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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릭 슈미트, '승패 떠나 결국 인간이 승리한다'

기자회견 인터뷰 내용 정리 - 슈미트, 데미스, 이세돌

이영재2016-03-09 01: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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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벳(구글 지주회사)에릭 슈미트 회장이 회견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번 대결은 대국의 승패를 떠나 결국은 인간의 승리가 된다. 인간이 더 똑똑해지고 인간 세상은 더 발전할 것이다."(에릭 슈미트)

기자회견장에 깜짝 내한한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에릭 슈미트 회장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벌어지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자체를 인류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었다.

8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릭 슈미트는 "지난 10년 동안 인공지능이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뤘다. 친구 3명이 만든 회사 딥마인드가 새로운 기술인 '강화 학습'을 통해 세계 바둑 챔피언에 도전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는 데 경의를 표한다.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결을 펼치는 이번 한 주는 인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최근 헬스 케어 부분에 알파고에서 적용했던 범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다. 알파고가 갖고 있는 범용 학습 프로그램은 인간을 더 이롭게 하기 위한 모든 영역에 적용되고 또한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게 되면 사람을 위협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데미스는 "인공지능은 강력한 툴이다. 새로운 강력한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술은 언제나 중립성을 가진다.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기술이 될 수도, 악한 기 술이 될 수도 있다. 구글과 딥마인드는 윤리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인류에 기여하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고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답했다.

아래는 알파고와 관련된 데미스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 내용.

그동안 왜 컴퓨터가 바둑을 두기 힘들어 했던 이유는 바둑은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아서 무작위 대입 방식으로는 컴퓨터가 바둑을 둘 수 없다.

두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우선 탐색 공간이 너무 거대하고, 두 번째는 소위 말하는 평가 함수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체스는 하나의 수에 20개 정도 둘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바둑은 200곳이 넘는다. 굉장 히 큰 차이가 난다.

바둑은 주로 직관이 중요한 게임이다. 이세돌 9단과 어제 만났는데, 질문을 했다. "다음 수를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는가?" 그러자 이세돌은 인간 고수들은 직관에 의해 결정을 내린다는 답을 했다.

또 한 가지는 컴퓨터에게 누가 이기고 있는지, 즉 형세를 판단하도록 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딥마인드에선 두 개의 신경망(정책망, 가치망)을 만들었고 이것이 알파고의 핵심이다.

▲ 왼쪽부터 데미스 하사비스, 이세돌, 에릭 슈미트.


☞ 데미스 CEO 프레젠테이션 바로가기(정책망, 가치망 상세설명)

"알파고를 학습시키기 위해 인간 전문가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았다. 인터넷에서 10만건의 기보를 다운 받아서 정책망을 트레이닝시켰다. 인간 전문가들의 플레이를 모방하도록 한 거다.

알파고는 판후이와의 대결 이후 많은 업그레이드를 했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착수를 담당하는 아자황(Ajahuang) 등 선임 연구원들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알파고는 계속 업그레이드가 되었지만, 여전히 인간 최고수 이세돌과 어떤 식으로 경기 할 지는 우리도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알파고를 통해 인간의 지능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래서 인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플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즉, 범용 학습 러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인데 협의의 AI가 아니라 범용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같은 알고리즘으로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범용 알고리즘(AGI)은 유연하고 적용 가능하며 예측 불가했던 것을 경험을 통해 배운다. 협소, 협의의 AI는 수작업으로 프로그램하므로 특정 작업에 한정되어 있다. 때문에 불안정하고 스마트하지 못하다. 알파고는 바로 이런 점을 개선했다.

