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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그]

이세돌 '최악의 날'…1시간 10분 만에 불계패

신안천일염, SK엔크린에 0-5 참패

타이젬2017-07-10 09: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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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과연 이세돌 9단의 바둑인가 믿기지 않네요"

"전투 한 번 없이 집짓기만 하다가 끝내다니요. 바둑 내용만 놓고 스무 고개를 한다면 누가 둔 것인지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반 속기전에 등판한 이세돌 9단이 시종 노타임으로 일관하다가 허무한 패배를 '생전 처음 보는 일'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국 전부터 안색이 안 좋았지만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어 묻기가 어려웠다. 대국 후에는 친형 이상훈 감독과 함께 곧장 대국장을 빠져나가 기회를 놓쳤다.

"전날 무엇을 잘 못 먹었는지 종일 구토하는 증상을 보였다. 대국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였지만 다른 팀원들도 있는 만큼 겨우 몸을 추슬러 나왔다"는 답이 나왔다. 이 감독으로서도 이런 일은 처음 경험하는지 안경을 벗었다 썼다 난처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SK엔크린 홍성지 9단(왼쪽-승자)vs신안천일염 이세돌 9단


KB리그는 주장 싸움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1지명이 차지하는 비중과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안천일염의 경우는 흔히 이세돌 9단의 팀이라 불릴 정도니 말할 것도 없다. 시작하자마자 당한 주장의 충격적인 패배가 후속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쉽게 집작할 수 있는 대목. 패배는 원자로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듯 끝 간 데 없이 지속됐다.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에서 SK엔크린이 신안천일염을 5-0으로 초토화했다. 홍성지 9단의 선제점)을 시작으로 안성준 7단-박민규 5단-이태현7단-이영구 9단의 승리가 꼬리를 물듯 이어졌다.

▲SK엔크린 박민규 5단(오른쪽-승자)vs신안천일염 한상훈 8단

신안천일염은 초상집이었지만 SK엔크린은 정반대였다. 대학가 근처의 호프집처럼 들썩였다. 마지막 조한승 9단을 상대로 한 이영구 9단의 반집승이 그런 분위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러시아 속담에 '남의 눈물은 나의 행복'이라 했다던가. 희비가 엇갈려도 한참 엇갈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의 '2패 후 3연승'처럼 5-0의 스코어도 지난 시즌 72경기에서 단 세 차례만 나왔던 흔치 않은 기록. 상대의 불행 덕을 어느 정도 본 것이긴 하지만, SK엔크린은 예기치 않은 첫 주인공이 됨과 동시에 두둑한 개인 승수까지 보너스로 얻는 기쁨을 누렸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2승1패가 되면서 순위도 단숨에 3위로 올랐다.

폭염과 장대비가 변화무쌍하게 교차하는 날씨처럼 파란만장했던 4라운드였다. 다음엔 또 어떤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을까. KB리그는 내주 목요일 신안천일염-포스코켐텍의 대결을 시작으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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