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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실시간 관전기/명불허전! '신산'의 완벽한 반면운영

LG배 결승3번기 2국 - 강원도 평창 현지 실시간 관전기

이영재2016-02-03 11: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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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강동윤(1승). 오늘 끝내려는 강동윤(오른쪽)과 내일까지 승부를 끌고 가고 싶은 박영훈의 대결.


오전11시30분 현재 박영훈과 강동윤의 혈투가 한창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벌어지고 있는 LG배 결승전은 2년 연속 '형제대결'로 치러지고 있어 바둑 팬들의 관심은 다소 덜하다.

누가 이겨도 흐뭇한 상황이므로 관전하는 사람들의 긴장감은 한중전 보단 덜한 것이 사실. 하지만 대국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상대가 누구든, 국적이 어디든 관계 없이 본인에겐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세계대회 우승 기회인 것이다.

박영훈은 2007년 후지쓰배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세계대회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무려 9년 동안이나 세계정상에 서지 못했던 것.

강동윤 또한 2009년 후지쓰배 우승 이후 7년 만에 세계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두 선수에겐 그야말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인 셈. 덧붙여서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므로 이번 3번기엔 2억원의 상금이 걸려있기도 하다.

오전9시부터 시작된 대국이 2시간30분간 진행된 현재 시점, 지금까지의 진행을 첫 수부터 따라가본다.

제1보(1~8) 고풍스러운 초반, 높은 중국식 펼친 강동윤
● 강동윤 ○ 박영훈
오늘도 대국장에 먼저 입장한 쪽은 강동윤이었다. 1일에 벌어졌던 지난 1국에서 승리한 강동윤은 일찍부터 자리해 상대를 기다렸다.

박영훈은 대국시작 약 7분전, 즉 오전8시53분경에 숙소인 알펜시아 홀리데이호텔에서 나와 대국장소인 컨벤션센터로 입장했다. 특별 대국장은 컨벤션센터 2층 알프스룸.

박영훈이 착석하자 기다렸다는 듯 셔터 세례가 터진다. 오늘 대국의 명예심판으로 대국개시 선언을 맡은 강원도 바둑협회 송기헌 회장은 선수들을 향해 덕담을 한 마디 건넨 후, 오전9시 정각에 2국의 시작을 알렸다.

대국개시 선언을 듣자마자, 강동윤은 오른손을 쭉 뻗어 우상귀 흑1로 소목에 첫 수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박영훈은 기다렸다는 듯 노타임으로 백2, 우하귀 화점으로 파고든다. 백번일 경우 이렇게 대각선 포석을 유도하는 것이 박영훈의 전매특허.

하지만 강동윤은 동요하지 않고 흑3으로 좌상귀 화점을 차지한다. 박영훈은 백4, 양화점을 들고 나왔다.
여기서 흑5로 하나 걸쳐두고 다시 흑7로 높은중국식 포진을 펼치는 것은 과거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이 즐겨두던 수법. 1990년대에 자주 등장했던 포석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제2보(9~14) '유창혁의 눈목자' 흑11
● 강동윤 ○ 박영훈
이번엔 흑9로 좌하귀를 하나 걸쳐두고 다시 흑11로 좌상귀를 눈목자로 굳혀두는 강동윤. 공교롭게도 이 포진 또한 전성기 시절 국가대표 유창혁 감독이 즐겨두던 수다. 국가대표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새삼 유감독의 수법에 매력을 느낀 것일까. 착점 속도도 빨랐고, 작전도 호방하다. 1국 승리의 리드를 갖고 있는 강동윤이 여유있게 작전을 펼쳐가고 있다.

백12에 흑이 우상귀를 응수하지 않고 흑13, 좌변 일대를 넓혀갔으므로 백이 14로 우상귀를 압박하는 것은 당연한 자리.

제3보(15~26) 박영훈 선제공격! 백24 침입 감행
● 강동윤 ○ 박영훈
강동윤의 선택은 흑15였고, 박영훈도 이 수를 예상했다는 듯 빠른 손길로 백16에 붙여갔다. 백20까지 수순들이 주르륵 판에 놓였다. 타이젬에서 오늘 바둑을 해설하고 있는 김정현 프로는 백20이 놓인 시점에서 흑21로 어깨를 짚는 수가 일감이라는 감상. 역시 프로들의 감각은 비슷한지, 잠시 생각한 강동윤의 손길은 해설을 보기라도 한듯 같은 자리로 향했다.

