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ALPHAGO]
'혁신적인 미' 추구하는 알파고
바둑의 아름다움 둘러싼 논쟁 점입가경
이영재2016-03-11 12:11:06
▲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초반에 밀리면 이후에는 힘들어진다."(이세돌)
바둑의 아름다움에 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인류 대표'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두 판 연속 패한 현 시점. 새삼 바둑의 가치에 대한 논의가 봇물 터지듯 넘쳐나고 있다.
아직 여유가 있었던 지난 8일 기자회견. 이세돌은 "3-2 승부는 아닐 것이다. 5-0이냐 4-1이냐, 즉 한 판을 지느냐 지지 않느냐의 승부"라는 기존 입장을 수정해 "이전까지 알파고의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오늘 데미스 CEO의 발표를 보니 직관을 모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5-0은 아닐 수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때까지만 해도 기자들 중 대다수는 이세돌이 한 두 판 질 수는 있어도 시리즈에서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상황. 국내 기자 중 한 명이 만약 패할 경우 바둑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이세돌은 "물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제가 진다고 해서 바둑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알파고가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제(10일) 2국에서도 알파고가 승리하며 이세돌을 상대로 2-0으로 앞서가자 재밌는 논평이 뒤따랐다.
두 판 모두 대국 현장인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영어로 생중계를 한 미국 출신의 일본 프로9단 마이클 레드먼드는 어제(10일)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10월과는 다른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알파고가 흑을 잡을 때 어떻게 둘 지 궁금했는데, 혁신적이고 모범적인 수를 구사하며 우세를 장악했다. 중반 이후 진행을 보며 알파고가 정말 강한 실력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고,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 기풍이 굉장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 바둑 E-저널의 총괄 에디터이자 미국 바둑 협회의 커뮤니케이션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크리스 갈록 또한 마이클 레드먼드와 함께 이세돌vs알파고 1,2국을 현장에서 영어로 생중계했다.
크리스 갈록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들이었다. 오늘 바둑의 전체적인 내용은 너무나 뛰어났다. 바둑 수의 우아함,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 바둑이라는 경기가 갖고 있는 혁신적인 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알파고가 완벽한 게임을 했다"고 논평했다.
유투브로 전 세계 생중계 되는 영어 해설을 담당한 진행자와 해설자가 모두 알파고의 바둑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알파고가 기존의 바둑 고수들이라면 두기 힘든 전혀 개연성 없는 수를 구사하지만, 오히려 그것에서 '혁신적인 미'와 아름다움을 봤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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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CEO는 "오늘 멋진 내용의 바둑을 둘 수 있었던 건 이세돌 9단의 뛰어난 기량에 기인한다. 현장 해설진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변칙적인 수들이 여러 차례 등장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졌다"고 2국을 분석했다.
현장에서 한국어 해설을 담당한 국가대표 유창혁 감독은 "오늘 경기를 보면 어제와는 다르게 이세돌 9단이 너무 안전하게 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파고가 어제는 끝내기 부분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끝내기에서 너무 잘둬서 깜짝 놀랐다"고 짧게 발언을 마쳤다.
이후 유창혁 감독은 "1,2국은 이세돌 답지 않은 바둑이었다. 3국 이후부터는 자신의 바둑을 둘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혁신적인 미'를 추구하는 알파고에 맞서 이세돌이 심기일전해 본연의 바둑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을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세돌vs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3국은 토요일인 내일(12일) 오후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다.
타이젬에서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을 오후1시 대국 시작과 동시에 대국실에서 생중계한다.
▲ 크리스 갈록(미국바둑협회 부회장) 마이클 레드먼드(일본 프로9단).
▲ 이세돌.
▲ 데미스 하사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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