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흑이 3으로 응수한다면, 백4~12로 하변 흑 대마를 절단하는 수가 있다. 백2가 호수인 이유는 이후에 흑이 A의 곳에 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 백2가 응원군으로 작용해 B로 단수치는 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렇게 된 이후 수상전도 쉽지는 않다. 언뜻 백의 수가 많아 보이지만, 흑에게도 C의 곳을 끊어 백의 수를 줄이는 맥점이 있다.
▲ 참고도2.
커제가 흑1로 끊은 수가 묘수인 이유는 백이 2로 단수칠 수가 없기 때문. 흑이 3으로 탈출하고 나면 백은 4로 흑을 끊어갈 수가 없다. 흑5로 단수치는 순간 양단수에 걸리기 때문.
천변만화를 모두 그려봤던 이세돌이 간과했던 단 한 수, 이세돌의 천려일실이 바로 흑1이었다.
참고도3 커제의 끊음 수가 묘수인 이유
▲ 참고도3.
만약 흑이 그냥 1로 나갔다면, 백2로 단수치는 수가 성립한다. 이 때는 흑이 5로 끊었을 때 A의 곳으로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커제의 끊음 수가 묘수인 이유는 흑5와 백A의 교환을 강요했다는 데 있다.
참고도4 타이젬 류민형 해설자의 제안, 백1
▲ 참고도4.
이세돌이 시원한 승전보를 전한 이야마 유타와의 대결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타이젬 생중계를 맡은 소소회장 류민형 프로는 백1로 먼저 단수 치는 수를 제안했다. 지금이라면 흑은 2로 받는 수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나서 백3을 두었으면 실전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흑이 4로 끊더라도 이젠 백5로 단수쳐서 그만이기 때문. 이후 흑이 A로 나간다면 알파벳 순으로 백B~F로 두면 된다. 커제가 피하고 싶었던
참고도1 어려운 수상전 형태로 환원되는 것.
실전진행 세계일인자 커제의 탁월한 균형감각
● 커제 ○ 이세돌
하이라이트3 이후 이세돌은 백1로 우상귀에 걸쳐갔다. 이미 여유를 되찾은 커제는 흑2,4로 튼튼하게 지켜둔다. 우변 침입과 상변 침입을 맞보기로 하겠다는 의도.
이세돌은 흑에게 침입을 허용했을 때 더욱 큰 피해가 예상되는 우변을 백5,7로 보강했다. 그러자 커제는 흑8로 쳐들어온다. 결국 상변 전투에서 이세돌의 실수를 포착해 득점을 올린 커제가 최종 승자가 되었다.
이세돌이 커제에게 첫 승점을 올렸던 몽백합배 결승5번기 제1국, 당시 이세돌은 흑으로 승리하며 2015년 한해 동안 이어졌던 커제의 '백번필승'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그리고 1-2 열세에서 승부를 최종국으로 이끌었던 몽백합배 결승4국 승리. 이세돌이 승리한 두 판의 대결은 모두 단명국으로 승부가 끝났다. 기회를 잡은 이세돌이 커제가 더 둘 수 없을 만큼 큰 타격을 줘서 일찌감치 항서를 받아냈던 것.
반면 승리가 확실해보였던 몽백합배 결승2국과, 중반 우세를 잡았던 결승5국, 그리고 오늘 대국까지 흐름이 좋다고 느낀 순간 느슨해지면 커제는 그 틈을 파고들며 어느새 턱밑까지 추격해오곤 했다. 핀치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커제는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판을 정리하며 눈 깜짝 할 사이에 앞서가 버린다. 확실한 우세를 내준 이후엔 역전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여기서 커제를 제압할 해법의 단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메이저 세계대회 3관왕(바이링배 삼성화재배 몽백합배)에 오른 데 이어 올해 하세배 우승, 농심배 최종전 승리 등 패배를 모르고 질주하는 커제가 실적 면에서 세계일인자라는 사실은 확실하지만, 커제도 실수를 한다.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이세돌이 분전했던 커제와의 대결. 귀한 자료가 될 이 기보들에서 한국 프로기사들이 '커제 시대'를 끝낼 해법을 찾아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