협의의 AI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체스 슈퍼 컴퓨터 딥블루다. 아시다시피 게리 카스파로프가 딥블루를 상대로 20년 전에 체스를 둔 바 있다. 딥블루는 체스만 잘 두도록 프로그램 되어서 체스 실력만 향상되었다. 프로그래머가 입력한 지식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알파고는 프로그래머가 입력한 것이 아니라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보면서 자가 학습을 통해 바둑을 배웠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공부 방식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딥블루는 20년 전이었음에도 초당 2억번을 검색하고 다음 수를 결정했다. 반면에 알파고는 체스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경우의 수가 많은 바둑을 두는데도 초당 10만 건 정도만 탐색하도록 되어 있다. 정책망 가치망 등 두 개의 신경망을 활용하기 때문이다."(데미스 하사비스)

▲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


데미스의 발표가 끝난 후엔 자유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외신 기자들은 주로 이세돌에게 질문을 던졌고, 국내 기자들은 데미스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알파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데미스: 장점은 기계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구 버전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테스팅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알파고의 단점도 있지만, 이번 대국을 통해 새로운 약점을 파악하길 희망한다. 우리 시스템이 이세돌 선수와의 대결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보고 있는 우리 또한 즐겁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앞두고 자신감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금도 유효한가?
이세돌: 지난번엔 알파고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오늘 발표를 직접 들어보니 어느 정도 직관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5-0까지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알파고 개발에도 한계가 존재하는가?
데미스: 지금까지는 알파고의 능력 향상치에서 한계를 보지 못했다. 인간은 한계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알파고의 한계는 발견된 바 없다.

상대가 기계인데 대국을 앞두고 특별한 준비나 분석 방법이 있는가?
이세돌: 숱한 대국을 했지만 이런 생소한 느낌은 처음이다. 정말 새롭고 기분이 너무 좋다. 아무래도 사람이 아니다 보니 준비도 달라진다. 사람과 사람이 둘 때는 상대의 기운이나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결에선 그런 것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루에 1시간, 많게는 2시간 정도 가상 훈련을 하며 대비하고 있다.

알파고는 매 순간 학습을 한다. 5번 대국하는데 전날 대국을 학습해서 그것을 개발자들이 업데이트 해 다음 대국을 치르는지?
데미스: 좋은 질문 감사하다. 알파고가 만들어진 방법을 보면 새로운 법칙이나 프로그램 하루만에 바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스스로 트레이닝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어떻게 보면 수 천 개의 데이터가 있어야만 학습을 할 수 있다. 물론 이세돌과의 경기가 많은 정보를 줄 것지만, 대국이 끝난 날 저녁마다 프로그램을 새로 개선하진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인데, 궁극적으로 이번 대결을 통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데미스: 이번 대결을 통해 내보내고 싶은 메세지는 알파고가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학습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메세지는 이번 대국의 결과와는 상관 없이 인간 창의성의 힘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알파고도 결국 똑똑한 과학자들이 만들어 낸 것 아닌가. 의료 보건 분야에 가장 관심이 많다. 의료진이 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알파고를 통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알파고에서 사용하는 시스템과 기술은 다른 여러 가지에 적용 가능하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당연히 기여할 수 있다. 범용적인 프로그램이므로 분야와 상관없이 활약할 것으로 본다.

국내 프로기사들이 판후이의 기사를 분석해보니 옛날 수법이었다는 평이 많다. 판후이 이전과 이후 기보 학습에 달라진 점이 있는가?
데미스: 특수 트레이닝은 하지 않았다. 10월 버전과 이번 버전 사이에는 물론 차이가 있다. 자가 학습 데이터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었다. 스스로의 학습을 통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알파고가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나오면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기간은 언제고 위험은 어떤 정도인가?
데미스: 인공지능은 강력한 툴이다. 새로운 강력한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술은 언제나 중립성을 가진다.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기술이 될 수도, 악한 기술이 될 수도 있다. 구글과 딥마인드는 윤리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인류에 기여하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고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알파고가 이겼을 때, 바둑의 가치가 떨어질 우려는 없는가?
이세돌: 물론 제가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졌다고 하더라도 알파고가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두는 것은 아니므로 바둑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게임에선 제가 꼭 이겨서 인간 고유 영역을 지켜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알고리즘을 보고 나서 5-0이 아닐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어떤 점에서 놀라웠나?
이세돌: 인간이 만약 1000수를 생각한다면 컴퓨터는 100만수, 1000만수를 계산하는 것이라고 봤지만 발표를 보니 경우의 수를 많이 줄였다. 그 점이 놀라웠다.

▲ 인류 대표로 출전하는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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