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ALPHAGO]
관전기/이세돌, 허점 드러낸 알파고에 역전패
이세돌vs알파고 제1국, 알파고가 실수 범했으나 이후 이세돌이 역전 당해
이영재2016-03-09 15:06:21
▲ 이세돌이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오후2시40분).
예상이 적중했다. 대국 시작 1시간 40분 만에 알파고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9일 오후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세돌-알파고 대결에서 오후 2시40분 현재 알파고가 프로라면 절대로 범하지 않을 대 실수를 했다.
이것은 이미 대국 전부터 충분히 예상된 상황.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정보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알파고가 지나치게 '신격화' 된 부분이 있었다.
알파고의 가장 큰 약점은 역설적으로 구글 딥마인드가 '장점'으로 내세운 정책망과 가치망 등 두 가지 신경계에 있다. 초당 2억 개의 수를 탐색하는 '협의의 AI' 대표격인 슈퍼컴퓨터 딥블루(체스)와 달리, 알파고는 초당 10만 개의 수만을 탐색하도록 프로그램 되었다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바둑은 체스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만큼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대단한 성과. 그러나 정책망과 가치망을 통해 수를 걸러내는 과정은 세계 초일류 프로들의 사고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정보를 토대로 분석하는 작업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제일감', 프로라면 당연히 둬야 하는 자리 등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컴퓨터가 '승리 확률' 따위를 계산하다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범하는 일은 이전에도 많았다. 크레이지 스톤, 젠, 돌바람 등 알파고 이전 인공지능 바둑의 정상을 다투던 프로그램 또한 평균적인 기량과 완전히 동떨어지는 대 실수를 종종 범했기 때문.
따라서 이번 이세돌vs알파고 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알파고가 프로의 감각과 거리가 먼 대 실수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였다.
정보의 홍수로 인해 알파고에 대한 오해 또한 넘쳐 흐르게 되었지만, 알파고는 한마디로 정리해 기복이 있다.
단순한 정보 처리만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면 지극히 인간다운 단어인 '기복'이 어울릴 리가 없겠으나, 정책망과 가치망 등 두 가지 신경계를 활용해 다음 수를 찾아내는 알파고의 특징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은 바로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책망과 가치망을 통해 수를 걸러내며 다음 수를 찾는다는 방식 자체가 다른 분야라면 모를까 바둑에선 최선의 수를 발견하는 데 최적화 된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대 실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그 결과는 적중했다.
이세돌vs알파고 제1국 하이라이트
● 이세돌 ○ 알파고 (오후 2시40분 현재 진행상황)
알파고가 백1로 둔 수가 이 바둑의 패착감. 아직 바둑이 끝나진 않았지만 흑2를 당해서 대세를 크게 그르쳤다. 정책망과 가치망을 통해 걸러낸다는 식의 방식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단적으로 입증하는 장면.
대국 전부터 알파고가 분명 이런 실수를 할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었고, 이세돌과 같은 세계 최정상급 프로를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수를 단 한 수라도 둔다면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다.
이세돌이 주도권을 잡은 장면. 큰 실수가 없다면 이세돌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타이젬 회원들은 알파고가 대 실수를 범한 이 시점, 이세돌에 몰표를 주고 있다. 승부예측은 이세돌 84%, 알파고 16%.
▲ 오후4시20분 현재 대 반전이 일어났다. 우세를 잡았던 이세돌이 방심하며 알파고에 역전을 허용했다. 좌상귀 일대 백 집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형세는 한 순간에 백에게 기울었다. 뜻밖에 이세돌의 1국 패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세돌이 186수 만에 알파고에게 흑으로 불계패를 당하고 말았다(제1국 알파고 186수끝 백불계승).
실전진행1 형세 낙관한 이세돌의 패착, 흑1
● 이세돌 ○ 알파고
이세돌의 방심을 틈타 알파고가 역전에 성공하는 장면이다. 이세돌이 형세를 낙관하고 흑1,5로 둔 것이 오늘 바둑의 패착. 언뜻 봐도 흑이 선공을 취하는 장면에서 흑1,5,7과 같이 수비적으로 두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좌하귀에서 워낙 큰 이득을 본 이세돌이 형세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실전진행2 알파고 역전 성공! 백5,7 양쪽을 차지하다
● 이세돌 ○ 알파고
기회를 잡은 알파고는 백1~5를 선수하고 유유히 손을 돌려 백7로 우상귀를 차지했다. 이미 좌상귀에 알파고가 말뚝을 하나 박으면서 큰 집을 형성해둔 장면이었기 때문에, 우하귀와 우상귀까지 모두 백의 수중에 들어가자 형세는 역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참고도1
참고도1
현장 해설을 맡은 김성룡 프로는 흑1로 두지 않은 점을 오늘 바둑의 패착으로 지목했다. 이렇게 두었다면 우하귀를 흑이 차지할 수 있었던 상황. 실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김성룡 프로는 "이세돌이 시간을 남겨 놓은 채 패했다. 정상급 프로가 시간을 남기고 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 바둑의 패인은 방심이다. 이세돌이 좌하귀에서 알파고의 대 실수가 나온 이후 형세가 우세하다고 보고 방심했다"고 총평했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뜻밖에 1국 패배를 당하면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는 더욱 재밌어졌다. 이어지는 2국은 내일(10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1시에 속개되며 타이젬에선 오늘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속보와 함께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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