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석(승)-박정환. 김지석이 절정의 타개 솜씨를 발휘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승부는 내일 최종국에서 결판나게 됐다.
막판에 몰린 김지석의 해법은 자신의 전공분야 '타개'로 승부를 거는 것이었고, 그 전략이 기가막히게 성공했다. 결국 승부는 최종국까지 가게됐다.
11일 오전9시 강원도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벌어진 제19회 LG배 결승3번기 제2국에서 김지석(26)이 박정환(22)을 200수 만에 백불계로 꺾고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LG배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은 내일(12일)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초반 흐름은 박정환이 우세했다. 준비된 포석을 펼치며 우변을 크게 확장한 박정환은 김지석이 우하귀에 침입하자 다시 기수를 돌려 하변 백을 공격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두터움을 활용해 백을 괴롭혀가면서 기분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하지만 김지석은 당황하지 않았다. 평소 박정환과의 승부에서 초중반 이른 시기에 실점한 후 다소 무리하게 승부를 걸어가다 패국을 자초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착실하게 실리를 벌어놨던 김지석은 박정환이 중앙에 울타리 치는 것을 기다려 깊숙이 특공대를 투입했다. 승부는 굉장히 단순해진 상황. 살면 김지석이 이기고 잡으면 박정환이 이기는 국면이 됐다.
국면이 오직 수읽기 능력 단 하나로 승부해야 하는 사활 바둑으로 바뀌자 김지석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대회와 중국갑조리그 시합 등에서 물 오른 타개 솜씨를 뽐내며 동료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타개 실력은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김지석이 명불허전의 능력을 발휘하며 박정환의 중앙 모양을 초토화시켰고, 승부는 그것으로 끝났다.
순식간에 벌어진 역전극에 현지 검토실에서도 감탄이 흘러나왔다. 김지석이 '타개의 신'으로 등극하며 승부를 최종국으로 이끄는 순간이었다.(오늘 대국의 전체기보는 뉴스 맨 아래 우측 기보보기를 통해 볼 수 있다.)
김지석이 결승1국을 내준 후 하루 휴식하며 찾아낸 해결책은 바로 '선실리 후 타개' 전략. 형세판단 능력이 뛰어나고 균형감각이 좋은 '무결점' 바둑을 구사하는 박정환과 변화의 여지가 많은 복잡한 바둑으로 승부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수읽기 대결로 맞붙는 것이 승산이 높다는 생각이었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이제 갈 때까지 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박정환과 김지석 모두에게 절실한 세계대회 우승트로피의 향방은 내일 최종국에서 결정된다. 타이젬에서는 결승3국을 내일 오전9시부터 윤준상의 현지해설로 생중계한다. 또한 결승1,2국과 마찬가지로 현장사진과 주요장면 및 하이라이트를 실시간 속보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