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우리 자신 속에서 빛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내부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면 밖은 저절로 빛나는 법이라고 했다.
노력형 천재로 불리는 박정환은 365일 내부의 빛을 밝히고 있었고, 그 빛은 저절로 2017년을 ‘박정환의 해’로 마무리 짓도록, 또 2018년을 ‘박정환의 해’로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180센티의 훌쩍 큰 키 만큼이나 단단한 마음을 가진 박정환을 만났다.
누구보다 바랐을 3년만의 세계대회 우승, 1인자에게 늘 따라 붙는 라이벌과의 대결, 최근 화두 인공지능바둑 그리고 26살 청년 박정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②365일 빛을 품고 있는 그대 '박정환' 인터뷰 기사는 1편에서 이어졌습니다 ▶1편 바로가기)

커제 만큼이나 자주 들려오는 질문일 수 있겠다. 최근 인공지능이 화두이다.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모두들 그랬던 것처럼 박정환도 ‘사람이 당연히 이긴다’ 였을까.
“알파고와 대결하기 전에 이세돌9단이 이길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판을 보고 그게 아니라고 알게 됐다. 인공지능이 점점 더 세지는데 어떤 면에서 걱정되기도 하지만 잘 활용한다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걱정되는 부분이라면.
“인공지능이 이미 사람의 실력을 훨씬 뛰어 넘었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람간의 대국에서 느끼던 흥미를 잃으실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타이젬에서 많은 인공지능들이 대국을 하고 있는데, 프로기사들의 의견이 갈린다. 도움이 된다고 하고, 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서 보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한테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사람 대국을 공부할 때 보다 창의적인 수나 내가 생각하지 못한 수들이 많이 나와서 많은 도움이 된다”
최근 프로들의 대국을 해설하는 해설자들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신수’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실전에서 사용을 하는 편인가.
“인공지능과의 대국에서 사용했던 수를 둬보기도 하고, 예전에 실전에서 생각만해 보고 좋지 않은 수겠지?라고 했던 수들을 실전에서 두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몰랐던 창의적인 수들을 깨우쳐 주는 것 같다”
무거운 질문들만 계속 했다. 가벼운 질문들로 분위기 전환을 해보자. 6살에 바둑을 시작했으니 바둑을 둔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 혹은 순간이 궁금해진다.
”문화센터에 처음 처음 바둑을 배우러 갔을 때 6살이었다. 당시 선생님과 바둑을 배우던 학생들까지 기억이 난다. 새롭고 신기했던 기분이었다”
어린 시절에 입단을 해 어느덧 후배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바둑계도 많이 변했는데, 어릴 때와 현재의 좋아진 점과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입단을 했을 때는 너무 어렸다. 어릴 때 입단을 해서 하고 싶고, 놀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편하게 공부했던 것 같다. 지금은 책임감이 더 강해져서 바둑 공부에 매진을 하고 있다. (오랜 전에 박9단이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맞다. 그런 것들이 사라진 것들이 아쉽지만 많이 예전보다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괜찮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프로기사들이 지금은 국회의원, 방송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10년 혹은 20년 후에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성적을 낼 수 있는데 까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성적을 내기 힘들어진다면 국가대표 감독을 해보고 싶다. 해설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박정환=바둑공부’로 통하고 있다. 바둑만 하다 보면 바둑이 지겨웠을 법한데, 그런 시기가 박정환이라고 없었을까.
“지겨운 적도 많았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하루 정도는 쉰다.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머리를 식히러 가는 편이다”
프로기사들도, 바둑팬들도 박정환의 세계대회 성적이 저조할 때의 원인을 ‘너무 공부만해서 그렇다’라고 꼽더라. 또래들처럼 좀 놀아보면 어떨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른 선배 기사들이 바둑 공부도 좋지만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바둑을 잘 두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노력해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밖에서 놀고 싶은 생각은 가득하지만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 공부에 더 투자를 한다. 좀 더 나중에 놀러도 다니고 여행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싶다”

우승하기 전에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뷰할 시간이 없다 등 언론과의 접촉을 꺼린다고 소문이 들리곤 했다. 이 소문 실화인가. (하,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는 많이 부담스럽다.)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은 아니다. ^^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아닌데 인터뷰를 하다 보면 내가 뭔가 이룬 것과 같은 자만에 빠지기 쉬울 것 같았다. 좋은 성적을 낼 때까지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비슷하다. 나를 위해서 인터뷰를 자주 하지 않으려고 한다”
1월 11일, 곧 생일이다. 생일에 ‘슈퍼 그레잇’한 계획이 있을까.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가족들하고는 주말에 미리 생일 식사를 했다”
작년에 바둑대축제 때 박정환 팬클럽 회원들이 찾아 온 것을 봤는데 조용조용 활동하는 것 같더라. 박정환의 성격을 생각해서 조용히 활동을 하는 것인가.
“나도 팬클럽 분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 내가 내성적이고 먼저 못 다가가서니 팬들도 덩달아 그렇게 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서울이든, 지방이든 대국할 때 항상 찾아와주시고 선물을 준비해주신다. 팬들의 응원이 내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가장 큰 힘이 된다. 너무 감사하다”
참,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다. 수입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평소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도 궁금하다.
“지금은 부모님이 관리해주고 계신다. 다 저축하고 있다. 대부분 밥 먹는 비용과 택시비이다”
박정환에게 프로 ‘9단’이란 무엇일까.
“입단할 때 오르고 싶은 자리였다. 9단이 되면서 실력적으로도 성장했겠지만 9단에 오르는 시간들 안에서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한 것 같아서 기쁘다”

총 댓글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