부드러운 기풍의 박영훈이지만 실리를 내주고 세력을 쌓아둔 만큼 공격을 통해 이득을 얻어내야만 한다. 백24로 침입한 수는 그런 맥락에서 당연한 곳. 강동윤은 흑25로 하변을 선수로 막은 후 다시 시선을 상변으로 돌린다.

제4보(27~33) 강동윤의 장기, '선실리' 작전
● 강동윤 ○ 박영훈
타이젬 회원들의 제일감은 상변에 고립된 흑 한점을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는 수였을 것. 하지만 강동윤은 흑27로 다가왔다. "지금 강동윤 9단의 작전은 먼저 실리를 차지한 후 타개를 하겠다는 것이다. 강동윤 9단의 장기이기도 하다.(김정현)

백이 28로 한칸 뛴 수는 절대점. 여기서 강동윤은 흑29로 우상귀를 붙여끌면서 노선을 분명히 한다. 상변 흑 한 점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국면을 단순하게 정리하겠다는 의도. 흑33으로 호방하게 씌워가는 강동윤의 손길이 가볍다.       

제5보(34~41) 또 한 번 싸움 거는 박영훈, 백34,36
● 강동윤 ○ 박영훈
호방한 강동윤에 맞서 박영훈은 오늘 치열한 바둑을 구사하고 있다. 백34,36으로 나가서 끊으면서 급전을 유도한다. 우하귀에 백 돌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 멀긴 하지만 우상귀에도 백의 세력권이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

여기서 흑37로 빠진 수가 강동윤 다운 특유의 민첩한 수였다. 좌하귀 백 돌을 압박하면서 흑 돌을 수습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백40과 흑41, 각각 7선과 5선으로 돌들이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제6보(42~46) 시원한 모자씌움 백42
● 강동윤 ○ 박영훈
박영훈의 다음 수는 백42, 모자씌움이었다. 보기에도 시원한 수법인데 오늘 바둑은 향수를 자아내는 운치가 있다. 큰 승부임에도 두 선수 모두 바둑 팬들을 즐겁게 하는 수를 연발하고 있는 것.

평소엔 악수라서 잘 두어지지 않지만, 지금은 결정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강동윤이 흑43을 아낌없이 활용하고 다시 흑45로 빠져나왔다. 그러자 침착하게 백46으로 한칸 뛰어 두는 박영훈. 팽팽한 초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제7보(47~54) 이번엔 낮게, 하변으로 파고드는 박영훈
● 강동윤 ○ 박영훈
흑47로 두텁게 지켜두자 백48로 좌변을 공략한다. 흑49부터 53까지 일련의 수순을 거쳐 좌중앙 일대 공방이 일단락되었다. 선수를 뽑은 박영훈은 이번엔 백54로 하변을 파고든다.   

제8보(55~64) 좌하귀 패를 둘러싼 지략대결
● 강동윤 ○ 박영훈
흑55로 중앙을 밀어간 수는 하변에서 약간의 실리를 지키기 보단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어 향후 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 흑61로 한칸 뛰어서 좌하귀를 압박한 수는 진작부터 두고 싶었던 곳이다. 백이 64를 두지 않고 그냥 B의 곳에 붙이는 것은 흑이 C로 껴붙여서 패의 형태가 된다. 백D로 내려서는 수는 흑E로 올라서는 자리 때문에 성립하지 않기 때문.

따라서 박영훈은 백64를 먼저 물어봤다. 흑이 A로 이어준다면 그 때는 백B로 붙여서 패의 뒷 맛 없이 깔끔하게 귀를 정리할 수 있다는 뜻.  

제9보(65~71) 독수 흑65, 첫 번째 승부처 도래
● 강동윤 ○ 박영훈
깜짝 놀랄만한 수가 등장했다. 강동윤이 좌변을 받지 않고 흑65로 중앙을 갈라쳤다. 백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수순. 강동윤은 흑67,69로 끼워이어서 중앙 백을 양분했다. 첫 번째 맞이한 승부처. 국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 박영훈.

