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가 세계바둑인공지능 최강 '딥젠고'를 눌렀다.

1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여울공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타이젬 인공지능 바둑열전' 1국에서 신진서가 세계바둑인공지능 최강 일본 '딥젠고'에게 204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한국 톱랭커 신진서와 최고 성능 바둑인공지능 '딥젠고'의 대결로 진행된 이날 대국은 오후 15시 40분부터 타이젬 대국실에서 열렸다. 신진서가 바둑대축제 바둑공연장에서 타이젬 대국실에 접속해 대기하고 있던 '딥젠고'에게 대국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자 40분 30초 3회의 제한시간이 주어졌는데, 딥젠고는 인공지능답게 노타임 착점을 보였으며, 신진서 또한 이에 질세라 빠르게 착점하는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국 전 신진서는 "딥젠고에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무난하게 둘 것 같다"고 예상했으나 상위 톱랭커 답게 강한 면모를 보이며 대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불계승을 거두며 한국 톱랭커의 자존심을 세운 신진서는 "강한 버전의 딥젠고와 만날 기회가 없어서 처음 대국을 해봤는데 압박감이 들지는 않았고, 생각보다 둘만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국이 끝나고 신진서는 30분가량 공개 자전해설을 김성룡9단과 진행하며 바둑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바둑팬들은 신진서와 딥젠고의 자전해설을 신중히 감상하는 모습을 보였고, 사인을 받고, 질문을 하는 등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냈다.

1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타이젬 인공지능 바둑열전' 2국 박정환과 토종 인공지능 '돌바람'의 대결이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다. 이 대국은 타이젬 전체서버에서 생중계한다.

한편, 대국이 끝난 신진서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내용을 소개한다.

▶총평을 해달라.
팽팽한 흐름이었는데 딥젠고가 상변 사활부분에서 말이 안되는 오류를 내면서…오류라고 해야하나? 이상한 수를 둬서 이길 수 있었다.

▶초반에 빠르게 착점을 하더라. 연구를 하고 나온 포석이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 야외무대여서 춥기도 했고^^ 초반에 바둑이 잘 풀린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뒀다.

▶딥젠고가 강하다, 딥젠고한테 졌다 등 프로기사들이 이야기하곤 한다. 부담은 없었는가.
속기로 두거나 편하게 두는 것이라도 승부 보다는 시험해보는데 의미를 두는 기사들도 있는 것 같다. 본실력이 다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이기려고 둔 것이라서 이긴 것 같다.

▲딥젠고와 대국 전 딥젠고 기보를 살펴보는 신진서. 사인회를 준비중이던 서봉수도 가세하여 바둑인공지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