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구리 10번기]
‘마지막 잎새’ 결국 떨어지나
10번기 8국 구리의 고향 충칭에서 28일 벌어져
진재호2014-09-25 22:11:46
▲ 이세돌-구리. 과연 10번기를 마친 순간에도 두 영웅을 웃을 수 있을까? (사진출처=중국sina.com)
'마지막 잎새'는 그예 떨어지고 말 것인가.
70년 만의 기념비적인 명승부 10번기가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는 28일 오전10시(한국시각) 구리의 고향 중국 충칭에서 이세돌-구리 10번기 8국이 벌어진다.
"5승을 먼저 올리면서 실질적으로 승부는 끝났다. 추후 5-5가 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이세돌이 구리를 봐주었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구리로서는 세 판을 따라붙는다고 해도 10번기 무승부의 쾌감은 없을 것이다."(양건 프로)
이세돌은 8월말 티베트 '신의 땅' 라싸에서 벌어진 7국에서 승리를 거두며 5승을 거둬 최소한 10번기 무승부를 확보했다. 남은 8,9,10국 중 한판만 이기면 10번기 대서사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른바 '트리플 매치포인트'를 만들어 놓았다. 이세돌의 10번기 승리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과연 '승자' 이세돌이 마지막 남은 잎새를 구리의 고향 충칭에서 매정하게 쳐 버릴 것인지가 오히려 관심사.
▲ 이세돌의 다양한 표정
실제로 이세돌도 10번기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발언을 티베트대국 이후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다. "이번 10번기에서 명국을 남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상대가 중반에 실수를 할 것이고, 그 기회를 잡아 승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구리도 쉬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10번기 자체에 대해서는 맘을 비운 듯했다. 역시 7국을 마치고 현지 인터뷰에서 "매판 최선을 다했다. 몇 번은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잡지 못해 아주 유감이다. 그러나 그것도 내 실력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즉, 배수진을 친 7국에서 10번기 최고의 명국을 두었지만, 막판 평정심을 잃고 그만 대역전을 허용한 것에 대한 회환을 담고 있는 말이다.
최근 이세돌은 TV아시아에서 우승하며 595일 만에 세계선수권을 안았고, 삼성화재배 16강에 오르는 등 최근 절호조의 활약을 펼쳤다. 국내기전에서도 승승장구하며 거의 9할대의 승률을 거두었다. 다만 엊그제 23,24일 '침착의 달인' 이동훈과의 명인전 4강 대결에서 0-2로 패했다는 점이 께름칙하다.
특히 1국에서는 대착각으로 역전패를 당했고, 2국에서는 초반 역습을 당하며 내준 우위를 결국 막판까지 만회하지 못하면서, 후반 능력에서는 최고가 아님을 보여주며 우려를 자아냈다. TV화면에 미친 이동훈과의 승부는 이세돌 답지 않게 초조하고 지쳐있었다. 이세돌로서도 10번기의 화룡정점에 맘고생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 고향 충칭에서 배수진을 칠 구리.
세 판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이 10번기는 이긴다는 쪽이다. 그러나 그 시점이 8국이 될지 9국이 될지는 알 수 없고, 오히려 한 번쯤은 쉬어갈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일단 상금의 절반을 확보한 이세돌의 입장이 문제다. 한국기사들 대부분 이세돌이 승리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이세돌이 꼭 이겨야 한다는 맘일지 아니면 맘이 약간 느슨하게 풀어져있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한판 정도는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성룡 프로)
물론 이세돌이 맘을 먹는다고 승부를 임의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10여 년 동안 파란만장한 승부의 애환을 나눈 친구의 고향에서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마저 끊어버리는 데는 인간적인 연민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고향 팬 앞에서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은 패배 이전에 참혹한 비애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부사로서 동병상련을 느낄 법하다.
이에 관해 이세돌도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지난 12일 백홍석과의 명인전 8강전에 앞서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 백홍석이 '구리 고향인데 끝내면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하자 이세돌은 단호하게 '빨리 끝내주는 것이 피차를 위해서 좋을 것이다'며 말한 적이 있다. 거의 패배 선언을 한 상대는 빨리 목을 쳐주는 것이 승부사로서 예의다.
과연 10번기는 8국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심적 부담을 양측 모두 보유한 채 28일 오전10시에 개시된다.

타이젬에서는 오전10시부터 '송곳해설의 달인' 이성재의 해설로 마칠 때까지 생중계하며, 충칭현지에서 속보를 틈틈이 내보낼 예정이다.
Mlily 몽백합 이세돌-구리 10번기는 제한시간이 4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월드컵 기간인 6월을 제외하고는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개최되며 먼저 6승자가 나오면 종료된다. 승자는 우승상금 500만 위안(약 8억 5000만원)을 독식하고,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500만원)의 여비가 지급된다. 단, 최종스코어가 5승5패일 경우 상금을 절반씩 나눈다.
▲ 이세돌은 과연 끝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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