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허영호 '오늘 내 바둑은 80점'
지난기 준우승자 윤찬희 꺾고 8강 진출
타이젬2017-03-09 21:55:54

허영호 9단과 윤찬희 6단. 두 기사가 맞붙는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승패예측은 어디로 쏠릴까. 보통이라면 랭킹을 볼 것이다. 허영호는 3월 국내랭킹 23위, 윤찬희는 42위이니 허영호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 또한 허영호가 상대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허영호가 쉽게 이긴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윤찬희는 지난기 GS칼텍스배에서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지난기 그는 본선에서 강승민, 김명훈, 신진서, 원성진을 꺾으면서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결승에서 이동훈에게 0-3으로 져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9일 바둑TV스튜디오, 제22기 GS칼텍스배 16강전에서 허영호와 윤찬희는 이 궁금한 대결을 펼쳤는데 결론은 허영호의 완승이었다. 허영호는 중반 중원에서 전투의 주도권을 잡은 후 윤찬희를 몰아치면서 17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 대국을 마친 뒤 허영호(왼쪽)와 윤찬희가 가볍게 수분간 복기를 나누었다.
▼ 문제의 장면이다. 우변에서 중앙으로 전투가 불붙고 있다. 이 다음 윤찬희(흑)의 한 수가 후회할 만한 수였다.
▼ '중앙으로 한칸 뜀에 악수 없다'라는 기훈이 있지만 이 경우엔 맞지 않았다. 실전에서 흑은 1에 두었는데 이 수 때문에 고생길로 들어섰다. 백이 2로 기대기 한 뒤 이하 10까지 두자 흑이 갑자기 수세가 되면서 팽팽하던 바둑이 갑자기 백의 우세로 바뀌었다.
▼ 허영호는 앞 그림 흑1로는 지금의 흑1처럼 백돌에 붙여서 행마하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흑5까지 진행된다면 다시 A의 꼬부림이 좋은 자리가 되는 등 백으로선 바빠진다는 것. 허영호는 '흑이 1로 붙여오면 바둑이 꼬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뒤돌아봤다.
이 바둑을 해설한 이희성 9단과 진행자 최유진 씨는 “소장 가치가 있는 기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승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오늘 자신의 바둑에 몇 점을 줄 수 있겠는가”라는 바둑TV 해설진의 질문에 허영호 9단은 “8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가올 8강에서 만날 윤준상 9단에 대해서는 “윤찬희 6단과의 대국을 우선 준비하느라 윤준상 9단까지 대비하진 못했는데, 윤9단의 스타일은 잘 알고 있다.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상대전적에선 윤준상이 11승5패로 앞선다.
GS칼텍스배는 본선은 24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타이젬 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고, 바둑TV가 매주 목요일ㆍ금요일 오후 2시 생방송한다.
GS칼텍스배에선 이창호가 다섯 차례로 대회 통산 최다우승을 기록한 바 있고 이세돌 세 차례, 박영훈과 김지석이 두 차례씩 우승하는 등 13명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선 이동훈이 윤찬희에게 종합전적 3-0으로 승리하며 GS칼텍스배 첫 우승과 동시에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제22기 GS칼텍스배는 매일경제신문과 MBNㆍ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
▲ 지난해 신진서, 원성진 등 잘나가는 기사들을 연거푸 격파하면서 결승에 올랐던 저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윤찬희(오른쪽)이 계속해서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윤찬희 이번 16강전을 맞아 중앙전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 카메라맨 '뷰'
▲ 승세 탄 바둑을 잘 지켜간 허영호.
▲ 오래된 소목 정석의 일부분이 보이고 있다. 현대 바둑에서는 지금처럼 높게 벌리는 경향을 띤다.
▲ 허영호는 국가대표팀 상비군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있으면서 연구생들을 조련하고 있다. '전력분석관이 된 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채우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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