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1억짜리 바둑판이다. "자연을 압축 저장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명품명반일 수밖에 없죠."
1억짜리 바둑판
취재를 마칠 즈음 얘기로만 듣던 1억짜리 바둑판을 구경하게 되었다. 기자는 돈 생각이 나서 신추식 본부장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팔 겁니까?"
"팔려고 내 놓은 적은 없습니다."
"그럼 거래흥정도 안 되었는데 왜 1억짜리죠?"
"상징적인 가격이죠. 1억이라는 것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명반이란 뜻입니다. 사실 1억 이상갈 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굉장히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에 일단 이만한 좋은 원목을 요즘은 구할 수가 없어요. 수백 년 묵은 나무에는 수백 년간의 날씨까지 저장되어 있어요. 자연을 압축 저장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명품명반일 수밖에 없죠."
괜히 돈 욕심에 말을 건네본 기자가 속된 인간으로 보여서 혼났다. 1억 바둑판을 설명하는 과정도 자연의 숭고함이 녹아있듯 사방정목 비자판의 결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말하는 신본부장의 태도는 너무도 숙연했다.
수령(樹齡) 500~1000년 된 지름 1.5m 이상의 원목을 그늘에서 10년 정도 자연 건조한 후에, 3년 정도의 제작과정을 거쳐야만 완성이 된단다. 제작공정은 13차례에 걸쳐서 170회의 거칠고 섬세한 손길이 반복된다. 제대로 된 바둑판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참으로 길다. 6형제들의 은근과 끈기는 마치 기다림의 화신 이창호를 연상케 하며, 바둑의 명인과 바둑판제작의 명인은 그 출발과 끝이 닿아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우리나라 전국 바둑판의 절반 이상은 그들 6형제의 손을 거쳤을 것이다. 생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그들은 바둑문화의 일각이다. 오는 5월이면 6형제바둑 탄생 5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열 계획이라고 한다.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바둑인들을 초청해 집들이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둑판 제작에 일생을 던진 형제들. 자기 소리를 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한 지 어언 50년. 그들 형제가 어이 명인(名人)이요 국수(國手)가 아니겠는가.
▲ 신추식 본부장이 귀하게 생각하는 서애 유성룡의 친필사인(추정)이 들어간 거북바둑판을 소개하고 있다. 만일 진품이라면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명반(名盤) 명인(名人) 6형제바둑의 역사
1965년 상경하여 송원기원 카운터입사
1965년 바둑판제작 목공소 입사
1975년 둘째 명식과 6월 중앙바둑 창업
1979년 중앙바둑 청계천8가 이전
1980년 중앙바둑 중화동 태릉경찰서 옆 이전
1984년 묵동 배 밭 단지 이전, 형제바둑으로 상호 변경
1987년 3월 형제바둑 화재로 전소
1988년 형제바둑 남양주 천마산 기슭으로 이전
1998년 태풍과 폭우로 사업체 원자재에서 완제품 유실
2004년 '6형제바둑 주식회사'로 법인 설립
2012년 회사 신사옥 완공
2012년 10월 서울 왕십리 6형제바둑 문화센터 오픈
2013년 3월 6형제바둑 문화센터,수원 정자점 오픈
2013년 5월 6형제바둑 문화센터,서울 종로점 오픈
2014년 6월 공장 두 동 완공
2015년 3월 6형제바둑 문화센터 경기 과천점 오픈
2015년 5월 창사 50주년
▲ 영상출처=MBN 리얼다큐멘터리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