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사람과 인공지능 바둑계를 넘나들며 많은 발자취를 남긴 ‘딥젠고’가 ‘바둑전왕전’을 끝으로 은퇴한다.
3월24일부터 열리는 ‘바둑전왕전’은 ‘딥젠고’에게 처음 승리한 각국의 기사들과 리턴매치 대결로 치러지며 한국 박정환, 중국 미위팅, 일본 조치훈이 나서서 ‘딥젠고’의 마지막을 함께하며 유종의 미를 장식한다.
2016년 3월 출범한 ‘딥젠고(‘DeepZenGo) 프로젝트’는 2016년 알파고 출현 이후 일본의 바둑프로그램 ‘젠(ZEN)’에 딥러닝을 도입하며 시작됐다. ‘딥젠고’는 ‘젠’ 개발자 오지마 요지씨와 소프트웨어 기업인 드왕고와 도쿄대학 연구팀이 딥러닝을 접목하는 것을 지원하며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해 11월, '딥젠고'는 출범 8개월만에 조치훈과 첫 공식대국을 하며 세상에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 11월 프로와 맞서도 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한 '딥젠고'는 제2회 바둑전왕전에 나섰고 조치훈에게 1승2패로 패했다.
비록 졌지만 19줄 바둑에서 호선으로 프로기사를 이긴 인공지능은 ‘알파고’에 이어 ‘딥젠고’가 두번째로 기록되며 상당한 실력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
‘딥젠고’와 대국을 한 조치훈은 “약점과 강점이 뚜렷한 ‘딥젠고’가 약점을 극복한다면 정말 강해질 것으로 보며 생각보다 인간적인 바둑을 두어 놀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4개월 뒤인 2017년 3월 ‘딥젠고’는 일본 주최 ‘월드바둑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인공지능이 각국 최고의 실력자가 출전하는 대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승부를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대회는 한국 박정환, 중국 미위팅, 일본 이야마 유타 그리고 ‘딥젠고’가 4인 풀리그를 치렀다. 결과는 ‘딥젠고’가 1승2패로 3위에 올랐다. 박정환과 미위팅은 승리를 거뒀고, 이야마 유타만 유일하게 패했다.
‘딥젠고’는 3판 모두 중종반까지 정상급 기사들과 대등한 실력을 보였고 끝내기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이미 4개월 전의 ‘딥젠고’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대국을 지켜본 위빈 중국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1월 조치훈 9단과 대국할 때의 버전보다 확실히 강해졌다. 논란이 됐던 종반은 그저 성장 도중이라서 나타나는 문제로 보인다.”는 분석을 했다.
박정환은 1년전 ‘딥젠고’와의 대국에 대해 “너무 어려운 상대였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대국 내용을 돌이켜보면 시종일관 끌려 다니다가 마지막에 찬스가 와서 역전을 했다. ‘딥젠고’가 실력적인 부분에서는 사람을 뛰어 넘었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3개월 뒤 2017년 6월 ‘딥젠고’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제3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에 나타났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이 되어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딥젠고’는 64강에서 신민준에게 승리를 거뒀지만 왕하오양에게 반집패를 당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숨 고르기를 한 ‘딥젠고’가 다시 나타난 것은 2017년 8월 인공지능바둑대회였다. 중국에서 주최하는 중신증권배로 7개국 총12팀이 출전을 했다. 여기서 ‘딥젠고’는 한국 ‘돌바람’, 중국 ‘절예’, 대만 ‘CGI’를 연파하며 인공지능최강자로 등극했다.
마지막 공식 일정은 2017년 12월 ‘AI 용성전’이었다. ‘딥젠고’는 중국 ‘절예’에게 지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예선전을 1위로 통과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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