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타이젬 선정 2016 바둑계 10대 뉴스
다사다난했던 2016년 바둑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들
이영재2016-12-20 00:02:10
▲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6년을 돌아보며 타이젬에서 바둑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과 인공지능 시대의 개막
지난 3월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2016년을 대표하는 바둑계 톱뉴스라는 점은 명확하다. 이제 바둑계는 알파고 이전과 알파고 이후로 나뉠 수밖에 없게 됐다.
3월 9일에 열린 이세돌-알파고 첫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하면서 바둑계는 발칵 뒤집힌다. 아직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던 일, 인간이 컴퓨터에게 바둑에서 지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계속되면 실력이다. 알파고는 이세돌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승자가 된다. 4국에서 이세돌이 '신의 한 수'를 터뜨려 한 판 만회했지만,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바둑에서 패했다는 충격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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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등장 이전까지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일본의 젠은 후원사를 등에 업고 '딥젠고'로 거듭났다. 딥젠고는 지난 11월 일본 바둑전왕전에서 조치훈과 3번기를 벌여 한 판을 이겼다.
바둑계는 이제 '인공지능 시대의 바둑'이라는 화두를 떠안게 됐다. 날이 갈수록 빠르게 진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는 바둑.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까지 맞이한 상황에서 바둑이 살 길은 무엇인지 바둑계 종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 바둑,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첫 선
지난 10월 8~9일 충남 예산군 생활체육관에서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바둑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개최됐다. 10여 년간 바둑계가 합심하여 노력한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첫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바둑은 많은 화두를 던졌다. '스포츠 바둑' 시대에 프로기사 혹은 바둑 선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바둑 경기가 스포츠로서 진행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과 규칙이 필요한가 등등.
대한바둑협회가 첫 정식 종목으로 치른 전국체전 바둑 종목 경기는 대체로 무난했다. 오히려 몇몇 측면에서는 프로 시합보다 훨씬 더 스포츠다운 모습을 보였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여러 가지 문제점도 노출됐다. 향후 대한바둑협회와 전국체전 출전 선수, 각 팀 감독과 코치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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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0년생 신진서 비상! 최연소 한국랭킹 2위
신진서가 이세돌을 밀어내고 한국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초 국내 최대기전인 한국바둑리그에서 최연소 주장으로 발탁된 신진서는 개막전에서 한국 최강 박정환과의 주장전을 승리로 이끈 후 파죽지세로 12연승을 달렸다. 바둑리그 단일 시즌 최다 연승기록이었다.
13승 1패(승률 92.86%)로 시즌을 마무리한 신진서는 독보적인 승률로 다승왕에 오른다. 최연소 주장으로 발탁된 선수가 해낸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운 사건이었다.
세계대회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한 신진서는 LG배에서 4강에 올랐고, 올해 창설된 세계최대 기전 신오배에서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박정환의 뒤를 이어 한국 바둑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진서에게 바둑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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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유진, 세계 바둑 여왕 등극
1998년생 소녀기사 오유진이 유일한 세계여자바둑 개인전 궁륭산병성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정 박지은 등 한국여자바둑 일인자 계보를 잇는 최강의 기사들과 함께 출전한 오유진은 8강에 홀로 남았다. 최정과 박지은은 16강 문턱에서 좌초했다.
단기필마로 적진을 뚫은 오유진은 세 차례 연속 반집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진격했다. 4강에서 중국 여자 일인자 위즈잉을 제압하고 올라온 왕천싱과 궁륭산배 결승에서 격돌한 오유진은 중반 탁월한 승부호흡으로 상대 진영을 초토화하며 궁륭산 등정에 성공한다.
생애 첫 우승을 세계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오유진은 귀국하자마자 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에서 오정아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여자 일인자 최정과 함께 천하를 양분한 오유진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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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타이젬 TV 개국
온라인 바둑 시장의 판도를 바꿀 타이젬의 야심작 '타이젬TV'가 지난 12월 12일 오후 8시 개국 방송을 시작으로 정식 오픈했다.
기존 바둑TV의 일방적 방식에서 탈피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의 ‘실시간 양방향 소통’ 방식을 채택한 타이젬TV는 바둑 방송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콘텐츠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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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0년 전통 국수전 폐지, 줄어드는 프로기전과 양극화 현상
59기를 이어져 온 한국 바둑 최고 권위의 기전, 국수전이 잠정 중단됐다. 2016년 들어 국수전 예선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프로기사들은 대회가 폐지됐다는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유일의 도전기제 기전(제한기전 제외)이기도 했고, 제한시간 3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장고 바둑이기도 해서 많은 프로기사들이 새로운 각오로 출전하는 선망의 기전이 바로 국수전이었다.
