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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자랑스런 아빠가 되었죠!'
2015내셔널리그 우승팀 경남의 최호철을 만나다
진재호 바둑평론가2015-11-15 09:43:59
▲ 2015 내셔널리그에서 경남을 우승으로 이끈 최호철.
바둑의 길을 가는 학생과 학부모라면 '바둑이냐 공부냐'를 두고 진지한 고민을 한 번 쯤은 하게 된다. 바둑과 공부를 병행하기는 어렵다. 바둑을 하는 친구들은 대개 머리가 영특하기 때문에 한창 바둑을 하는 동안에도 그 부모는 공부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최호철(43)은 그러한 '갈등'을 잘 이겨내고 건전한 바둑인으로 자리 잡은 케이스다.
최호철은 어린 시절 전국을 호령하던 유망주였다. 다들 프로를 꿈꾸던 시절이었고 아마 그가 계속해서 바둑의 길을 매진했다면 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학 때 부모님의 설득으로, 중도에 가고 싶지 않은 길 그러나 가야만 하는 또 다른 길, 공부로 돌아섰다. 그 결과 고려대 전파공학과를 나와서 중견기업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바둑과 일을 동시에 잡는 모범적인 시니어다.
최호철(43)은 최근 아마바둑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그는 엊그제 끝난 아마바둑인의 대제전인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경남킹스톤커피를 창단 4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았다. 물론 단체전이어서 팀원들의 분투 노고가 함께 어우러진 산물이지만, 경남킹스톤커피 우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정규리그 23연승의 최호철이다.
그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11전 전승이며, 12라운드를 치렀던 지난해엔 12전 전승을 합하면 23연승의 눈부신 기록을 갱신중이다. 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2승을 보태며 올 한해 '퍼펙트맨'으로서 우뚝 섰다. 타이젬에서 진작 만나보아야 할 인물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 최호철은 작년과 올해 정규리그에서 23연승을 기록중이다.
먼저 내셔널리그 우승을 축하한다. 경남이 후반으로 갈수록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소회는?
부산에서 태어났고 본적은 경남 고성이다. 고향팀이라서 그런지 맘이 편하다. 우리 팀은 갈수록 팀원들이 결속력이 살아났고, 너 나 할 것 없이 한번 해보자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치게 한 것 같다. 심재용 감독님의 용병술도 한몫을 했다.
경남팀에서만 뛰었는데 그간의 성적은 어땠나?
이제 3년차다. 첫해인 2013년은 회사에서 해외출장이 있어서 팀에 늦게 합류하여 7승3패였고, 작년은 12연승, 올해 11연승을 했다. 경남은 작년과 대비해서 여성선수 박한솔 대신 류승희, 시니어 박성균 대신 양덕주 선수가 들어왔는데, 류승희가 9승2패를 기록해 굉장히 좋았고, 또 양덕주 선수는 포스트시즌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어서 성적이 확 좋아졌다. 주니어들은 원래 잘하는 친구들이었고.
지금 다니는 회사를 소개와 근황을 말해준다면?
'에릭슨LG'라는 회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회사원 16년차다. 지금은 퇴근하고서 바둑을 즐기는 순수 동호인이 되었다. 그래도 '압구정리그'에서 3년 정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내셔널리그가 회사원인 최호철에게 어울리는 기전이라고들 하던데 본인 생각은?
23연승을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내셔널리그 재미가 남다르다. 일단 하루에 두 판만 두니까 더욱 집중할 수 있으니 그런 것 같다. 원래는 속기를 좋아하는데 승률은 30분바둑이 좋다. 압구정리그에서도 30분바둑을 두는데 연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한동안 아마대회에서 입상 모습을 자주 보이진 않았는데, 과거엔 입상경력이 화려하다고 들었다.
대부분 학생 때 입상했다. 초등학교때 조치훈배어린이바둑대회와 KBS바둑대축제에서 우승했고, 중학교때 오리온배와 학생왕위전에서 두 번 우승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87년인가 세계청소년바둑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바 있다. 성인이 된 후로는 바둑을 좀 잊고 살았다가 40이 넘은 뒤로는 대회에도 자주 나온다. 작년엔 김삿갓배 그리고 이창호배에서 우승했다.
▲ 경남킹스톤커피의 최호철이 우승을 확정짓자 팀원들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치우, 박지홍 전 함양바둑협회 사무국장, 심재용 경남 감독, 양덕주, 류승희.
어릴 때는 곧 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왜 바둑의 길을 계속 가지 않았는지?
기본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다만 어릴 때 일찍 시작했을 뿐이다. 그런데 중2 정도에는 바둑을 꽤 잘 두었다. 지금은 프로가 된 큰 이상훈이나 윤현석 같은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2 때 연구생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 불행히도(?) 공부에 재주도 있으니 집안에서 공부를 하라는 부모님의 권유가 있었다. 고교 때 서울로 이사 온 후부터 완전히 바둑을 끊었다.
이제 순수한 아마의 삶으로 돌아왔다. 이것이 더 만족스럽지 않나?
순수한 아마추어로서 대회 나가는 것이 너무 좋다. 평소에는 회사생활 열심히 하고 저녁엔 딸과 바둑공부하고, 또 때로는 주말 바둑대회 나가고… 정신없이 사는 것이 좋다(웃음).
아, 그리고 보니 바둑가족이다. 소개를 부탁한다.
딸 둘(10살 은서, 7살 민서)은 산본에 있는 진석바둑도장에 보내고 있다. 재주가 보이면 프로를 시키려고 한다. 이제 배운 지는 2~3년 되었다. 얘들이 하고 싶어하니까 재미있게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내가 바둑 두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바둑에 대해 호감이 있는 편이다. 또 하호정 프로는 고모님의 딸이니 사촌이다. 든든한 후원자는 저의 아버님(최병태 산업은행임원)이다. 경남고 동문 바둑대회에 단골로 입상하는 분이다.
타이젬9단은 유지합니까(반신반의로)?
당연히 9단이죠(웃음). 중국프로들과 많이 두는데 승률은 60퍼센트 쯤 된다. 딸도 타이젬3단, 2단 쯤 된다. (최호철은 큰 딸 은서와 티브로드배 바둑대축제 페어부분에 출전하여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자랑이 대단)
순수 아마로서 바둑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 끝으로 경남감독님은 주장인 최호철선수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내년에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겠다고 하던데(웃음)?
감독님이 편한 스타일이고 시합이 있을 때마다 팀원과 1박2일로 회식을 하면서 단합을 도모하신다. 나는 그런 경남팀에서 계속 뛰고 싶다. 트레이드 시장에는 내놓아도 곧 매물을 거두어들일 것으로 본다(웃음).
▲ 얼마전 티브로드배 바둑축제에서 최호철부녀가 페어부에 나서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었다. 오른쪽이 최호철-최은서(10).
▲ 둘쨋딸 민서(7오른쪽)도 바둑을 배우고 있다. 사진은 한화생명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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