▲ 강동윤.


제10보(72~77) 수읽기 대결 점입가경, 전면전이냐 타협이냐
● 강동윤 ○ 박영훈
백72로 붙여서 탈출한 수는 이 장면에서의 제일감. 여기서 흑73으로 붙여간 수가 기분 좋은 자리다. 백74로 붙여서 응수하자 좌하귀 삼삼, 흑75로 급소를 찔러가는 강동윤. 사실 이 수는 제8보 B의 곳과 같이 붙여서 패를 하는 수도 성립하는 자리였다.

선택권을 갖게 된 박영훈은 백76으로 단수쳐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좌하귀는 이쯤 해두고, 강동윤은 다시 흑77로 중앙에서 공격의 나팔을 분다.

제11보(78~87) 박영훈의 선택은 타협, 더 강하게 몰아치는 강동윤
● 강동윤 ○ 박영훈
박영훈은 백78,80으로 타협을 선택했다. 강동윤도 흑79로 요석 백 4점을 포획해 전혀 불만이 없는 모습. 선수를 잡은 강동윤은 흑81로 우하귀 삼삼에 침입한다. 주변 배석이 두텁기 때문에 지금은 87의 곳에 막는 것이 아니라 백82로 날일자 하는 것이 부분적인 최강수.

바로 이 때, 강동윤은 흑83으로 좌하 패를 결행했다. 흑85로 패를 건 강동은 흑87로 우하귀를 돌파하는 팻감을 사용했다. 오후1시40분 현재, 이 장면에서 박영훈의 장고가 시작되었다.

제12보(88~101) 패 싸움 일단락, 여전히 팽팽한 형세
● 강동윤 ○ 박영훈
(89…95 / 92…98)
서로 팻감을 주고 받다가, 강동윤이 흑99로 단수친 장면에서 박영훈이 백100으로 좌하귀 패를 해소했다. 패 싸움은 일단락 된 장면. 아직 형세의 유불리를 논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팽팽한 형세.

제13보(102~111) 2차 패 싸움 발발, 전장은 좌상귀로
● 강동윤 ○ 박영훈
백102로 까다로운 자리를 찔러가는 박영훈. 강동윤은 흑103으로 침착하게 지켜둔다. 좌하귀 패를 깔끔하게 해소하면서 전국적으로 엷은 곳이 사라진 백은 이제 공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백104로 좌상귀 삼삼을 침입하자, 흑111까지 패가 되는 것은 흑으로선 피할 수 없는 진행이다. 두 번째 패 싸움이 좌상귀에서 시작되었다. 

제14보(112~126) 좌상귀 패 해소한 강동윤, 우하 사활 승부로
● 강동윤 ○ 박영훈
(114…120 / 117…123)
박영훈이 백124로 우하귀 단수치는 팻감을 사용했을 때, 강동윤이 결단을 내렸다. 흑125로 좌상귀 패를 해소하고 우하귀 흑 돌의 사활에 승부를 건 것.

제15보(127~133) 끊이지 않는 패 싸움, 3번째 패는 우하귀에서
● 강동윤 ○ 박영훈
강동윤은 이미 수읽기를 마친 듯, 빠른 손길로 흑127,129로 젖혀이었다. 잠시 생각한 박영훈은 백130으로 비마를 달려 흑을 공격했다. 우하귀 자체로는 흑이 사는 수가 없다. 흑131로 돌파를 노리는 수가 유일한 활로. 박영훈은 백132로 중앙을 봉쇄하고 세 번째 패 싸움의 시작을 알린다.

