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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부따]

김성룡칼럼-미리받은 추석선물 4題

지지옥션배 삼성화재배 궁룡산성배 10번기 예측

김성룡프로2014-08-29 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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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서히 가을의 길목이다. 다음 주 추석이 되면 짧은 티는 어색하게 될 것이다. 이번 주 바둑가의 관심사는 크게 4가지였다. 월화드라마 지지옥션배, 화수목 대하드라마 삼성화재배, 계속해서 토요일부터 여자 세계대회 궁륭산배, 일요일에는 달라이라마가 향기가 서려있는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이세돌-구리의 10번기가 이어진다.

이런 핫 이슈가 한 주에 몰려 있다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보는 요즘이다. 성적만 낼 수 있다면 부와 명예를 송두리째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이들 대회를 조목조목 예측해본다.

▲ 지지옥션배가 오정아의 선전으로 여자자팀의 우
승가능성이 커졌다.

지지옥션배
여자와 남자시니어 단체전인 지지옥션배는 올해 여자기사들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대회 초 중반 남자 시니어들을 궁지를 넘어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여자국가대표 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서 여자팀의 호흡이 좋아진 점이 눈에 띄고, 갓 입단한 박태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자력으로 통과할 정도로 성장해 흐뭇한 맘이다. 그가 지지옥션배에서 올린 4연승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시니어팀은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빅3'가 일찌감치 와해되는 느낌이다. 빅3 중 가장 먼저 등장한 서봉수와 여자팀 에이스급인 오정아가 나온 지난 월요일 경기는 흥미를 더했다. 여자기사들은 매일 같이 국가대표 훈련에 익숙하다보니 실전감각은 시니어기사들 보다 나아보였다. 그나마 타이젬 바둑을 통해 실전감각을 비교적 지닌 서봉수였지만 결국 중반을 넘기지 못했다.

화요일엔 조훈현의 등장이 있었다. 아마 본인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빨리 나와야 하는지 놀랐을 것이다. 그런 놀람이 결국 문제가 되었다. 더욱이 조훈현으로서는 2시 경에 천원전 16강을 신민준과 두고 나서 7시에 다시 지지옥션 경기를 치러 더블헤더를 가진 것. 설상가상으로 3시간여가 걸린 천원전에서 패하면서 그 여파가 저녁에도 미쳤을 것이다.

중반까지는 조훈현의 우세. 하지만 여자들은 더 이상 시니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기보를 보자. 상변 조훈현의 흑 집 모양에서 오정아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성공시켰다. 그 방법이 기가 막혔는데 조훈현의 전성시절 전매특허였던 타개의 기술이다.

(장면도) 조훈현-오정아(백). 조훈현은 흑1,3으로 흑집을 최대한 부풀렸다. 상대의 욕심을 기회로 삼은 수가 바로 오정아의 백4다. 조훈현은 예상치 못한 반격에 그만 크게 흔들렸다. 

(실전진행) 내친걸음으로 흑1로 막았지만 백2~8까지 흑 집에서 자리를 잡자 흑은 껍데기만 남게 되었다. 결국 이 바둑은 이곳에서 오정아가 승기를 잡았다.

9월1일 월요일 7시엔 시니어팀 마지막 선수인 유창혁이 나온다. 국가대표 실에서 환담도중 '서명인이 얼마나 세냐? 난 추석 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야'라고 했던 유감독의 이야기는 '추석 전에 끝날 거야'로 바뀔 지 모르겠다.

▲ 김지석-탕웨이싱.

삼성화재배 본선32강
삼성화재배는 초반 축제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32강전 넉 다운 토너먼트가 아닌 조별 월드컵 방식으로 한다. 축구는 무승부도 전략의 묘미가 있는 반면 바둑은 무승부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조별 리그전 방식이 아닌 조별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

