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4단(오른쪽)이 도전2국에서 루이9단을 꺾고 대망의 여류국수에 올랐다.

조혜연이 영원히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철녀의 벽을 허물고 여류 정상에 올라섰다. 루이를 2대 0으로 제압하고 마침내 여류국수에 등극한 것이다.

11월 11일 경주 힐튼호텔 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9기 GEO배 여류프로국수전 도전3번기 제2국에서 조혜연 4단이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꺾고 종합전적 2대0으로 아홉번째 여류국수에 올랐다.(282수 끝, 흑 1집반승)

2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서 루이9단과 맞붙어 아쉽게 패한 바 있는 조혜연 4단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 여류기사 중 최초로 결승전에서 루이9단을 꺾은 기사로 기록됨과 동시에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일주일전에 열린 결승 제1국에서 격전 끝에 짜릿한 반집승을 거둔 바 있는 조혜연 4단은 이날 대국에서도 루이9단의 강력한 공격력에 전혀 물러서지 않고 되받아치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조혜연 4단은 이날 대국에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듯 초반부터 적극적인 운석을 펼치며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반 루이9단의 강수로 인해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며 불리한 기운이 한 때 감돌았다. 그러나 조혜연 4단은 중후반 특유의 뚝심으로 상변과 중앙에서 루이9단의 약점을 정확하게 공략한 끝에 다시 대세를 리드, 견실한 반면 운영으로 승기를 지켰다.

이로써 조혜연 4단은 이 대회 도전기에서만 2번, 지난해 여류명인전과 초대 흥창배까지 합해서 총 4번에 걸쳐 루이9단에게 당한 수모를 깨끗히 설욕하며 마침내 여류국수에 등극했다. 조혜연 4단은 루이9단이 한국기원 소속기사로 활동한 이후 루이 9단을 상대로 처음으로 타이틀을 따내는 영광도 함께 안았다.

반면, 40대에 접어들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루이9단은 이번에 조혜연 4단에게 완봉패를 당함으로써 ‘여류기전 불패신화’를 멈추게 되었다. 또한 나날이 거세어지는 한국 ‘토종’ 여류기사들의 도전으로 1인자의 자리를 독점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조혜연 4단은 이번 승리로 인해 도전3번기를 앞두고 있는 제5기 여류명인전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대결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영원히 깨질 것 같지 않던 루이9단의 아성을 무너뜨린만큼 그 기세가 드높을 수밖에 없는 것. 한국 여류기사 중 최초로 루이9단을 꺾고 타이틀을 차지한 조혜연 4단. 그녀의 도전이 여류명인전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TYGEM/최철용 a4g@tygem.co.kr

■조혜연 4단 간단 프로필 - 1985년 6월 7일 출생 - 경기도 수원시 장안 정자동 - 김원 6단 문하 - 1997년 입단(조훈현, 이창호 이어 역대 세번째 최연소입단) - 1999년 초대 흥창배 준우승 - 2000년 제5기 여류국수전 준우승 - 2002년 제8기 여류국수전 준우승 - 2003년 제9기 여류국수전 우승, 제4기 여류명인전 준우승, 제5기 여류명인전 결승 진출, 제3기 오스람코리아배 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