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우승후보 '0순위'인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도 당연히 대표선수에 포함되어 있다. 이창호 9단은 최근 LG배에서 우승하며 세계대회 4관왕(잉창치배, 도요타덴소배, 춘란배, LG배)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대회에서는 최철한 7단에게 몹시 시달리고 있어, 후지쯔배를 통해 컨디션 재조절에 나선다. 아내를 잃은 후 국내외 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창혁 9단도 이번 후지쯔배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예전의 날카로운 면모를 보인다면 냉혹한 승부사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겠지만, 무력하게 주저앉는다면 한동안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 이는 조훈현 9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무관이 된 이후 바둑 인생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조훈현 9단 역시 부활의 발판이 필요하다. 그리고 후지쯔배는 그 발판으로 충분하다. 남은 것은 조훈현 9단이 '피가 펄펄 끓는' 수많은 한중일 신예강자들을 헤치고 결승무대까지 올라 우승컵을 쥘 수 있느냐는 것.
지난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박영훈 5단이 후지쯔배에서 그 '한'을 풀지, 한동안 추춤하고 있는 조한승 7단이 재기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일본은 주최국의 프리미엄을 듬뿍 받아 총 7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특히 이번 후지쯔배에 일본은 상위 랭커가 대거 출전하며 우승컵 탈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9단을 물리치고 일본 1인자에 올라선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 1인자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최강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야마시타9단, 그리고 '신 3인방'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쉬 9단이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여기에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이 뒤를 지키고 있다. 왕밍완(王銘琬) 9단, 다카오 신지(高尾新路) 8단, 유키 사토시(結城聰) 9단도 만만치 않은 상대. 중국은 소수정예 부대다. 비록 인원은 5명에 불과해 한국과 일본에 비해 떨어지고 본선 2회전 시드 배정자도 전무하지만, 중국을 장악하고 있는 신예 최강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랭킹 1위 구리(古力) 7단을 필두로 콩지에(孔杰) 7단, 저우허양(周鶴洋) 9단, 왕레이(王磊) 9단이 '대륙의 자존심'을 걸고 도쿄로 향했다. 여기에 중국 명인전과 신인왕전 우승컵을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는 치우쥔(邱峻) 6단이 가세했다. 대만은 최근 대만 1인자로 복귀한 저우쥔신(周俊勳) 9단이 출전하며, 유럽 대표로는 한국에서 입단한 스베틀라나 쉭시나(스베타) 초단이 나온다. 북미와 남미의 양휘런 초단과 왕성펑 아마6단도 복병이다. 참가자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겠지만 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다. 우승은 접어두고 일단 1차 관문 통과부터 문제다. 한국은 8명의 기사 중 전기 대회에서 수위를 차지한 4명은 2회전 시드를 받았으며 나머지 4명은 1회전부터 출전한다. '밑바닥'부터 뚫어야하는 1회전 참가자 4명은 조훈현 9단, 조한승 7단, 최철한 7단, 박영훈 5단. 조훈현 9단은 중국 신예 강자인 치우쥔 6단과 격돌하며, 조한승 7단은 저우허양 9단과 맞붙는다. 최철한 7단은 유럽 대표로 출전한 스베타 초단과 만나 대진운이 좋은 편이다. 박영훈 5단은 일본의 유키 사토시 9단과 본선 2회전 진출을 놓고 한판 붙는다. 구리 7단과 저우쥔신 9단은 중국과 대만의 '1인자 대결'을 벌이며, 중국의 왕레이 8단과 일본의 왕밍완 9단은 각각 북미 대표 양휘런 초단과 남미의 왕성펑 아마6단을 만나 대진운이 괜찮다는 평이다.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은 이 대회 6연속 우승을 포함해 총 9번 우승을 차지하며 전 회수의 절반이 넘는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춘란배와 CSK배 등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한국이 변함없는 '바둑최강국'임을 보여줄지, 중국과 일본이 한국 견제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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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후지쯔배 출전선수 명단
▲후지쯔배 역대 우승·준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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