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여자, 인공지능' 2018년 국제대회 키워드
세계여자바둑대회 센코배, 중국에서 인공지능바둑대회 창설
정연주2018-01-07 00:15:47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인공지능바둑대회 'AI용성전' 대회장 모습
2018년 초는 개성있는 국제대회로 들썩인다.
예년 같으면 하세배, LG배, 농심신라면배만이 바둑팬들을 기다렸다. 올해는 여자세계대회와 인공지능 관련 세계대회가 가세한다.
근래 여자세계대회 '개인전'은 중국이 주최하는 궁륭산병성배가 유일했지만 새해부터는 아니다. 중국이 우칭위안배 세계여자바둑대회를 창설하고, 일본은 센코배 월드바둑여자최강전을 개최함으로써 3개로 늘어난다. 각각 4월 중국 푸젠에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여자바둑이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센코배는 적지 않은 우승상금이 눈길을 끈다. 1,000만엔(약 1억원)으로 여자대회 사상 최대금액이다. 3월14일~16일까지 8명 토너먼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4명(후지사와 리나·셰이민·무카이 지아키·뉴에이코)과 한국, 중국, 대만, 유럽 등의 각 지역 랭킹1위가 참가한다.
중국 우칭위안배는 우승상금 50만위안(약 8.200만원)을 걸고 있으며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유럽, 미주 등에서 2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인공지능 세계대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2018 세계인공지능바둑대회를 4월 푸젠성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돌바람(한국), 줴이(絶藝·중국), 톈랑(天壤·중국), 딥젠고(일본), CGI(대만) 등 세계의 인공지능이 경쟁한다.
대회 기간엔 홍보대사인 커제 9단이 인공지능과 대결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커제는 지난해 5월 중국 우한에서 알파고 마스터와 대결해 0-3으로 지면서 “(너무 괴로워서) 다시는 인공지능과 대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다시 인공지능과 대결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커제는 이번엔 알파고가 아닌 중국 톈랑과 푸다오토메이션이 공동연구&개발한 인공지능과 대결을 벌일 참이다.
▲지난해 12월 9~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용성전 풍경. 이 대회는 컴퓨터끼리 대국하기에, 대국실에서도 검토실에서도 바둑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공식대결 해본 기사들끼리의 대결도 이벤트로 열린다. 커제와 이세돌 9단은 1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 18버전에 1-4로 졌고, 커제는 2017년 알파고 마스터버전에 0-3으로 졌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말, 세계의 바둑인공지능들이 겨루는 'AI용성전'을 창설해 도쿄에서 많은 관심 속에 치렀다. 바둑대회인데도 바둑판을 구경해 보기 어려운 이 대회는 올해도 꾸준히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동탄에서 진행된 바둑대축제 '타이젬 인공지능바둑열전' 대국에 출전한 박정환(오른쪽)과 인공지능 '돌바람' 개발자가 대국을 끝내고 이야기 중이다.
박정환도 말한 적 있듯 인공지능과 인간이 자존심 대결을 벌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오래 남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워낙 빠르게 실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강한 실력을 그대로 인정한 전제에서 인간이 자존심을 내려놓는다면 당분간 인간 대 인공지능 대결은 어떤 형식으로든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반대 현상도 눈에 띈다. 중국이 커제 vs 인공지능 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 일본은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경쟁에서 인공지능을 뺐다. 지난해 봄 일본 인공지능 딥젠고와 한·중·일의 정상급 기사들이 각축을 벌인 월드바둑챔피언십은 2018년 2회 대회를 준비하며 딥젠고를 선수 명단에서 뺐다.
인공지능을 제외하는 배경을 놓고 '인공지능을 내세우기보다는 최근 세계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일본 일인자 이야마 유타의 무대를 확장하자는 뜻을 염두에 둔 행'라는 해석이 나온다. 월드바둑챔피언십은 박정환, 이야마 유타 등 한중일대만의 초청기사 6명의 '인간' 세계대회로 변모해 3월에 열린다. 우승상금은 2,000만엔(약 2억원).

▲몽백합배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던 인공지능 딥젠고가 중국 왕하오양(왼쪽)에게 반집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메이저 국제대회로는 삼성화재배·LG배 등을 비롯해 백령배·몽백합배·신오배 등이 있는데 대체로 무제한에 가까운 출전자격, 지역별 예선보다는 통합예선을 치르는 걸 특징으로 한다.
점차 국제대회는 다양한 '테마'를 취하는 추세다. 몽백합배는 지난 대회 본선64강 시드로 인공지능 딥젠고에 시드를 주는 시도를 했다(딥젠고는 신민준을 이긴 뒤 중국 하오양에게 지며 32강 진출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색채의 국제대회를 보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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