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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대회]

청산(靑山)이 있어 기쁜 우리

10주년 맞은 김인국수배 국제시니어바둑대회

타이젬2016-11-06 18: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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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를 기꺼이 ‘청산(靑山)’이라 부른다. 늘 푸른 산처럼 거기 변함없이 우묵하고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강줄기가 굽이 돌아 새길을 내었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 청년처럼 산처럼 한자리를 지키고 선 사람. 사람들은 이런 그를 스스럼없이 ‘영원한 국수’라 칭송한다.

해방 전 일본에서 현대바둑을 배워 이 땅에 씨앗을 뿌린 이가 조남철 선생이라면, 해방 후 첫 주자로 일본에 유학해 한국바둑의 실력을 여실히 보여준 이가 김인 국수다. 1943년 강진 출생. 바둑을 배운 지 3년 만인 58년 15세에 입단해 62년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약관의 나이에 이미 4단에 올라 한국바둑의 차세대 주자로 우뚝 떠올랐지만 일본은 그저 변방의 재주 좀 있는 재목으로 여겼을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네가 프로 4단이지만 일본에 가면 아마추어 실력’이라고 해 큰 자극이 됐죠. 일본 도착 후 2점 시험기를 거쳐 3단을 받았는데 일본 기사들이 ‘특혜’라며 반발이 심했어요. 그러나 그들을 상대로 약 8할대 승률을 올리자 그제야 잠잠해졌죠.” (이홍렬 인터뷰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오다케(大竹英雄)나 린하이펑(林海峰) 등 당시 범 같은 신예 강자들과 당당히 맞서는 기량을 보이자 자존심 강한 그들도 “김죽림(金竹林)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며 인정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품 탓이었을까, 일본에서 1년 8개월여 수업하다 홀연히 귀국한 뒤 조남철의 20년 아성을 허물고 70년대 중반까지 10년 남짓 무적의 김인시대를 구가했다.

한국바둑에 마치 목숨을 걸고 일합을 겨루는 무사 같이, 치열한 승부사 기질이 득세하기 시작한 시기를 조훈현-서봉수가 등장하면서부터라고 본다면 예인(藝人) 또는 구도자 같은 면을 보인 김인을 사람들은 한국바둑 낭만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로 분류한다. 게다가 그는 위암 수술 이후에도 여전히 술을 즐기는 주선(酒仙)이다.

그 어떤 지표도 찾을 길 없는 사막의 밤길이나 혹은 망망대해에서 밤하늘의 북극성이 길을 걷는 이들에게 나침반이듯 거기 청산이 묵묵히 버티고 서 있어 주는 것만으로 후학들에겐 더없는 자랑이자 위안이다. 정신은 청년 같되 세월 앞에 육신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라 이제 비록 쩌렁쩌렁 산을 울리던 추상 같은 승부를 보여주지는 못하나 청산의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표표히 빛나도다. 밤이 깊어 어둠이 짙을수록 저홀로 드높게 빛나는 별처럼. 반상의 천원(天元)처럼.


▲ 산정에서 선 두 정상. 한국바둑의 한시대를 풍미한 김인-조훈현 두 정상을 압축한 한장의 사진이다. 마등령 정상에서 대청봉, 중청봉을 배경으로 찍었다. <사진/한국기원>



10년이다. ‘어느새 10년’이 아니라 ‘이제 10년’이다. 늘 푸른 청산, 영원한 국수를 기리는 바둑대회이고 그리하여 앞날에도 오래오래 지속될 것이기에. 매년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 중국에서 그보다 더 먼나라에서도 불원천리 날아와 청산에 며칠 깃드는 시간. 머물러 기(氣)를 충전하고 더 젊어져 귀가하는 바둑여행. 김인국수배 국제시니어바둑대회가 10년째를 맞았다. 세계에서 유일한 시니어들의 국제대회라 특별한데 올해 10주년을 맞고 보니 더더욱 특별하다.

권력자의 국정농단 게이트로 연일 온나라가 우울한 때 모처럼 가을볕이 한껏 따사롭게 비친 11월 5일, 전라남도 강진군에 자리한 국민체육센터에서 제10회 김인국수배 국제시니어바둑대회가 열렸다.

4인 1팀으로 대결하는 남자단체전(21개 팀)과 여자단체전(5개 팀)을 축으로 개인전A, B, 강진군민부 등 모두 5개 부문으로 나눠 5라운드 스위스리그로 6일까지 이틀동안 우승을 가린다. 올해는 일본, 중국, 미국, 호주, 우크라이나 6개국에서 34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0회째를 맞는 대회여서인지 지난해보다 100여 명이 더 늘었다.

5일 오후 1시반에 연 개막식에는 김인 국수를 비롯해 강진군 박수철 부군수, 10회 대회를 특별후원한 사이버오로 곽민호 대표, 이만구 전라남도바둑협회장, 황호용 강진문화원장, 주기영 강진군바둑협회장, 한국여성바둑연맹 윤재경 회장 등이 자리했다.
프로기사로는 양상국 심판위원장과 오규철, 윤현석, 이다혜 프로가 심판위원으로 걸음했고, 양건 기사회장과 김효정, 고근태, 서건우, 문도원 프로가 지도다면기 팬서비스에 나섰다.
전 강진군수로서 이 대회를 만든 황주홍 국회의원은 축전을 보내 10회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 강진군 국민체육센터에서 개막한 제10회 김인국수배 국제시니어바둑대회.


