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 뉴스人]
늘 현장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신상철 대한바둑협회장 인터뷰
진재호 바둑평론가2016-09-08 20:31:02

▲ (사)대한바둑협회 새로운 수장 신상철(67) 일요신문사 대표.
요즘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가 각각 협회를 구성하고서, 각자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펴면서 프로 아마 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정립하는 추세다. 대한축구연맹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그렇고 대한야구협회와 한국프로야구위원회의 관계가 그러하다. 하물며 스포츠바둑을 주창하는 시대에 바둑도 당연히 프로와 아마는 분리하여 정책과 사업 등도 이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있어왔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바둑계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그동안 프로업무를 관장하던 한국기원과 아마바둑 업무를 관장하던 대한바둑협회가 다시 건강한 병립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명망가 아래서 옹기종기 모여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한 채 떠내려 가시겠습니까?"
그가 당선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대한바둑협회가 이사도 하고 직원들도 분리를 하고, 선거의 후유증도 아물어가는 시점이다. 더욱이 5일부터 9일까지는 전북 부안에서 제11회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바둑선수권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신회장은 세계바둑인들에게 한국 바둑협회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각별한 인사도 했다.
그에게 바둑계의 한 축인 (사)대한바둑협회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복안을 들어보았다.

▲ 신상철 대한바둑협회장은 얼마전까지 중고바둑연맹회장으로서 일요신문배 전국어린이바둑대회를 5년째 개최하고 있다.
늦었지만 당선을 축하합니다. 지난 8월말 대한체육회로부터 정식 인준서가 도착하면서 이제 명실상부한 대한바둑협회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그간의 소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바둑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바둑협회장에 당선된 신상철입니다. 저는 새로운 협회장에 당선되어 기쁘다기보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협회장이라는 자리는 뭔가 군림하는 자리이기보다는 봉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나아가서 제가 덕이 있다면 덕을 베푸는 자리가 아닐까 합니다. 겸손하게 출발하는 게 맞을 겁니다.
선거과정에서 대한바둑협회 행정의 독립성을 유독 강조하셨는데요.
한국기원으로부터의 독립을 말합니다. 한국기원은 프로를, 대한바둑협회는 아마추어의 권익보호 및 제 행사를 담당하는 조직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대한바둑협회와 한국기원이 분리가 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변화가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여전히 내셔널바둑리그 국무총리배라든지 많은 부분이 '연계'가 되어있고, 어떤 경우에는 '종속'되어 있는 것도 있습디다. 대한바둑협회의 정관을 보니, 한국기원과 협조하고 유기적으로 발전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당연히 공조는 해야 하죠. 그러나 상하관계가 된다든지 갑을관계가 되는 것은 협력과 상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예산입니다. 향후 투명하게 하겠노라고 공약을 하셨습니다. 당연히 합리적인 분배를 염두에 둔 포석일 텐데요.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 분배하겠다는 원칙은 매우 중차대합니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의 사무처가 뒤섞여있기에 그렇긴 하지만, 아직도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것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예민한 예산 문제에 관해서도 파악한 게 아무 것도 없을 정도로 더딥니다. 오래토록 한국기원 쪽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새로운 조직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딘 것은 아쉽습니다. 제 임기가 무의미하게 한달이 지나버렸어요.
아직 파악을 하지못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인수인계가 지지부진한데 대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요.
대한바둑협회의 새로운 집행부는 한국기원의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인수인계가 지연된다든지 하면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나간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가올 조직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을 해야지, 갑의 입장에서 협력하라는 것은 굴종을 감수하라는 얘기죠. 9월에는 국무총리배도 있고 지속적으로 큰 사업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신회장이 대한바둑협회를 방문하여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협회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며 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주문했다.
새로운 대한바둑협회가 이전과 가장 달라지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그 문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겠네요. 17개시도 전무회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대한바둑협회는 어디까지나 각 시도협회 전무이사가 중심이 되고 움직여야 합니다. 당연히 지방협회와 소통을 하려면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몇몇 소수의 입에 의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아직은 좀 이릅니다만, 대한바둑협회도 구체적인 수익사업을 통해 자생적인 단체로 우뚝 서야 할 것인데, 그에 관한 복안은 있는지요.
대한바둑협회 정관에 보니까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일례로 협회의 홈페이지가 있는데, 대단히 폐쇄적이에요. 바둑팬들의 소리를 듣는 란도 없고 접근자체도 어렵고…. 이런 부분도 제대로 잘 조성해서 광고유치나 기업 혹은 개인의 후원금도 받을 수도 있겠죠. 저는 돈이 없지만(웃음) 돈을 만들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그간 바둑행사에 후원금도 많이 내셨더라고요(웃음) 소개 좀 해주세요.
그런 일은 없어요…. (동석한 사무처장의 말) 일요신문배 어린이대회, 중고생대회 등으로 한 해에 7000만 원 정도를 쓴 것으로 안다. 대회를 5년째 하고 있으니까 적지 않은 후원을 한 셈.)
일요신문배 등 어린이대회를 치르다보면, 대개 후원사 사장님은 축사만 하고 대회장을 뜨는 경우가 많은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래 직원들 피곤하게 왜 그러시는 지요(웃음)?
요즘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있는데, 부모들이 바둑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자는 것이 대회개최의 목표입니다. 인성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 것도 세울 수가 없죠. 아이들이 조그만 손으로 바둑돌을 놓는 것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웃음).
이번에 협회장 선거를 결심을 하게 된 것도 5년간의 바둑계 경험을 통해 느낀 바가 있었을 거라는 세간의 얘기가 있습니다.
제가 한국기원 대바협 측에 어린이대회 때 얼굴이나 보자고 제의를 몇 번 했어요. 당시는 제가 중고연맹회장을 맡고 있을 때인데도,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협회를 보면서 좀 무례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크고 작은 대회는 30번 정도 그간 열었었는데 아직도 전임 전무이사 얼굴을 뵌 적이 없어요. 기존 대바협 수뇌부의 안일함이 바둑팬들에게는 오만함으로 비춰지겠구나하고 생각은 했습니다.
새로운 대한바둑협회의 인적구성 등 여러 외형적인 조건은 과거보다 나아 보이지는 않다는 말도 들립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지만, 사람 많다고 일 잘하는 것 아닙니다. 인력은 충원을 하든지 줄이든지 일을 보면서 써야합니다. 물론 인력이 많으면 직원들은 편하겠지만, 전체 경영의 관점에서 봐야합니다. 그런 점은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대한바둑협회가 완전체가 아님을 감안해주세요.

