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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추석특집/신4천왕을 말한다(송태곤편)

공격 타개 겸비한 만능꾼

김창호2004-10-01 18: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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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 이창호와 90년대부터 10년 세월 을 더불어 한국바둑을 주도해온 조훈현·유창혁이 근래들어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창호를 정점으로 그 뒤를 잇는 '新4천왕'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세돌-최철한-박영훈-송태곤으로 이어지는 10대 후 반 20대 초반의 '新4천왕'은 근래 들어 국내 기전 뿐 아니라 각종 세계대회에서도 앞서거니 뒷서거 니 하면서 종횡무진의 활약상으로 어느덧 '세계최강 한국바둑'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이들 영건 '新4천왕'은 한결같이 수읽기가 뛰어나고 전투력이 강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한 어느 누구와 만나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으로 무장 되어 있다는 점도 공통점. 이세돌·최철한·송태곤은 공격형, 박영훈은 타개형으로 분류되는데, 이세돌이 요즘들어 유연한 기풍으로 변모의 조짐 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상의 분류일 뿐 네 기사 모두 개성이 뚜렷해 가히 '4인4색'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바둑을 이끌어갈 젊은 기수-, '신4천왕'의 바둑 세계를 최근의 실전예를 통해 해부해본다.

※ 글 싣는 순서 : 이세돌 편 - 최철한 편 - 박영훈 편 - 송태곤 편


공격 & 타개 겸비한 만능싸움꾼 송태곤 편

송태곤 만큼 단기간 내에 정상급 강자로 급부상한 기사도 드물다.
2002년 여름까지만 해도 송태곤은 그저 바둑 신동 출신의 '유망주' 정도에 불과했 다. 그런데 2002년 여름 신예연승최강전 우승으로 시동을 걸더니 2003년 벽두에는 조훈현의 벽을 넘어 천 원전 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당시만 해도 조훈현 9단이 삼성화재배 2연패를 이룩할 정도로 건재할 때 라 송태곤이 조훈현의 벽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메이저기전에서 첫 우승을 따내 '소년장사'에서 '천하장사'로 발돋움한 송태곤은 이후 욱일 승천(旭日昇天)의 기세로 비상했다. 이후 후지쯔배 준우승, 신인왕전 우승, 신예연승최강전 2연패에 이어 후지쯔배 준우승까지 이뤄내 며 2003년을 생애 최고의 한해로 장식한 송태곤은 올 들어서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다. TV아시아선수권 준우승, 잉씨배 4강 진출 등으로 굵직굵직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 '新4천왕' 가운데서도 가장 어린 18세의 송태곤이 막강한 선배들을 제치 고 '포스트 이창호'의 기수로 각광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송태곤의 바둑은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탁월한 감각과 수읽기를 갖고 있 는 덕분이다. 신예속기전인 신예연승최강전을 2연패하고 2003년에는 KBS바둑왕전까지 제패했는데, 그가 이처럼 TV속기전 에 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송태곤은 공격형이다. 돌과 돌이 부딪치는 접전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그 는 한번 공격목표가 생겼다 하면 전판에 비바람이 몰아칠 정도로 거세게 몰아붙이는 파워가 일품이다. 그래서 붙은 별명 이 '송타이슨' '폭풍'. 특히 난전에 능해서 불리한 바둑도 중반 이후 역전시켜내는 뒷심도 대단하다. 흔들기의 명수 조훈현을 상 대로 천원 타이틀을 따낼 때도 결승 다섯 판을 모두 흔들기로 역전승 했을 정도니까, 역전의 명수라 불릴 만 하다.

송태곤은 아주 실전적이고 실리파이다. 전투형이지만 그의 바둑에서는 집 이 부족한 일이 별로 없다. 실리를 선점한 후 집부족 때문에 조급해져 덤벼오는 상대를 기다려 전투를 유도하는 게 그 의 기본전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투의 과정에서 탁월한 힘과 수읽기로 대세를 장악해나가곤 한다. 그는 공격 뿐 아니라 타개에도 능한 편인데, 스스로 자신의 기풍을 '공격형이라기 보다는 그냥 싸움바둑에 가깝다'고 자평한 바도 있다.

무엇보다 송태곤의 최대 장점은 전 분야에 두루 능한 것이다. 전투면 전 투, 실리면 실리, 수읽기면 수읽기, 끝내기면 끝내기 다방면에서는 두루 강하니 김성룡 8단의 표현처럼 '만능 스위치타 자'라고 할까.

