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따따부따]

2014 최고의 新手는 바로 이것!

한중고수의 결전장 타이젬은 新手의 요람

김성룡프로2014-07-11 19:41:12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한국바둑은 90년대 신수(新手)의 요람으로 불리며 수많은 단행본도 이때 만들어졌다.

70년대 초 일본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 조훈현에게 토종기사들은 초반부터 지고 시작했다. 재능이나 실력 차가 분명히 났다고 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포석에서 뒤진 까닭이다. 특히 새로운 수, 신수(新手)를 두면 속수무책이었다. 공동연구의 개념이 없던 시절이라 그 대응법을 찾아내는데도 무척 오랜 기간이 걸렸다.

프로들은 기보만 놓아 봐도 어느 시대 바둑인지, 심지어 누구의 바둑인지 귀신 같이 알아낸다. 거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알아내려면 초반을 꼭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반 종반은 예전이나 지금 모두 실력 차이에 따라 달라지지만 초반은 새로운 수에 대한 연구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타일만으로 누군지를 아는 정도를 넘어 지금은 어떤 포석과 신수를 쓰느냐에 따라 그 시기를 알 수 있다.

90년대까지(5집반시대)는 일본 바둑이 새로운 연구와 신수를 주도했다면 90년대 중반(6집반시대)부터 10년간은 '한국형 신수'라는 이름으로 한국이 '포석 겸 정석'을 주도했다. 그 다음은 중국(7집반시대)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금은 신수가 나오면 중국에서 먼저 두어졌다고 보면 된다. 실력에 따른 상황 변화로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되는 과정에는 덤의 변화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덤의 변화는 결국 흑이 초반에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보다 전투적으로 보다 거칠게 두어가는 시절이다.

지난 4월 10일 바둑리그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 마침 이창호(신안)와 이지현(CJ)의 빅 매치가 있어 개막전 열기는 뜨거웠다. 이 날 이지현은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한 수를 보여줬다. 처음 보면 프로나 아마 모두 실수해서 돌을 잘못 놓은 것 아닌가 싶을 만한 한 수다. 해설하던 유창혁도 당황스러워 다음 수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렀다. 결국 '처음 보는 신수'라고 솔직하게 말 하는 것으로 마무리.

▲ 2014 바둑리그 개막전 이창호-이지현 복기모습. 이 경기에서 이지현은 2014년 최고의 신수를 구사했다.


장면도1 이지현(백)-이창호


당황하기는 해설자보다 상대 이창호가 더 황당했나 보다. 완전히 이 수를 처음 본 것이다. 프로들은 어떤 새로운 수를 보면 의식적으로 궁금증을 참지 못한다. 그렇기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는 처음 볼 때뿐이다. 어린 신예 기사들은 이미 이 수를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답도 알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사실 이 수는 중국 공식시합에서 2일 전 처음 등장했다. 2일 간의 시간동안 서울의 각 연구실에서 연구가 어느 정도 된 것이다. 다시 이틀이 지나 포스코와의 경기에서 목진석을 비롯해 팀원들이 이 수에 대해 거의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수는 과연 언제 나온 수일까. 2014년 신수를 가장 먼저 아는 기사는, 어릴 적 우리 세대도 그랬지만, 어린 신예 기사들이다. 그래서 신민준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사범님! 그 수 작년 12월쯤 타이젬에서 이미 봤는데요?"
"누가 둔 것 같아?"
"그게, 일단 중국 기사가 먼저 뒀는데 Strive(P) 검색해 보시면 있고요, 레전드(P)도 아마 많이 뒀어요. 4~5월경 기보를 찾아보면 거예요."

장면도2 레전드(P) 흑-Francis(P)

레전드(P) 예전 기보를 일일이 훑어보니 민준이 말이 맞았다. 12월31일, 신수를 둔 기록이 있다. <장면도2 레전드(P) 흑-Francis(P)> 상대는 처음 본 것인지 완전히 망해버렸다. 유명 ID끼리 대국이니 처음 본 유저 입장에서는 '마우스 미스다, 아니다' 로 얼마나 뜨거웠을까.

이 수를 중국기사들이 먼저 둔 수 라고? 다시 검색해보니, 2013년 12월 어느 날 중국기사가 먼저 사용한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시대가 변한 것일까. 이제는 타이젬에서 먼저 시험한 수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중국 국가대표의 아침8시~오후5시까지 훈련 이후 인터넷 대국을 통한 연습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올해 최고의 신수로 꼽힐 만큼 위력적이던 이 수는 5월 중순 이후 공식 시합에서 사라졌다. 그 시점이 묘하게도 새로운 국가대표 창설과 맞물렸다. 국가대표 첫 전체 연구회에서 이 신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는데 이미 파훼법(破毁法) 깨버리고 헐어버리는 방법)에 대한 결론이 나왔다. 중국기사들이 사용하기만을 바랐지만 더 이상 국제무대에 나온 적이 없다.

우리가 파훼법을 알았을 때 중국도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제는 공동연구의 시대요, 새로운 수가 나와도 잠깐이다. 그만큼 예전 같은 혼자만의 공부로는 대가(大家)가 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특히 국가대표 훈련이 힘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 이다아쯔시


장면도3 이야마유타-이다아쯔시(백)


일본의 촉망받는 신예 이다아쯔시가 본인방전 3국에서 선보인 한 수다. 올해의 신수들은 정말이지 기존의 상식을 넘은 수들이 많다. 충격적인 것은 이 수도 공식대국에서 처음 나온 수지만 이미 타이젬에서 선보인 적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타이젬을 즐기는 국가대표 상비군은 이 수를 안다는 것이다. 공식 대국에 나온 수는 이미 인터넷 대국으로 검증이 된 수라고 봐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신수의 생명은 계속 사용될 때까지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면 실패한 신수가 된다. 모두가 놀랄만한 기발한 한 수가 아쉽게도 실패했지만 또 다른 신수를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남 보다 먼저 신수를 알게 되는 방법. 이제는 타이젬 대국실에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