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마지막 입단자가 나왔다. 입단에 성공한 새내기 4인의 인터뷰를 30일부터 4일간 '문유빈(30일), 박지영(31일), 한상조(1월1일), 허서현(1월2일)' 순으로 소개한다.

세번째 주인공은 소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 입단에 성공한 '한상조'다.

1999년생 한상조는 영재입단대회에서 마지막 기회를 놓친 이후 방황했으나 방황은 이제 종지부를 찍었다. 2017년 연구생 누적점수 246점으로 1위에 올라 일찌감치 입단을 확정지었다. 1999년 천안에서 태어난 한상조는 중학교 1학년 때인 2012년부터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활동했다.

현재 오픈 신예대회인 제5기 메지온배 오픈신인왕전 4강에 올라있다. 아마추어 선수로 출전해 이렇게 성과를 거둔 것인데 대회 진행 도중 신분이 바뀌었다. 1월3일 아마추어 선수 이재성(19)과 결승 티켓 다툼을 벌인다.

한상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갑인 신민준 프로가 농심신라면배에서 6연승을 거두고 있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거 같다.
워낙 뛰어난 프로기사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입단은 늦어졌지만 남을 의식하지는 않으려 한다.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우보천리’다. 소걸음이 천리 간다고 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뚜벅뚜벅 걷다 보면 결국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연구생 생활은?
두 세번 견디기 힘들 때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영재입단대회에서 떨어지고 나이가 차서 참가자격을 잃었을 때다. 입단까지는 길을 멀리 돌아가야 하게 됐구나 생각했다. 설현준·최영찬 등 동갑내기들이 영재입단한 사실이 한없이 부러웠다. 또 한번은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연구생 1조 올라가서 입단이 멀지 않았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4조까지 떨어졌다. 인생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했다.

▶입문한 계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방과후교실(이종규 선생)에서 3년간 바둑을 배웠다. 이때 기재를 인정받아서 4학년 때 대전 안관욱바둑도장으로 갔다. 이후 중1 때 서울로 충암바둑도장에서 프로수업을 받았다.

▶바둑이 왜 좋았나?
이기는 게 좋았다. 질 때는 이를 악물고 독해져서 다시 이겼다. 스트레스가 너무 견디기 힘들면 혼자 걸었다. 그러다 지하철이 나타나면 타고… ^^.

▶프로기사가 됐다.
입단하면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울지 않았다. 그저 나 자신이 대견스러웠고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인공지능의 영향이 커졌다.
알파고가 나온 뒤에 기존 바둑이론이 모호해지면서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의 실력은 수직상승할 수도 있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많이 연구하고 있다. ^^ 알파고 수법을 많이 사용해 보고 있다. 아직 잘 이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 입단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목표는?
메지온배 4강에 올라 있다. 결승에 올라서 신민준 프로와 좋은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 지금 최규병 사범님 댁에서 내제자처럼 숙식하면서 생활하고 있는데, 존경하는 최규병 사범님처럼 되고 싶다. 최사범님 집은 벽면이 책으로 되어 있다. 다 바둑책이다. 연구열이 대단하다. 어떤 때는 도인 같다. 본받고 싶다.

■한상조(제140회 입단대회)
-생년월일: 1999년 9월 28일(충남 천안)
-가족관계: 한동수ㆍ송순경 씨의 1남 1녀 중 막내
-지도사범: 김대용 6단
-출신도장: 충암 바둑도장
-기풍: 발빠른 실리형
-존경하는 프로기사: 최규병ㆍ안관욱 9단, 김대용 6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