제16보(134~150) 타이젬 김정현 해설자, "백이 좋은 형세"
● 강동윤 ○ 박영훈
(136…142,148 / 139…145)
세 번째 패 싸움이다. 서로 팻감을 사용하며 우하귀 패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흑143과 같은 팻감을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이 패를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강동윤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금 형세는 백이 좋아 보인다. 흑이 버티는 흐름이기 때문에 주도권은 백이 쥐고 있다."(김정현)

제17보(151~174) 박영훈, 계산서 나왔나?
● 강동윤 ○ 박영훈
(154…160 / 151…157,163)
흑이 163으로 패를 때려낸 장면. 여기서 박영훈은 백164로 끊어갔다. 이 수는 흑이 패를 해소한다면 171의 곳에 마늘모해서 우중앙 일대를 몽땅 수중에 넣겠다는 의도. 물론 그렇게 된다면 백이 넉넉하게 남는 형세다.

이 때 떨어진 흑165가 강동윤의 날카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멋진 한 수. 백은 166을 선수한 후 벡168로 이어둘 수밖에 없었고, 그 때 흑169로 패를 해소하면서 흑은 최악의 결과는 면했다. 하지만 백170,172로 중앙을 정리한 후 반상최대인 백174로 향하는 박영훈의 손길엔 자신감이 넘친다. '신산'의 계산서가 이미 나온 것일까.

참고도1 백의 주문
▲ 참고도1.
흑이 2로 그냥 패를 해소하는 것은 백의 주문이다. 백1에 이어 다시 백3으로 중앙을 연타해 이곳을 깔끔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면, 알펜시아 스키장 못지 않은 흰 눈 덮인 슬로프가 우중앙에 형성된다. 이것은 백이 많이 남는 그림.

참고도2 강동윤의 따끔한 일침, 흑2
▲ 참고도2.
백의 주문을 모를 리 없는 강동윤이 흑2로 들여다본 수가 재기넘치는 한 수다. 끊기면 안되기 때문에 백은 어떻게든 보강을 해야 하는데, 효울적으로 방비하기 위해 백5,7로 나가서 끊는 수가 일견 성립하는 것 같지만, 이 때 흑이 먼저 8로 단수쳐두는 수가 좋다. 흑10으로 패를 해소했을 때 백이 A의 곳을 끊을 수가 없는 것. B로 단수당해 환격 형태가 된다.

참고도3 실전진행
▲ 참고도3.
결국 박영훈은 백5로 꽉 이어서 참아두는 수를 선택했다. 이 때 강동윤이 흑6으로 패를 해소하자 이젠 참고도1 백3과 같이 백이 A로 막는 수가 안 된다. 흑2에 원군이 배치되어 B로 연결하는 수가 가능해졌기 때문.

제18보(175~188) 끝내기 승부 돌입, 미세하지만 백 우세
● 강동윤 ○ 박영훈
서로 큰 끝내기를 차지하면서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미세한 끝내기 승부지만 백이 약간이라도 우세하다는 것이 김정현 해설자의 분석.  

제19보(189~200) 박영훈, 벼랑 끝 반격 펼치나
● 강동윤 ○ 박영훈
강동윤이 흑189로 맛 좋은 역 끝내기를 선점하자, 박영훈은 백190,192로 좌변을 돌파했다. 이곳이 더 커보이지만, 강동윤은 흑193으로 잡아둔 후 좌하귀를 흑195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백이 바로 막아가는 수는 196자리를 흑이 끊어가는 수가 성립해 꽃놀이패가 발생한다.

▲ 박영훈.

▲ 강동윤.

제20보(201~214) 사석작전의 묘미, 백210
● 강동윤 ○ 박영훈
흑이 205로 들여다고 백206을 기다려 비로소 흑207에 이은 수는 부분적으로 좋은 수법. 우변 일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박영훈이 210으로 한 점을 희생타로 활용해 212,214로 최대한 크게 지켜간 수 또한 배워둘 만한 수법이다.

제21보(215~226) 박영훈 반격 성공! 승부는 최종국에서
● 강동윤 ○ 박영훈
백이 226으로 둔 장면에서 강동윤이 돌을 거뒀다. 덤을 낼 수 없는 형세. 타이젬에서 오늘 대국을 생중계한 김정현 프로는 백이 2집반 정도 남는 형세로 보인다는 해설.

1국을 내준 박영훈이 심기일전해 2국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LG배 결승3번기는 최종국까지 가게 되었다.

226수끝 백불계승. 박영훈-강동윤 LG배 결승3번기 1-1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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