▲ 김인국수의 감회어린 10주년 기념사

제 이름을 걸고 시작한 대회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습니다. 한결같이 이 대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먼길 마다않고 출전하신 애기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몇해 동안 대회를 지켜보면서 새삼 실감한 게 있습니다. 시니어들도 뛸 수 있는 무대만 마련된다면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마찬가지겠지만, 무언가 열심히 하는 광경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2007년 전국어린이바둑대회로 출범한 이 대회는 2008년 국제시니어 아마바둑대회로 업그레이드 돼 매년 규모를 키워왔고, 국제대회로서의 위상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도해주시기 바랍니다.



▲ 강진원 강진군수의 대회사를 대독한 박수철 부군수
이 대회는 프로바둑계의 큰어른으로 존경받는 김인 국수님의 업적을 기리고 국내외 아마추어 시니어선수들이 함께 바둑사랑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만든 축제입니다. 청명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계절에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남도답사 1번지’ 강진에 머무시는 동안 강진의 구석구석을 여행하시면서 많은 추억을 가슴에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시니어대회인 만큼 참가연령은 남자 1966년생, 여자 1986년생 이전 출생자로 제한한다.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20분에 30초 3회로 두며 5라운드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진행하되 단체전에서 2대2 동률이 났을시 팀 선수들의 나이 합계로 승패를 결정한다. 최종 순위에서도 동률이 발생할 경우 나이 합계 룰에 따른다.

우승팀에게는 남자단체전 300만원, 여자단체전 200만원과 강진의 청자트로피가 수여되며, 기력별로 두는 개인전은 A/B조 각 80만원을 준다. 각 부문 16강까지 상금과 상패로 시상한다.
6일 오후3시 폐막 후 외국선수단은 강진군에서 마련한 지역관광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곽웅구 선수를 주축으로 한 ‘행주산성’ 팀이 우승한 바 있다.
사이버오로는 대회 이튿날(6일) 결승전을 오로1서버에서 생중계하며, 현장에서 폐막식까지 취재, 보도한다.

강진군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전라남도, 강진군, 사이버오로가 후원한 제10회 김인국수배는 전라남도바둑협회, 강진군바둑협회가 협력했다.



▲ 대회장인 강진군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 마당에는 지역 특산물 직거래장터를 마련했고, 자원봉사자들이 바둑여행을 온 손님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대접했다.


▲ 대회장 연단에 걸린 대형 걸개가 10주년 대회를 알리고 있다.


▲ 양상국 심판위원장의 대회시작 선언을 신호로


▲ 이틀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 한일전. 남녀대결이다.


▲ 호주-중국 전.


▲ 한-중 여자단체전이다. 올해도 중국팀이 여자단체전을 또 우승할지.


▲ 우크라이나 국기도 보인다. 회사원인 드미트리 얏센코(Dmitry Yatsenko, 39세) 씨는 아마5단의 실력으로 아마5단 이하가 참가하는 개인전A에 출전했다.


▲ 한일전. 앗 익숙한 얼굴들이다! 조민수-김정우-장시영-최진복으로 팀을 구성한 압구정동 팀.


▲ 왼쪽 이 분들도 매우 낯익은 얼굴. 2012~14년까지 3연속 우승을 휩쓸은 강진스타일 팀이 올해는 임동균-김동근-김희중-정인규로 멤버를 구성해 우승컵 탈환을 노린다.


▲ 역대 아마국수들(양완규-신영철-박강수-박성균)로 팀을 이룬 국수산맥 팀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 대회 개막(오후 1시반)에 앞서 오전 9시반부터 지역 애기가와 외국참가선수들을 위한 지도다면기 행사를 마련했다.


▲ 일단 예쁘고 볼 일. ^^ '인기 짱'이었던 미녀기사 문도원 3단의 지도다면기.


▲ 자신의 바둑을 일어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참가자. 일일이 기보를 적을 수 없어 장면, 장면 찍고 있는 듯.


▲ 내외빈 기념촬영.


▲ 대회 전날(4일) 오후 7시반부터는 대회장 근처 청자골 한식집에서 선수 환영식을 가졌다. 외국 참가자들은 맛의 고장, 남도 일번지 강진의 다채로운 음식을 맛보며 연신 원더풀을 외쳤다. 한국의 진미를 만끽하며 외국 바둑친구들과 수담을 나누고 여행도 즐기니 이보다 더 행복한 바둑대회가 어디 있을손가.


▲ 또다시 김인국수배의 10년을 위하여!


▲ 환영 인사말을 하는 김인 국수를 휴대폰에 담고 있는 외국 참가자들.


▲ 이들에게 김인 국수란 존재는 존경의 대상이자 국적을 넘어 바둑의 연을 잇고 묶어주는 중력이다.


▲ 매년 대회에 개근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 팀이 올해도 김인 국수에게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다. 특히 10년을 맞은 올해는 감사의 글을 깨알같이 적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중국의 진귀한 고급 차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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