올해 열린 국내 프로기전 중 전체 대회가 출전할 수 있었던 대회는 KBS바둑왕전과 GS칼텍스배 뿐이다. 지난해 국내 최대 상금을 자랑하며 호기롭게 출발했던 렛츠런파크배는 신진서를 우승자로 배출한 후 올해는 열리지 않았고, 명인전 등 바둑 팬들에게 익숙한 기전들 또한 하나 둘씩 사라져갔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프로 바둑계 기전 총 규모는 호황이던 시절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고 한다. 국내 단일기전 중 역대 최대 규모의 바둑리그가 37억원을 걸고 매년 열리고 있고, 여자바둑리그와 시니어바둑리그가 창설됐다.
메지온배 신인왕전, 합천군 영재바둑대회,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 등 각종 신예대회도 열렸고, 시니어기사와 여자기사가 맞붙는 이벤트 기전을 포함해 다양한 대회가 열렸다.
그럼에도 어느 쪽에도 설 자리가 없는 프로기사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상급 프로기사들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바둑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고, 여자기사와 시니어기사도 각각의 리그에 출전한다. 또한 이들에게는 이벤트 기전 출전 횟수도 보장된다.
20대 중반이 넘어선 프로부터 40대 초반까지의 프로기사들은 갈 곳이 없다. 가장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있는 프로기사들이 정작 바둑을 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7. 유창혁 九단, 한국기원 사무총장 취임
앞선 여섯 번째 뉴스, 줄어드는 프로기전과 양극화 현상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한국기원 신임 사무총장 유창혁 九단이다.
그 동안 한국기원을 진두지휘하며 프로 입단 문호 확대, 시니어리그 창설, 전국체전 정식종목 입성 등 많은 성과를 냈던 박치문 부총재가 물러나고 유창혁 九단이 한국기원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배경에는 수많은 프로기사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다.
유창혁 신임 총장이 바둑계 발전과 프로기사들의 복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8. 체감되는 '알파고 효과',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바둑 열풍
알파고 특수는 없었지만, 알파고 효과는 체감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이세돌-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후 바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방과후 바둑, 그리고 대학교 동아리에 이르기까지, 바둑이 있는 곳이면 열이면 열 모두 신규 회원이 급증했는데, 대부분이 이세돌과 알파고를 통해 바둑을 접한 사람들이었다.
바둑계 내외부에서 알파고와 같은 초대형 이슈를 맞이하고도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바둑계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 가 쏟아졌다는 점을 상기하면, 바둑을 우호적으로 인식하게 된 여론은 '알파고 특수' 대신 얻은 '알파고 효과'였다.
'알파고 효과'를 어떻게 살려낼지, 어떻게 하면 죽어가는 바둑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이제 바둑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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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티브로드 한국바둑리그 3연패
이상훈(大) 감독이 이끄는 자타공인 최강팀 티브로드가 2016 KB바둑리그(이하 바둑리그)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만년 꼴찌 팀 티브로드는 이상훈 감독이 부임한 이듬해인 2014년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정상을 밟았다.
최강 주장 박정환의 잦은 결장 속에 전반기를 하위권으로 마친 티브로드는 후반기부터 응집력이 되살아나며 연승가도를 달렸다. 폭발적인 기세로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티브로드는 준플레이오프(대 SK엔크린), 플레이오프(대 정관장황진단)를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포스코켐텍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팀의 2지명 이동훈이 1~3차전 모두 제1국 장고대국에 출전해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확실한 1승 카드' 박정환이 포스트시즌 6전 6승을 기록하며 팀의 세 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더해, '우승청부사' 강유택이 챔피언결정전 3차전 마무리로 등판해 3연패를 결정지었다.
총 규모 37억원으로 국내 단일 기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바둑리그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각 팀 선수 5명이 오더제로 맞붙는 대회 방식 탓에 '빅 매치'를 보기가 어렵고, 제1국을 제외한 나머지 4판이 제한시간 10분의 초속기로 진행된다는 점이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팬들과 호흡하는 시간이 전무하다는 점 또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큰 문제점이다. 우승팀이 결정되는 순간조차도 '그들만의 리그'일 뿐 응원하러 오는 바둑 팬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바둑TV와 유창혁 신임 총장 또한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내년 시즌 개선된 모습으로 찾아올 바둑리그가 기대된다.
10. 학동역 3번 출구, 열린 바둑 공간 <타이젬 카페> 오픈
서울 강남구, 지하철 7호선 학동역 인근에 <타이젬 카페>가 오픈했다. 타이젬 카페는 바둑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주로 소소회를 비롯한 프로기사들의 연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바둑 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또한 타이젬 회원을 대상으로 동호회 혹은 기우회 바둑대회, 주말 바둑 행사 등 소규모 바둑 모임의 경우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새해에는 열린 바둑 공간 타이젬 카페가 바둑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로 더욱 북적거리길 바란다.
☞ 타이젬 카페 오픈식 이모저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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