▲ 그가 어린이대회를 고집하는 이유는 어린이들의 인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대국하는 것이 그렇게 예뻐서란다. 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신회장.
▲ 신회장은 지역협회 전무이사와의 대화를 성설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중순 경남 사천시장배 때 사천을 방문해 지역전무이사와 바둑인들 만나고 있다.
회장님은 외모로 보면 고고한 학(鶴) 조남철 선생님 모습과 흡사한데요(웃음), 본인은 어느 유명기사와 닮았다고 보시는지요.
전 이창호 국수라고 생각합니다. 이국수는 90점짜리 수를 계속해서 두면서 결국은 이겨내지 않습니까. 100점 짜리는 남들이 보기엔 통쾌하지만 매번 100점을 고집하다보면 가끔 0점 짜리도 나오는 법이지요. 그런 면에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창호 국수의 캐릭터와 흡사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이창호 국수를 닮을 예정입니다(웃음).
나고 자란 곳은 어디며 젊은 시절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그리고 기력은 어느 정도이신지요
원래 고향은 경남 진해입니다. 지금의 창원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대학 때는 학생운동도 했고 스스로 벌어서 학비를 충당하며 늘 어려운 삶을 살았어요. 군대 갔을 때도 편한 곳에다 넣어줄 소위 '빽'도 없었고 월남에도 갔다 왔습니다. 기력을 말할 때는 자꾸 움츠러들더라고요(웃음). 여긴 바둑으로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라서 그렇겠죠. 기원급수로 4급 정도? 타이젬 3단 정도 될 겁니다.
일요신문사 사장이라는 직함 이외에는 별로 적을 두고 있는 곳이 없어 보이는데, 혹시 이유라도 있을까요?
네에 잘 보셨습니다. 사실 대바협 회장도 제 캐릭터에서는 썩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나서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쨌든 1년 남짓 중고연맹회장을 역임하면서 '바둑계가 문제가 많구나' 생각은 늘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나가는 사람이니까 별로 자리에 대한 생각은 없어요. 한국주간신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도입니다.
끝으로 전국의 바둑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한 가지만 확실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둑계는 그간 명망가를 모셔서 명망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펴고 그에 맞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대다수의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일이 언제부터인가 귀찮게 되었겠지요. 저는 직접 현장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그리고 뿌리 끝에서 하는 일이 저 높은 꼭대기 잎사귀까지 전달되도록 투명하게 일 처리를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같이 동참하는 아름다운 바둑계를 만들어 봅시다. 감사합니다.

약력
1976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1977년~1982년 중앙일보사 여성중앙 기자
1983~1991년 일요신문(학원사) 부국장, 민주일보 부국장
2008~2011년 (주)시사저널사 대표이사 사장
1992년~현재 (주)일요신문사 대표이사 사장
사회활동
한국주간신문협회 회장(현)
한국중고바둑연맹 회장(전)
군 관련사항
1969년 육군입대~1972년 병장 만기제대
1970년~1972년 4월 월남 파병(맹호부대 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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