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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하이라이트/이창호를 꺾은 스승의 '이창호류'

명인전도 도전1국 하이라이트

tygem2003-10-11 15: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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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기성전과 왕위전의 사제도전기에서 잇달아 실패했던 조훈현이 드디어 명인전 도전기 서전을 장식하며 국내 무관탈출의 호기를 잡았다.

이날 바둑은 흡사 흑백이 바뀐 듯한 느낌을 주었다. 조훈현 9단은 특유의 스피드를 자제한 채 시종 두텁고 견실한 운석으로 이창호 9단을 은근히 압박한 끝에 완승을 거두었다. '이창호류'로 이창호를 꺾었다고 할까.

조9단이 승기를 잡은 하변 접전을 슬로우비디오로 잡아본다.



[제34기 명인전 도전1국]
○이창호 9단 ●조훈현 9단
(2003. 10. 10, 163수 끝, 흑 불계승)



장면(이창호의 응수타진)

응수타진의 대가 이창호가 백1로 저공비행하며 응수를 물어온 장면. 이 수는 물론 백△의 뒷맛을 활용해 하변을 효과적으로 깨자는 뜻인데….

여기서 조훈현은 어떻게 응수했을까?



참고도1(고약한 뒷맛이 남다)


제일감은 흑1의 차단. 그런데, 막상 하변이 너무 넓은 탓에 후속공격이 어렵다.
게다가 차후 백A로 귀를 움직이는 수단이 고약하게 남은 것이 심히 부담스럽다.



참고도2(흑, 느슨한 응수)


백△의 뒷맛을 제어한다는 점에서는 흑1이 정수.
그러나 이건 백○에 대한 압박감이 크게 떨어진다. 가령 백1 정도로 벌리기만 해도 백은 쉽게 살 것 같다.



참고도3(흑, 무리)


그렇다고 흑1로 배후 공격을 시도한다면 백2·4의 패가 기다린다. 백A로 붙이는 절호의 팻감이 있어 이 패는 흑의 무리.
자칫 잘못하면 하변이 크게 초토화될 우려가 높다.



실전진행1(조훈현의 완급조절)


'어려우면 손빼라'고 했던가.
조9단의 응수는 흑1의 동문서답. 누구보다도 강인한 운석을 즐기는 조9단이 둔 수이기에 정말 뜻밖이었다.
백이 먼저 하변 수습에 나서 숨통이 트이는가 했는데, 그때 흑9가 날아들었다. 표독스러운 이 급소 한방에 백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참고도4(백, 파탄)


백1로 버티고 싶지만, 흑2로 내려설 때 곤란하다. 백3에는 흑4가 준비된 묘수.
백5로 차단하다가는 흑6으로 백 파탄!



참고도5(백, 곤경)


그렇다고 백3으로 물러서는 것은 흑6으로 넘어간 다음 A와 B의 단점이 남아 견딜 수 없다.
 



실전진행2(흑, 승기 장악)


하릴없이 백1로 받았으나, 흑2~6으로 파상공세를 펼치기 백은 졸지에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흑이 승기를 잡은 모습.

이후 조9단은 KO펀치를 자제한 채 우변과 하변을 번갈아 공격하는 양동작전으로 완승을 일구어냈다. 조9단의 완급조절이 새삼 빛난 한판이었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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