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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하이라이트/'둔도'에게 발목잡힌 '쎈돌'

8강전 하이라이트 ④

tygem2003-10-17 1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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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도(鈍刀)'.
지난해 삼성화재배 4강, 농심배 5연승으로 주가를 올리기 시작한 후야오위(胡耀宇) 7단의 별명이다. 무딘 듯 하지만, 둔탁하면서도 뚝심이 강하다는 뜻인데, 그 무딘 날이 예검으로 유명한 '쎈돌'의 발목을 단단히 잡았다.
조-이-유-이로 이어지는 한국 4인방이 모조리 탈락한 상황에서 유창혁-이세돌을 연파한 후야오위, 당당히 우승후보 넘버원으로 떠올랐다.

반면, 대국 전날 밤잠을 설친 듯 아침 대국장에 지각했던 이세돌 9단은 이날 따라 컨디션이 안좋아 보였다. 초반 첫 승부처가 된 하변 전투에서 방향착오와 착각을 잇달아 범하며 대세에 밀려버린 것은 평소 그답지 않았다.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
○후야오위(胡耀宇) 7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
(2003. 10. 16, 162수 끝, 백 불계승)



장면(이세돌의 한눈팔기)

최초이자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가 된 하변 접전. 현지 검토실에서 이창호·유창혁·박영훈이 머리를 맞대고 집중 검토한 장면이기도 하다.

하변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 돌연 손을 돌린 흑6이 엉뚱한 전장이탈. 유창혁 9단은 이 수를 중대한 방향착오로 지적했다.
백7로 응수타진하며 뜸을 들이던 후야오위 7단은 백9의 보디체크를 감행했는데, 이 수가 기선을 제압한 강타였다.



참고도1(유창혁의 대안)


유창혁 9단이 제시한 대안.
A로 한눈을 판 수로는 흑1로 씌울 자리였다. 백2를 기다려 흑3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그때 흑A로 손을 돌려도 늦지 않다는 것.
이창호 9단, 박영훈 4단도 공감한 그림이다.



실전진행1(이세돌의 패착 등장)


한눈을 팔다 백에게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그런데, 곧 흑에게서 치명적인 착각이 등장해 정말로 대세를 그르치는데….

흑11이 대실착. 이창호·유창혁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수'로 지탄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여기엔 이세돌의 착각이 수반되어 있었다. 흑17의 빈삼각이 뼈저린 굴복. 백18로 시원하게 뛰어나가서는 단연 백이 활발해졌다. 흑은 우하귀까지 포함해 무려 3곤마 신세 아닌가.



참고도2(이창호의 대안)


이창호 9단은 백1때 A로 나간 수로는 흑2로 붙여나갈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랬으면 B의 약점을 능동적으로 커버할 수 있어 만만치 않은 싸움이었다는 것.



참고도3(흑, 곤란)


실전진행1의 흑17을 손빼면 백1을 당해 견딜 수 없다. 백A와 B가 맞보기로 흑 궤멸!
그런데-



참고도4(이세돌의 착각)


이세돌 9단은 흑▲를 둘 때부터 중대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백1·3을 당해도 흑6으로 나가는 수가 있어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것. (백7로 먼저 단수에 걸리므로 흑A로 잡을 시간이 없지 않은가)

곧 착각을 깨달아 이 그림이 실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한 수(실전진행1의 흑17)을 놀린 꼴이어서 때가 늦었다.



실전진행2(실패한 승부수)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세돌 9단은 흑1~7의 초강수를 구사하며 버틴다. 그러나 이 패싸움은 우하귀의 자체팻감 때문에 아쉽게도 흑의 역부족.

이즈음 이-유-박의 검토진은 어떻게 변화해도 흑에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참고도5(흑, 앉아서 지는 길)


실전진행2의 흑7은 어쩔 수 없다.
흑1로 요석을 잡으면 편하긴 하지만, 백2를 당해 불리하다. 백8까지 좌변이 모조리 백집으로 굳어져서는 백의 대우세.



실전진행3(백, 우세확립)


팻감이 부족한 이세돌 9단은 흑1로 팻감공작에 나섰으나, 백2로 해소해 백의 우세가 확립되었다.

이후 비세를 의식한 이세돌 9단은 흑A의 평범한 수를 버린 채 흑19~25의 승부수를 던지며 분전했으나, 후야오위 7단은 교묘한 타개솜씨로 우상 백대마를 살려내 완승을 거두었다.

부산=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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