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와 조끼를 입고 안국현 선수의 앞뒤를 살뜰히 챙기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국가대표상비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목진석 감독이다.
삼성화재배 준결승이 열리는 삼성화재글로벌캠퍼스에서 목진석 감독에게 국가대표상비군부터 화제의 인공지능바둑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가대표상비군 감독으로 취임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잘 지냈는가.
한국기원 4층, 국가대표연구실에 매일매일 출퇴근 도장을 찍고 있을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작년 12월 1일부터 감독으로 활동 했으니 시간이 빠르다.
▶국가대표상비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바둑팬들을 위해서 국가대표상비군의 하루 스케줄을 이야기를 해달라.
기본적으로는 매일 훈련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가대표선수들은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육성군과 영재군은 오후7시까지 활동을 한다. 기존에는 남자, 여자, 육성군만 있었는데 영재군을 신설해서 운영 중이다. 육성군은 만18살 이하, 영재군은 만15살 이하로 선발한다.
▶주로 하는 훈련은 어떤 것인가.
내부 리그전을 주로한다. 특히 내부리그전은 국가대표의 탈락 여부도 결정되고, 세계대회 시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비중을 두고 치열하게 대국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남자 선수들은 풀리그를 했는데, 지금은 두 개조로 조를 나눠 승강급제도를 둬 더 치열해졌다.
6개월(3월, 9월)에 한 번씩 국가대표상비군 선발과 탈락을 결정하는데 풀리그 성적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2조에서 하위권이면 탈락을 하게 되며, 또 1조에서 하위권이면 2조로 하락하기도 한다.
▶감독으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위해서 특별히 하는 것들이 있는가. 어제보니 대국 전, 후 안국현 선수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본 것 같다.
특별히 하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대국을 검토해주고, 응원을 하는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안국현 선수도 그런 마음인지, 어제 대국 후 '국가대표상비군들과 오늘 대국을 검토해봐야겠다'고 하더라.
어제도 저녁 식사 후에 8명 정도가 모여서 탕웨이싱과의 경기에 대해서 복기를 하며, 연구했던 수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 컨디션이 좋아 보이더라.) 원래 안국현 선수가 긍정적인 친구다. 큰 대회에 앞서 떨거나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국가대표상비군은 1년간 기존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가.
1년으로 평가하기는 힘들것 같다. 지금하고 있는 모든 활동들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제일 급하게 생각한 것이 어린선수 육성이었다. 어린선수 육성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상비군에 영재군을 신설했고 운영 중에 있다. 영재군은 만15살 이하의 기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는 15살 이하의 선수가 많지 않지만 인원이 늘게 되면 이또한 선발전을 거칠 예정이다.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을 시도했을텐데,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정기적으로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역사강의도 듣고 있다. 선수들이 어려서부터 바둑만 하다보니깐 학업에 열중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역사 강의를 듣기도 한다.
너무 기술적으로만 접근하면 안될 것 같아 다양한 방법으로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중이다.
▶심리상담은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여자기사들은 원래부터 하고 싶었다며 환영을 했다. 나 부터도 얼마전부터 심리상담에 필요성을 느낀적이 있어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남자기사들은 아직 어색해하는 것 같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언제부턴가 중국과의 대결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중국층이 두터운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한국 선수들이 여러가지 훈련으로 '해볼만하다'는 느낌이나 자신감이 붙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기가 많이 눌리기도 한다.
앞으로도 쭉 중국과의 승부는 계속 될 것이다. 당연히 실력이 뒷받침이 되어야하겠고 컨디션 관리나, 자신감 등에 포커스를 맞춰 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들 하고 있다
▶감독을 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텐데, '이건 정말 힘들더라' 하는 것들이 있는가.
하고 싶은 것들, 바꾸고 싶은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했었다. 그 중 가장 힘들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은 '선수 개개인의 맞춤 훈련'이다.
선수들 개개인에 맞춰서 장단점 파악하고 맞춤식 훈련해보고 싶었는데 현재는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신경써야 할 다른 일들이 많더라.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성격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어디가 부족한지 등을 파악 해야지 제대로된 맞춤 훈련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숙제로 남아있다.
▶일본은 국가대표상비군이 인공지능 딥젠고와 대국을 하고 연구를 한다고 하는데 어떤가.
시도 자체가 도움이 될 것이다. 부러운 현실이다. 대만도 CGI랑 대국하면서 훈련을 한다더라.

▶어제 안국현선수는 타이젬에서 인공지능과 대국을 했고, 포석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그런편인가.
인공지능 바둑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 알파고 바둑도 극과극으로 나뉜다. 인공지능 기보를 파고 들어서 얻어내려는 사람도 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아서 뒤로 미뤄두고 아예 안보는 사람도 있다.
느끼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꼭 인공지능을 연구하자'라고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안국현 선수는 꾸준히 알파고 및 다른 인공지능들을 연구하는 편으로 알고 있다.
▶알파고제로 기보를 봤는가. 엄청난 화제가 됐었는데.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이해가 안되는 수가 꽤 있더라. (인공지능과 대국해본 적이 있는가) 8월에 중국에서 열린 인공지능바둑대회에서 딥젠고랑 둬봤는데 세긴하더라.^^
▶인공지능 바둑이 나타나고, 최근 많은 인공지능 바둑들이 발전하면서 바둑이 앞으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겠다고 걱정하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어떤가.
장단점이 있다. 승부라는 것 하나만 놓고 보면 인간이 인공지능 이기기는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다. 이제 인공지능이 최정상 실력 보다 위에 있어서 프로기사들이 설 자리나 입지가 좁아진 것은 맞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바둑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인공지능 바둑을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
프로기사 입장에서도 박정환이나 커제가 가장 높은 레벨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바둑을 보고 배웠다면, 지금은 더 높은 레벨의 바둑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을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새로운 이론도 생겨 다양한 각도에서 바둑 연구를 할 수 있다. 프로기사들의 전반적인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몽백합배에 인공지능 딥젠고가 출전한 적이 있는데, 인간과 인공지능이 같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기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처음에는 기사들이 약간 거부(?) 반응까지는 모르겠지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이제 그런 시도는 계속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은 인공지능과 사람이 같이 출전하는 장기 대회를 이미 정착했다. 아까도 말한 것과 같이 결국은 인공지능 바둑을 어떻게 활용하냐의 문제이다.
▶앞으로 국가대표상비군의 계획이 있다면.
올 한해는 코치진들이랑 시스템을 바꾸는데 열중했다. 코치진들과 지칠 때까지 회의를 하는 등 열정을 부었다.
올해까지는 코치진들과 선수들, 감독이 원하는 틀을 잘 갖춰서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바둑국가대표상비군 목진석 감독과 이영구, 박정상, 허영호, 홍민표 코치진이 '한국바둑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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