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기획기사]

추석특집/박영훈편2

뛰어난 유연성과 균형감각

김창호2004-09-30 11:15:31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박영훈의 강점 ③
실전적인 임기응변

박영훈의 바둑에선 예측못한 변화가 유난히 많이 일어난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하는 그의 임기응변능력 덕분이다.

그런 점에서 3년에 걸친 박영훈의 아마추어 무대 경험은 그에게 잡초 같은 생명력과 발상의 자유로움을 키워준, 소중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 장면3 (실전적인 강타), 1회 중환배 8강전
●박영훈 9단 ○왕밍완(王銘琬) 9단 <2004. 9. 18, 흑 1집반승>

백1·3은 흔히 보는 삭감수법. 그런데 여기서 박영훈은 아무도 예측 못한 강타를 터뜨린다.

흑4가 뜻밖의 기습. 보통 이렇게 노골적으로 차단을 시도하는 것은 속수처럼 인식되는데, 여기서는 유력한 강수가 되었다.


▲ 참고도 (흑 불만)

흑1·3이 상식적인 응수. 그러나 이것은 백의 주문이라 내키지 않는다. 백4까지 백의 삭감작전이 주효한 모습.

우하의 흑세력이 억울해서 울고 있다.


▲ 실전진행 (주도권 장악)

백1∼5로 돌려쳐 백이 한숨 돌리는가 했는데, 다음 순간 박영훈은 또다시 흑6이라는 강수를 터뜨린다. 백7은 기세인데, 흑8로 끊겨서는 백의 때이른 고전.

틀에 얽매이지 않은 실전적 강수로 흑이 단번에 주도권을 장악한 것이다.

 


▲ 장면4 (속수같은 독침), 2003 한중일 청소년대항전
●후야오위(胡耀宇) 7단 ○박영훈 9단 <2003. 12. 25, 백 불계승>

흑4·6의 고압작전에 뾰족이 백7로 나간 것이 뜻밖의 독수!

모양을 중시하는 고수들에게 이처럼 모양 사나운 행마는 금기의 속수처럼 여겨지는데, 실전류의 대가 박영훈에게 그런 것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일 뿐이다.


▲ 참고도 (상식이지만 불만이다)

상식적인 행마는 백1·3. 아마도 모양을 중시하는 일본 기사라면 이렇게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하변이 납작하게 편재된 탓에 백이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 실전진행 (대세를 휘어잡다)

의표를 찔린 흑은 '어어어∼' 하는 사이에 흑7까지 주르르 밀려버린다. 세력을 쌓으려 둔 흑▲들이 도리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백이 단번에 대세를 휘어잡은 모습.

박영훈의 강점 ④
뛰어난 유연성과 균형감각


박영훈의 바둑에서는 분명 부분적으로 손해인 것 같은데, 전국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형세와 국면 상황에 자유자재로 대처하는 박영훈의 유연성과 대세의 균형을 맞추어나가는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바둑에서는 상식적인 발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감각이 곧잘 등장하는데, 그러고도 결과가 나쁘지 않은 것은 역시 빼어난 균형감각 덕분이리라.


▲ 장면5 (기상천외한 작전), 1회 중환배 16강전
●저우쥔쉰(周俊勳) 9단 ○박영훈 9단 <2004. 9. 16, 백 4집반승>

박영훈이 기상천외한 사석작전을 성공시켜 승기를 잡은 바둑.

흑1로 몰자 박영훈은 백2 이하로 거침없이 살려나간다. 일견 백의 무리.
검토실에서는 백이 좋은 바둑임에도 공연히 흑에게 찬스를 주는 것 같다고 난리인데, 박영훈은 태연하게 백20으로 지킨다.

중앙 백 일곱 점이 위험해 보이는데, 도대체 어찌하려는 것일까?


▲ 실전진행 (사석작전으로 승세확립)

흑1로 포위하자 박영훈은 수상전을 해 보지도 않고 백2로 물러서 싹싹하게 ○들을 포기한다. 최대한 키우더니 이제와서 맥없이 죽이다니, 부분적으로는 백의 실패가 분명하다.

그런데 백4로 못질하고 보니 바둑은 어느새 백승 확정 아닌가. ○들은 키워 죽였으나, 외곽(×)을 조이는 게 모조리 선수라서 어느새 좌변에서 좌상귀 일대가 완벽한 백집으로 굳어진 것이다. 흑의 최대 노림이었던 ▲의 뒷맛도 완전 소멸된 모습.

사고의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낳은 비범한 사석작전이었다.


▲ 참고도 (보통의 감각)

백2·4로 정비하는 것이 보통의 발상. 그런데 흑5로 따내고 나면 ▲의 뒷맛이 고약해 실전보다 백이 불안한 모습이다.

박영훈은 이처럼 뒷맛이 남은 집 모양을 아주 꺼려한다.
※ 3편으로 이어집니다. 3편 바로가기 여기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