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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추석특집/신4천왕을 말한다(최철한편)

강력한 인파이터

김창호2004-09-28 07: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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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 이창호와 90년대부터 10년 세월을 더불어 한국바둑을 주 도해온 조훈현·유창혁이 근래들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창호를 정점으로 그 뒤를 잇는 '新4 천왕'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세돌-최철한-박영훈-송태곤으로 이어지는 10대 후반 20대 초반 의 '新4천왕'은 근래 들어 국내 기전 뿐 아니라 각종 세계대회에서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종횡무 진의 활약상으로 어느덧 '세계최강 한국바둑'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이들 영건 '新4천왕'은 한결같이 수읽기가 뛰어나고 전투력이 강 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어느 누구와 만나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점도 공통점. 이세돌·최철한·송태곤은 공격형, 박영훈은 타개형으로 분류되는데, 이세돌이 요즘들어 유연한 기풍으로 변모의 조짐을 보 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상의 분류일 뿐 네 기사 모두 개성이 뚜렷해 가히 '4인4색'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바둑을 이끌어갈 젊은 기수-, '신4천왕'의 바둑세계를 최근 의 실전예를 통해 해부해본다.

※ 글 싣는 순서 : 이세돌 편 - 최철한 편 - 박영훈 편 - 송태곤 편


둔중하고 강력한 해머펀치< font size='+1'> 최철한 편


몇 달전 국수전과 기성전에서 난공불락의 이창호 아성을 거푸 무너뜨리며 올 상반기 최고의 히어로가 됐던 최철한이 이제 세계무대에서도 비상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전 3관왕에 오르며 이창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최철한이지만, 그동안 정작 국제기전에서는 농심배 3연승 정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부진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에 '국내용' 딱지를 떼며 응씨배 결승에 뛰어오른 것은 '세계최강 한국바 둑'의 든든한 견인차 또 한 명을 확보했다는 견인차 한국바둑으로선 큰 개가인 셈이다.

최철한은 전투형이라기 보다는 공격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격력의 원천은 바 로 '두터움'이다. 철벽같은 두터움이라는 배경에 정확한 수읽기를 밑천삼아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곤 하는데, 그 파괴력에 당해보 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의 강펀치를 별명('독사')과 연관지어 '독수(毒手)라고들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전투바둑이지만, 이세돌과 최철한은 뉘앙스가 사뭇 다르다. 이세돌이 빼어난 감각 과 스피드를 배경으로 하는 송곳펀치라고 한다면, 최철한은 두터움을 배경으로 하는 묵직한 해머펀치로 비유할 수 있다.

최철한이 진짜로 강한 이유는 막강한 파워를 지닌 공격형이면서도 뛰어난 형세판단과 마무리 실력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김성룡 8단은 '최철한의 강점은 야구의 스위치타자와 같이 전투와 실리 양쪽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투력은 물론 형세판단과 끝내기도 정확하다'고 평한 바 있다.

최철한의 강점 ①
이창호도 두려워하는 두터움

최철한 바둑의 최대 특장이라면 '두텁다'는 것이다. 그의 가공할 파워와 트레 이드마크인 독수의 원천은 바로 두터움이다.

두터움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창호 9단도 최철한의 기풍을 한마디로 '두텁 다'라고 평할 만큼 최철한의 두터움은 독보적이다.

그런데 이창호의 두터움과 최철한의 두터움은 그 성격이 다르다. 이창호의 두 터움이 상대의 공세에 대비하면서 차분하게 장기전을 도모하는 원동력이라면 최철한의 두터움은 공격적이고 능동 적인 반면운영을 위한 든든한 배경이다. 즉, 배후를 철벽처럼 튼튼하게 다져놓은 다음 마음껏 공격의 칼도 휘두르고 독 수도 구사한다는 것이 최철한 바둑의 기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 장면1 (힘을 비축하는 최철한류), 2004 한중천원전 2국
●최철한 8단 ○구리(古力) 7단 <2004. 8. 12, 흑 불계승>

만만치 않은 형세라서 흑은 ○를 공격해 무언가를 얻어내야 할 상황.

언뜻 A~C 등의 화려한 공격수가 떠오르는데…. 최철한의 선택은 뜻밖에도 흑1 이었다. 일견 제자리걸음 같지만, 자신의 약점을 없애면서 힘을 비축하는 '최철한류'의 호착.


▲ 참고도 (기분내고 엷어지다)

흑1이 제일감이지만, 그것은 기분만 낼 뿐, 백2로 뛰어나가면 후속공격이 마땅치 않다.

이제 A의 약점이 노출된 데다 백B면 상변 흑 전체가 시달릴 우려도 있어 흑은 전판이 엷어진 모습. 최철한은 이처럼 바둑이 엷어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 실전진행 (두터움의 효과)

이제 상중앙 흑대마가 튼튼해졌으므로 흑은 안심하고 강하게 둘 수 있는 것이 자 랑이다. 흑4·6을 선수한 다음 8로 씌워 크게 공격해서는 흑이 주도권을 장악한 느낌.

이후 흑은 백대마를 공격하며 이득을 취한 후 A의 큰 끝내기를 차지해 낙승을 거두는데, 그것도 역시 ▲의 덕분이었다.


최철한의 강점 ②
강력한 인파이팅

최철한의 바둑은 늘 능동적이다. 초반부터 두터움을 이용해 국 면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가는 솜씨가 발군이다. 온건한 수보다는 강렬한 수를 즐기며, 유유한 흐름보다는 급전 에서 괴력을 발휘하는데, 두터움이 그 원천이 되고 있음 물론이다.


▲ 장면2 (적극적 보디체크), 15기 기성전 도전4국
●최철한 7단 ○이창호 9단 <2004. 4. 16, 흑 2집반승>

최철한이 국수전에 이어 이창호의 벽을 거푸 뛰어넘은 기성전 우승결정국의 초반 승부처.
좌변을 막히는 게 싫어 백1·3으로 끼워잇자 최철한은 A의 약점을 아랑곳하지 않 고 흑4로 척 붙여간다.
이처럼 상대돌에 강렬하게 붙여가는 '보디체크'가 바로 최철한의 전매특허이다.

▲ 참고도 (상식적인 행마)

보통사람 같으면 일단 흑1로 잇고 볼 터. 그런 다음 A와 B를 맞보는 것이 상식적 인 발상일 것이다. 물론 이렇게 두어도 흑이 나쁠리는 없다.

그러나 호오(好惡)을 떠나 최철한에겐 이처럼 미지근한 수는 적 성에 맞지 않는 모양이다.


▲ 실전진행 (파상공세 시작)

흑▲에 백도 고분고분 받아줄 상황이 아닌지라 백1로 끊는 것은 기세. 그러자 최 철한 8단은 흑2·4로 중앙을 틀어막으며 백대마에 대한 파상공세에 발동을 건다. 이후 흑은 중앙을 공격하다 흑A로 손을 돌릴 수 있어 좌변에서도 손해본 것은 아니었다.

결국 최8단은 좌중앙에 만족할 만한 두터움을 형성하며 완승으 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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