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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배]

중국 “후지쯔 참패로 앵벌이 신세”

후지쯔배 8강 전멸 후 중국 분위기

tygem2004-04-13 17: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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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K배 국가대항전 우승은 정녕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던가?

4월 12일 일본 도쿄(東京) 일본기원에서 펼쳐진 제17회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중국은 '최후의 생존자' 왕레이(王磊) 8단과 콩지에(孔杰) 7단이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송태곤 6단의 높은 벽에 가로막히며 2년 연속 8강전 전원탈락이라는 치욕적인 성적을 거뒀다.

더구나 중국은 후지쯔배 8강전이 6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고개를 들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본선 1회전에서 '중국의 에이스' 구리(古力) 7단, 저우허양(周鶴洋) 9단, 치우쥔(邱峻) 6단이 조기 탈락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실. 하지만 CSK배 우승 이후 한 달도 안 돼 발생한 충격이라서 중국 바둑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이다.

후지쯔배 참패 이후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진 중국 바둑계 분위기를 간략히 소개한다.


"CSK배 우승은 우연"
중국위기협회 천주더 주석


▲구리 7단(왼쪽)과 저우쥔신 9단의 대국모습.

중국바둑협회 천주더(陳祖德) 주석은 후지쯔배 참패에 대해 "중국 선수가 실력 발휘를 못했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기사들에게 있는 것" 이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얼마전 중국의 CSK배 우승으로 전 바둑계가 축제의 분위기에 빠졌을 때 냉정을 잃지 않았던 천주석은 "CSK배 우승은 역시 우연이었다"며 "여러 방면에서 중국은 한국에 뒤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중국 바둑계의 현주소


에 대해 "현재 중국엔 녜웨이핑, 마샤오춘(馬曉春), 창하오(常昊)같이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만한 실력의 기사가 없다"며 "리더급 기사들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중국랭킹 1위 구리 7단이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대만의 저우쥔신(周俊勛) 9단에게 패한 것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힘 자랑만 해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라고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구리 7단 우월의식이 문제"

중국리그 상하이팀 치우신 감독과 충칭팀 양이 감독


▲조훈현 9단(오른쪽)과 치우쥔 6단의 대국모습.
중국내 2관왕(명인, 신인왕)인 치우쥔 6단의 부친이자 상하이(上海)팀 감독인 치우신 감독은 치우쥔 6단과 조훈현 9단과의 대국에 대해 "중반까지 팽팽했으나 후반에 너무 성급했다"고 총평했다.

치우신 감독은 아들의 패배에 대해 가슴 아파하며 "치우쥔 6단이 조훈현 9단에게 패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라며 "조훈현 9단이 바둑을 둘 때 치우쥔 6단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었다"며 위안을 삼기도.(이 멘트는 중국 네티즌에게 비난을 받았다)

한편 중국리그 5연패 신화를 창조한 충칭(重慶)팀의 감독이자 충칭기원 원장인 양이(楊一) 감독은 "구리 7단은 약체라 평가받는 기사와의 대국에서 항상 우월의식을 가진다"며 "이번 대국에서도 상대를 가볍게 본 것 같다"며 경적(輕敵)을 패인으로 꼽았다.

또한 양이 감독은 "구리 7단은 리더급 기사라 할 수 없다"며 "좋은 성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난 이제 앵벌이"

중국 최대 인터넷 바둑사이트 톰닷컴 논단

중국최대 인터넷 바둑사이트 톰닷컴(weiqi.tom.com) 논단에서는 후지쯔배 참패에 대해 중국바둑팬들의 다양하고 예리한 반응들이 올라와 있다.

우선 왕레이 8단이 이창호 9단을 맞이해 필승지세의 형세를 역전패 당하는 것을 보며 한 네티즌의 자조 섞인 글이 눈에 띤다.
"이창호 9단은 역시 세계최강이다. 유리하면 굳히고, 불리하면 흔들어 역전시키니 현재·과거를 통틀어 과연 누가 그를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치우신 감독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아들이 패배한 것을 아파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위안을 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다음과 같이 반어적으로 질타했다.
"치우신이 바둑을 시작했을 때 이창호는 태어나지도 않았었는데, 그는 왜 이창호를 이기지 못하는가?"

톰닷컴 대국실에서 자국 선수에게 베팅함으로써 앵벌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게 된 아이디 'su1210'의 글도 재미있다.
"치우쥔도 지고, 저우허양도 지고, 콩지에도 져서 나는 돈 다 날리고 앵벌이가 되었다네"


TYGEM/중국=이영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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