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전사령관 서봉수가 조치훈을 꺾었다.
'폭파전문가' 조치훈의 대마가 '야전사령관' 서봉수의 맹공에 절명하면서 승부가 결정되었다. 조치훈은 수도 없이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자책했고, 이 장면은 바둑TV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되었다.
24일 오후7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한국바둑의 전설 제2국에서 서봉수가 조치훈에게 261수끝 백2집반승을 거뒀다.
어제(23일) 개막전에서 조훈현을 꺾고 대회 첫 승점을 올렸던 조치훈은 오늘 대국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1승1패가 되었다. 서봉수는 상대전적 우위에 있던 조치훈과 20년 만의 대결에서 재차 승리했다.
오늘 바둑의 승부는 좌변에서 갈렸다. '폭파전문가' 조치훈은 좌상귀 삼삼에서부터 전단을 구하더니 이후 멋진 수순으로 백의 보가였던 좌변을 폭파하는데 성공하며 2연승을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오늘은 초읽기가 문제였다. 초를 읽는 소리에 깜짝 놀란 조치훈이 황급히 놓은 수가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하이라이트1 승리를 결정지은 야전사령관의 한 방, 백2
● 조치훈 ○ 서봉수
멋진 수순으로 좌변을 폭파하는 데 성공했던 조치훈이 초읽기에 몰려 황급히 놓은 흑1이 실수였다. '야전사령관' 서봉수가 백2로 붙여가는 독수로 '폭파전문가' 조치훈의 대마를 몽땅 포획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참고도
▲ 참고도
오늘 대국을 바둑TV에서 생중계한 장수영 해설위원은 흑1로 마늘모 하는 수를 제시했다. 백이 2,4로 나와서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흑은 7을 선수한 후 9,11로 상용수법을 구사하면 사지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
이 형태는 이후 좌변 흑과 백의 수상전이 벌어지게 되는데, 좌상귀 형태에서 활용을 통해 수를 늘릴 수 있는 흑이 승리하는 결말이었다.
하이라이트2 대마가 공짜로 잡혔음에도 차이는 2집반
● 조치훈 ○ 서봉수
흑3,5로 시간연장책을 사용하며 수를 읽어봤지만, 이제는 흑 대마가 사는 수가 없다. 조치훈은 자신의 머리를 수도 없이 때리며 자책한 끝에 흑7~13으로 좌변을 모두 버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횡재를 하게 된 서봉수는 백14까지 25집이 넘는 흑 돌을 수중에 넣었다. 그럼에도 계가를 한 결과 차이는 2집반.
단 한 번 찾아왔던 기회를 움켜잡은 서봉수는 그대로 골인에 성공하면서 본 대회 첫 승점을 올렸다.
한편 이어지는 제3국은 유창혁vs이창호 대결로 내일(25일) 오후7시에 같은 장소에서 속개되며, 타이젬 대국실을 통해 대국시작과 동시에 생중계된다.
▲ 우세했던 바둑을 지켜내지 못한 조치훈.
승부를 마친 서봉수와 조치훈에게 국후 소감을 들어봤다.
마지막까지 승부처가 있었던 것 같다. 조치훈 선수에게 묻겠다.
좌변 흑 돌을 연결할 수 있었나?
조치훈: 연결할 수 있었다. 살았다고 생각했는데…(웃음)
폭파작전으로 나가지 않고 쉽게 삭감했다면 우세하지 않았나?
조치훈: 흑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재밌게 두려고 그랬다(웃음).
대마를 잡았을 때 역전되었다는 것을 느꼈나?
서봉수: '이겼겠지' 생각하고 뒀다(웃음).
그렇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서봉수: 초반에 흑에게 실리를 너무 많이 내줬다.
조치훈 선수에게 묻겠다. 1승1패했는데 성적에 만족하는지?
조치훈: 지금은 너무 슬퍼요(웃음)
좌변 대마가 잡힌 후 자책하는 모습에 보는 사람도 많이 아팠다.
조치훈: 저도 많이 아팠어요(웃음). 그 전까지 잘 둔 바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너무 슬퍼요.
평소에도 이렇게 자책을 심하게 하는 편인가?
조치훈: 아니다. 평소엔 오늘처럼 심하게 자책하지 않는다.(서봉수를 보며) 이 바둑은 제가 지면 안되죠?(웃음)
서봉수 선수에게 묻겠다. 목표가 우승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승리로 더욱 기대감을 높인 것 같다.
서봉수: 오늘 바둑을 보셨겠지만, 바둑이 너무 약해서 우승은 무리다(웃음). 그렇지만 운이 따라준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웃음).
▲ 국후 나란히 앉아 소감을 말하는 서봉수(왼쪽) 조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