추첨 결과 '죽음의 조'가 하나 나왔다. 세계대회 4강전에서 만날 만한 선수들이 몰린 것. 바로 B조인데 최철한 김지석 천야오예 탕웨이싱이 한 조가 된 것이다. 세계대회 4강에 올랐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 없는 멤버들로 조 편성이 된 것. 결국 아수라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불운의 탈락자는 천야오예와 최철한이 되었고 김지석은 내용면에서 상대들을 압도해 우승후보 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장면도2) 김지석(백)-탕웨이싱. 김지석은 백1로 밀었다. 보통은 '가'로 많이 두지만 여기엔 목적이 있었다. 7까지 상대가 두텁다고 보이는 곳에서 양쪽을 차단하며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 놓았다. 국면을 리드하는 힘이 바로 이런 점인데 김지석은 이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죽음의 조 다음으로 대진이 나빴던 박정환은 스웨와 첫 날 시합을 했다. 박정환의 유일 유이한 아킬레스건은 스웨와 이세돌이다. 이세돌과는 나이 차가 나니까 자연스레 넘어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스웨는 2살 차로 엇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에 계속된 패배는 곤란하다. 다행히 16강에는 진출했지만 스웨와의 시합 패배는 충격이다. 더욱이 내용이 그랬는데, 박정환을 상대로 꼼짝 못할 정도의 완승을 보여 준 스웨의 바둑은 근래 보기 드문 완승국.

(장면도3) 박정환-스웨(백). 스웨가 이 바둑에서 보여 준 백1~5까지의 수순은 그야말로 백미. 왜 그곳을 막고 싶었지만, 우변이 안정되면서 집도 붙었고 두터움으로 우상귀의 찝찝함이 강조되었다. 우리 기사들이 스웨가 중국의 최강자라고 인정하는 부분은 이런 곳에 있다. 부분적으로도 타이트한 바둑을 두면서 전체적인 형세판단의 안목이 좋다. 그래서 스웨를 세계 최강자 중 한명으로 꼽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우리는 7명의 선수가 진출했다. 특히 강승민이 LG배 우승자인 퉈자시에게 승리한 것은 우리도 허리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여자 김윤영도 판윈러를 이겨서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고, 한참 전성기를 달리게 될 나이인 김승재도 더 거세질 것 같다.

▲ 10대 여자국가대표 오유진 김채영 최정.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전
여자세계대회는 단체전이 많다. 유일한 개인전이 궁륭산병성배. 한국은 완전히 세대교체 된 선수들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랭킹1위로 시드를 받은 최정(18). 국가대표선발전을 통과한 오유진(16). 전체 선발전을 통과한 김채영(18)이 그들로 모두 10대 소녀들이다.

조한승이 기술위원 자격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단장으로 간다는 점도 어린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전망. 조한승은 여자국가대표 선수들의 연구와 지도를 하고 있어 호흡 면에서는 가장 어울리는 적임자다.

우리가 가장 경계할 대상은 역시 루이나이웨이. 삼성화재배 16강에 오를 정도로 아직 건재하고 지금도 중국 국가대표 기숙사 생활을 하며 바둑에 전념하고 있다. 여자중국리그에서도 무적행진을 펼치고 있는데 '제3의 전성기'가 왔다고 할 정도다.

왕천싱과 위즈잉도 역시 경계대상. 특히 에이스 최정은 위즈잉을 넘어서지 않고는 우승할 수 없고, '제2의 최정' 오유진에게 거는 기대도 크고, 국가대표 탈락의 수모를 견뎌냈던 여류국수 김채영도 이제 다시 도약할 때가 되었다. 같이 한 도장에서 공부했던 가장 친한 3명이 출전하니 우승의 꿈을 가져도 될 일이다.

▲ 이세돌 이겨라!

이세돌-구리 10번기 7국
4판이 남은 10번기에서 4승을 거두고 있는 이세돌은 이제 2승을 거두면 승리한다. 이세돌은 삼성화재배에서 가볍게 몸을 풀었고, 라싸의 고산지대도 이미 두 달 전 중국리그를 통해 해봐서 현지 적응에 대한 문제도 없다. 5승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이 지금은 구리 쪽에 훨씬 크다는 점에서도 이세돌은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

현재는 두 선수는 박정환 스웨 같은 안정감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큰 시합을 하게 되면 어떤 선수들도 안정감이 결여되리라 생각은 되지만,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이 이세돌-구리는 좋은 바둑을 보여주진 못했다. 10번기에서 한 번 쯤은 명국을 보고 싶은 소망이 이번에는 이루어졌으면 하지만, 이젠 막바지로 접어든 시점이라 필자의 바람처럼 되긴 어려울 듯하다. 하긴 올림픽 마라톤 경기는 기록보다는 순위가 우선이라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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