린 쉬자양(15)에게도 패했다.

▲ <장면도1> ○ 셰얼하오 ● 변상일.

▲ <장면도 2> ○ 신진서 ● 쉬자양.


쉬자양은 누구인가. 1999년생으로 중국 국가소년대 소속이다. 지난해 을조리그에서 3장으로 나와 7전전승을 기록하며 올해는 중국 갑조리그 꾸이저우(스웨 펑리야오 우광야 파오원야오 저우쥔제 쉬자양)에 스카웃되었다. 팀 전력이 강해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지만(올해 갑조전적은 2전 2패) 몇 년 후에는 팀 대들보가 될 선수임에 틀림없다.

1차전에서 신진서(백)는 쉬자양의 혼을 빼는 멋진 수들을 보여줬다. <장면도2> 백1,3 신진서의 기가 막힌 원 투. 계속해서 완벽하게 상대진영을 '빈집털이' 하며 백11까지 승기를 잡았다. 이런 걸 두고 프로들끼리는 은어로 '털렸다'고 한다.

▲ 한국바둑의 미래 신진서.


어제 밤 (18일) 11시가 좀 넘은 시간 신진서의 핸드폰을 눌렀다. 신진서는 보통 11시에서 새벽1시까지 타이젬 대국을 하기 때문에 잘 시간이 아니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건 전화였다. 2차전 얘기를 진서에게 직접 듣고 싶었다.

역전의 흐름은 바로 신진서(백)와 리친청(16)과의 대국이다. 마치 10초 바둑 두듯이 너무 빨리 진행되어 다른 대국이 중반에 진입할 즈음 바둑이 끝나버렸다. 제한시간 40분은 다 사용했을까? 신진서는 마지막 초읽기를 남겼는데 리친청은 10분을 남겼다고 했다.

탄샤오와 더불어 리친청은 속기로 유명하다. 얼마 전 메이저 대회인 중신은행배 속기대회에서 우승하며 8월 열리는 TV아시아선수권전에도 중국대표로 출전한다. 시간을 남길 정도로 잘 두어 완벽하게 이긴다면 상대의 기를 더 꺾어 놓는 의미가 있지만, 거꾸로 패한다면 허무함 또한 크다. 특히 단체전에서는 팀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장으로 간 중국 남자대표팀 감독 샤오웨이강에게 혼났을 모습이 눈에 훤하다.

▲ <장면도3> ○ 신진서 ● 리친청.

바둑 내용으로 들어가서 진서에게 우선 어디서부터 좋아졌냐고 물어봤다. 신진서 왈, "<장면도3> 흑1이 별로 인 것 같아요. 그냥 A로 두는 것이 정수로 보여요. 사실 1년 약간 넘은 것 같은데 충암도장리그에서 진시영 사범님에게 이 수순을 두어서 망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진사범님이 백2로 두었는데 의외로 리친청이 이 수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들은 자신이 둔 바둑은 몇 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습바둑까지 신진서처럼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나 버려놓았기에 1년이 넘은 바둑을 기억할까 싶어 재차 물었다.

"제가 2012년 7월16일에 입단 했거든요.(날짜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근데 그 해는 확실히 아니고, 2013년 초였던 것 같아요. 지금보다 엄청 약했는데…. 너무 망했어요. 마침 대국에서 같은 모양이 나와서 기억이 난 것뿐이에요."

▲ U20 리민배에서 한국신예 바둑의 현주소를 똑똑히 목도했다. 12명의 예선결승진출자 중 한국은 왼쪽에서 두번째 신진서 뿐이다.


중국선수들에게 초반에 앞선 바둑을 보여 준 한국신예는 많지 않다. 국가대표실에서 공동 연구를 하다 보면 영재 쪽에서는 신진서의 공부 량을 따라갈 기사는 없다시피 하다. 절대 시간은 이동훈 변상일이 더 많을지 모르지만, 집중력 있는 연구나 상황에 맞는 시프트연구는 신진서가 단연 앞선다.

신진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은 것이 보인다. 한마디로 지난해 무모한 바둑을 두던 모습을 사라졌다. 아직도 거친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좀 더 다듬어서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다면 메이저무대에 등장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지난 5월 우리 신예들은 U20 세계대회인 리민배에서 참패를 경험했다. 6명이 진출하는 경선에 단 한명도 올려보내지 못할 만큼 중국 신예군은 막강했다. 게 중 최종라운드에서 탈락해 가장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이가 바로 신진서였다. 그 동안 국가대표 훈련을 통해 기복이 심한 점을 많이 보완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지석이 특별 트레이닝까지 해주었다. 남아있는 8월 리민배에서 신진서와 변상일 민상연을 비롯한 우리 신예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오뚝이' 변상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3차전에서 승리한 점이 고맙고, 2승1패를 한 '슈퍼팬더' 민상연은 6살 어린 후배와 경쟁하여 이긴 점이 또 고맙다. 앞으로 비슷한 또래 그룹인 이지현 안성준 김정현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후배님들, 정말 잘 싸웠습니다!"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