송태곤의 강점 ①
폭풍같은 펀치력


송태곤 스스로는 타개에 더 자신감을 표하지만, 그래도 송태곤의 주특기는 역시 공격 이리라.

특히 그는 공격의 급소를 짚어내는 전투감각과 빠른 수읽기가 탁월해서 때로 유창 혁과 이세돌을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 장면1 (탁월한 전투감각), 16회 후지쯔배 8강전
●다카오 신지(高尾新路) 8단 ○송태곤 4단 <2004. 6. 7, 백 반집승>

백1로 침입해 응수를 물은 다음 백3으로 붙여간 것이 의표를 찌른 기습! 독특하면서 도 강인한 송태곤의 전투감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이는 ●들이 시달리고 그러다가 ▲들이 죽을 줄, 누가 짐작했겠는가? 그러나 실전은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으니, '송타이슨'의 괴력에 새삼 놀랄 따름이다.


▲ 실전진행 (일거에 백 우세)

뜻밖의 기습을 당한 다카오 8단은 흑5·7로 발끈하며 맞받아쳤으나, 의외로 이 싸움 은 백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백16의 롱훅이 작렬했다. 백18이 이어진 강타!

궁지에 몰린 흑은 상변을 잡으며 우변을 버리는 바꿔치기로 수습했으나, ▲를 송두 리째 품에 넣어서는 백 우세확립.


▲ 참고도 (흑 무리), 흑6…백△

백1 때 흑2로 반발하고 싶지만, 백3·5의 회돌이를 당해 괴롭다. 이어 백9가 기막히 게 두터운 선수라서 흑 곤란.

다음 흑 대마를 잡으러 가는 수(A)와 B가 맞보기.

 

▲ 장면2 (주도권을 장악하는 썬파워), 5회 응씨배 16강전
○송태곤 7단 ●위빈(兪斌) 9단 <2004. 4. 22, 백 불계승>

평온한 바둑에서 송태곤이 강력한 파워로 단숨에 대세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장면이 다.

흑1로 씌우자 백2로 건너붙인 것이 강타! 축도, 장문도 안 되자 갑자기 흑이 곤란 해졌다.


▲ 참고도 (흑 곤란)

계속해서-
흑1로 젖히는 것은 백2를 당해 곤란하다. 상변에 백세가 기다리는 데다 흑A까지 절대 선수라서 ▲들은 움직이기 어려운 모습.

이런 그림을 내다보고 송태곤은 자신 있게 흑을 양분시킨 것이다.


▲ 실전진행 (일거에 대세장악)

흑1은 어쩔 수 없는 버팀. 그러나 백2의 두점머리를 얻어맞자 일순 흑이 고전에 빠졌 다.

백10까지 포위하며 우변 흑 대마를 호령해서는 백이 대세를 제압했다.


송태곤의 강점 ②
가공할 수읽기의 힘

송태곤의 바둑에서는 묘수가 자주 등장한다. 돌과 돌이 부딪치는 접전에서 특유 의 빠르고 깊은 수읽기가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한 기사치고 그의 묘수에 녹아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다.


▲ 장면3 (2002년 최고 묘수), 7기 LG정유배 1회전
●이창호 9단 ○송태곤 2단 <2002. 5. 27, 백 불계승>

무명의 신예 송태곤이 최강 이창호를 격심시켜 일약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기념비적 인 바둑이다.

이창호의 강공에 휘말려 ○들이 빈사지경에 처한 장면인데, 여기서 송태곤은 회 심의 묘수를 터뜨린다.

백1이 기사회생의 묘수 일발! 2002년 시즌 묘수 TOP으로 꼽힌 수이기도 하다.


▲ 참고도 (묘수인 이유), 흑3…흑▲

계속해서-
흑1로 따낸다면 백4가 준비된 후속타. 기나긴 수순을 거쳐 오히려 중앙 흑 여섯 점 이 잡혀버린다.

△의 묘수는 이 수순을 모두 읽어보고 두었음은 물론.


▲ 실전진행 (백대마 기사회생)

결국 흑1, 백2로 패가 났는데, 문제는 흑에게 이렇다할 팻감이 없다는 사실.

덕분에 송태곤은 이 대마를 거저 살려내며 최강 이창호의 덜미를 낚아챘다.

※송태곤2, 3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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