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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전]

뒤바뀐 반집, 박영훈 행운의 역전승!

명인전 결승 3국에서 이동훈에게 반집 역전승

이영재2014-11-10 17: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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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승)-이동훈.



하늘이 도왔다고 밖에 할밖에. '신산' 박영훈이 막판 행운의 반집 역전승으로 명인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10일 오전10시30분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2기 명인전 결승5번기 제3국에서 박영훈이 이동훈을 반집으로 제압했다. 종합스코어 2-1로 앞선 박영훈은 내일(11일) 벌어질 4국에서 승리하면 대망의 명인에 오르게 된다.

마치 두 판을 둔 것 같은 대국이었다. 초반 박영훈이 유장한 호흡으로 반면을 주도하며 편한 흐름을 만들자 이동훈이 하변에서 강수를 날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좌변과 중앙 두터움을 내준 대신 하변에 70집에 달하는 보가를 마련한 이동훈이 선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좌변 모양을 크게 키운 박영훈이 좌변에 투입된 이동훈의 특공대를 모조리 포획하면서 형세는 다시 백중지세. 승부의 초점이 상변과 우상귀 일대로 옮겨간 장면에서 이동훈이 우상귀를 내주고 우변을 취하는 바꿔치기를 단행했다. 바꿔치기 후 형세는 다시 박영훈의 근소한 우세였다.

▲ 명인전의 사나이 박영훈. 세 번째 명인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신형 컴퓨터' 이동훈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전 수읽기 대결이 박영훈의 근소한 판정승이라고 한다면 후반전 끝내기 대결은 이동훈의 독무대였다. '신산' 박영훈을 상대로 끝내기에서 지속적으로 득점을 올리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차이는 반집이었다.

그러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었다. 이동훈의 반집승이 99% 확정된 상황에서 믿을 수 없는 대 역전극이 벌어졌다. 반집 패배를 직감한 박영훈이 집에서 수가 나는 자리를 방치하며 중앙 패를 잇고 버텨간 장면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예상치 못한 버팀에 당황했던 것일까.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이동훈이 승리를 목전에 두고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단패를 만들 수 있는 형태를 단패로 걸어가는 바람에 눈 앞에서 1집이 사라져버린 것(아래 기보 참조).

어차피 팻감은 박영훈이 많기 때문에 패는 났지만 수가 난 것은 아닌 상황이었다. 문제는 백의 가일수 횟수. 이단패를 만들 경우 백은 패를 이기더라도 가일수를 두번 해야 하므로 자신의 집을 한집 메운 셈이 된다. 하지만 실전과 같이 단패가 될 경우 한 수로 해소가 가능하므로 1집을 벌 수 있는 것. 따라서 실전은 기가막힌 반집 역전이 이뤄졌다.

명인전 결승5번기 제3국 하이라이트
▲ 박영훈(백)-이동훈. 실전진행.
이동훈이 흑1로 잇는 팻감을 쓰자 박영훈이 백2로 중앙 패를 잇고 버텼다. 크기가 훨씬 큰 좌상귀를 내버려두고 중앙 패를 먼저 해소한다는 것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발상. 이동훈이 3으로 가만히 내려빠진 수가 이 바둑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하 6까지 진행된 상황의 결과는 단패. 백은 향후 A의 곳에 한번만 착수하면 패를 해소할 수 있다. 

▲ 참고도.
이동훈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참고도. 실전진행 흑3으로 내려빠진 수로 참고도와 같이 먹여친 후 흑5로 단수를 쳤으면 이동훈의 반집 승리였다. 팻감은 박영훈이 많기 때문에 좌상귀 백 진영에서는 어떻게 해도 수가 나지는 않지만, 참고도 형태는 실전 진행과는 달리 A와 B, 두번의 가일수가 필요한 것. 이것이 한집 차이를 만들어냈고 결국 믿을 수 없는 막판 반집 역전극이 펼쳐졌다. 

▲ 종반 놀라운 끝내기 솜씨를 보여주며 박영훈을
상대로 역전을 이끌어냈던 이동훈. 막판 실족하며
아쉽게 패했다.


반집 역전패를 확인한 이동훈이 계가 없이 돌을 거둬 대국 결과는 258수끝 백불계승으로 기록됐다. 본 대회 4강전 3번기에서 랭킹1위 박정환을 상대로 두 번의 반집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한 박영훈으로서는 중요한 승부처마다 반집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었다.

양건 해설위원은 "신산대결의 백미라고 할 만한 한판 승부였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순간의 패싸움이었다. 반집 패배를 직감한 박영훈이 치열하게 버텨간 순간 이동훈의 실수가 나오며 결국 승부가 뒤집어졌다. 종반 눈부신 끝내기로 승리를 목전에 뒀던 이동훈으로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다"고 총평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국에서 승리를 거둔 박영훈은 통산 세 번째 명인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이어지는 4국은 내일(11일) 오전10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명인전은 1968년 창설돼 올해로 42기째를 맞이한 전통의 기전. 그동안 13회 정상에 서며 최다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창호를 비롯해, 조훈현(12회), 서봉수(7회), 이세돌(3회), 고(故) 조남철(2회) 박영훈(2회) 김인 최철한(이상 1회) 등 단 8명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명인전의 총규모는 4억원, 우승상금은 6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2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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