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안정기, '꿈을 꾸고 있는 기분'
LG배 본선32강에서 '한국킬러' 천야오예 격침한 안정기 인터뷰
이영재2015-06-08 15:47:24
▲ 중국6위 천야오예를 돌려세운 세계최강의 아마추어 안정기.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아마추어 안정기 태풍이 강원도 평창까지 휘몰아쳤다. 8일 오전9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벌어진 제20회 LG배 본선32강에서 '한국킬러' 천야오예를 격침했다.
10회 대회 이후 선발전을 통과한 아마추어의 통합예선 참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회가 치러진 이후 아마추어 신분으로는 최초로 본선에 올랐던 '무늬만 아마' 안정기는 세계 최초로 본선16강 무대를 밟았다.
통합예선 5연승에 이어 무려 6연승이다. 중국신인왕 랴오위안허(예선4강)와 한국11위 김승재(예선결승)가 안정기 연승의 제물이 되었고, 전성기 시절의 구리도 해내지 못했던 중국천원전 7연패를 달성하는 등 최근 상승세였던 중국6위 천야오예 마저 안정기에게 패해 짐을 싸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더욱 짜릿한 것은 이번 승리가 마치 전설의 메이저리거 베이브루드의 '예고 홈런'과 같은 '예고 승리'였다는 사실. 지난 4월18일 LG배 통합예선 결승에서 동문선배 김승재를 꺾고 본선에 오른 다음 "본선 첫판에서 천야오예와 두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 안정기(승)-천야오예.
지난 5월28일 갑조리그6라운드에서 한국1위 박정환을 돌려세우고, 지난 1일 춘란배 3-4위전에서는 한국2위 김지석에게 완승을 거둔 바 있는 '한국킬러' 천야오예는 한국의 연구생 안정기에게 패해 32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안정기는 천야오예를 격침하고 세계대회 본선16강에 올랐음에도 '아직' 프로가 되지 못한다. 입단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 입단포인트 75점이었던 안정기는 32강전 승리로 20점을 추가해 95점이 되었다. 포인트로 입단하기 위해선 100점에 단, 5점이 부족하다. 프로대국에서 한판만 더 이기면 입단이다.
지난 5월24일 끝난 몽백합배 아마추어조에서 아마1위 위태웅과 함께 본선64강에 진출한 바 있는 안정기는 LG배 16강과 몽백합배 64강 중 한 판만 더 승리하면 입단포인트 100점을 넘긴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루지홀에 위치한 현지 검토실에는 현재 안정기의 프로입단 여부를 묻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아마추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안정기가 과연 16강에서도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모든 바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천야오예를 돌려세우고 나온 안정기를 만나봤다.
☞ 안정기 본선진출 당시 인터뷰 바로가기
축하한다. 지금 소감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믿기지가 않는다.
오늘 대국은 어땠는지?
초반부터 한 번도 형세가 나빴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좌하귀에서 타개가 잘 되었고, 우변을 크게 수중에 넣어 유리한 형세였다.
언제 승리를 확신했는지?
끝내기 단계에서 이미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었다. 승리를 확신했을 땐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싶었다(웃음).
어제(7일) 대진추첨에서 천야오예가 옆자리로 왔다. 느낌이 어땠는지?
LG배 본선진출 직후 타이젬과의 인터뷰 당시 본선에서 천야오예와 두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천야오예가 정말 제 상대로 결정되었을 때 기뻤다.
천야오예가 오전 대국시작 때부터 다소 경직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와 대국하다보니 부담이 컸을 것 같다.
가족들에게 승리 소식을 전했는지?
사실 핸드폰이 없다. 바둑 공부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프로가 되기 전까지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어제 저녁에는 무엇을 했나?
평소와 달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핸드폰이 없기 때문에 알람도 없고, 방을 혼자 쓰기 때문에 깨워줄 사람도 없어서 만에 하나라도 늦잠을 자면 큰일이기 때문이다(웃음).
오전9시 대국은 처음이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연구생리그전, 입단대회 등 대다수의 시합이 오전10시이기 때문에 9시 시합은 다소 생소했다. 하지만 평소 오전에 일찍 일어나는 편이기 때문에 그리 부담되는 일정은 아니었다.
곧 이어 16강 대진추첨이 있다. 누구와 두고 싶은가?
이번엔 구리와 두고 싶다.
▲ 대진추첨에서 나란히 5번 부채를 뽑은 천야오예와 안정기.
▲ 승자는 안정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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