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공지능 보다 다양한 활동으로 사람과 교류를 했던 '딥젠고'가 은퇴를 알려왔다.
사람과 가까이했던 '딥젠고'는 냉정하게 돌아서지 않고 마지막을 사람과의 '리턴매치'로 장식하기로 했다.
'딥젠고 프로젝트' 종료의 일환으로 열리는 ‘바둑전왕전’은 ‘딥젠고’에게 처음 승리한 각국의 기사들과 리턴매치 대결로 치러지며 한국 박정환, 중국 미위팅, 일본 조치훈이 나서서 ‘딥젠고’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4월1일 '딥젠고'와 공식대결을 앞둔 한국대표 박정환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자세한 대회 내용 보러가기)

Q. ‘딥젠고’와 작년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공식 대국을 했었다. 1년이 지났지만 어땠는지 기억하는가.
너무 어려운 상대였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대국 내용을 돌이켜보면 시종일관 끌려 다니다가 마지막에 찬스가 와서 역전을 했다. 딥젠고가 실력적인 부분에서는 사람을 뛰어 넘었다고 생각했다.
Q. 지난해 대국 중에 인상 깊었던 수가 있는가.
중간에 내가 3선에 벌린 자리가 있었는데, 거기 위에 바로 붙이는 수를 뒀다. 그 수에 가장 많이 흔들렸다. 그 수 이후로 계속 바둑이 나빠졌던 것 같다. 사람의 발상으로는 힘든 수였기에 기억에 남는다.
Q. 사람과 사람이 두는 바둑, 사람과 인공지능이 두는 바둑의 차이점이 있다면.
나는 대국을 할 때 상대의 수를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두는데, 인공지능과 둘 때는 예측이 안 되는 수가 많다. 내가 느끼기에 가장 다른 부분이다.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발상의 수들이 많이 나온다.
Q. 좀 전에 말한 것과 같이 인공지능과 두는 대국이 사람과 두는 대국과 다른데, 인공지능과 대국을 하기 전에 사전에 어떤 준비하는가.
평소에도 ‘딥젠고’ 바둑으로 공부하고 있고, ‘딥젠고’와 대국도 많이 하고 있는데 성적이 거의 좋지는 않다. 요즘은 사람의 바둑보다는 인공지능의 바둑을 훨씬 많이 보고 있다. ‘딥젠고’와 다른 인공지능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게 준비라면 준비라고 할 수 있겠다.
Q. 박정환 프로는 공부를 많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 기보와 사람 기보를 어느 정도 비율로 공부하는가.
인공지능이 사람을 뛰어 넘고 나서 부터는 바둑을 연구할 때 인공지능 기보를 80% 정도 활용하고 있다.
Q. ‘알파고’를 시작으로 바둑인공지능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너무 빨리 다가온 것 같다. 이미 많은 발전을 했기 때문에 받아 들이고 바둑인공지능의 강점들을 잘 흡수하고, 많이 배워서 사람의 바둑에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바둑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나는 부분들이 있다. 인공지능과 프로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야할까.
지금은 바둑인공지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공존은 힘들 것 같다. 인공지능의 약점을 알아내기는 힘들어 사람이 인공지능을 따라가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Q. 인공지능이랑 대국할 때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다. 바둑을 두다 보면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는 냉정한 수를 둔다. 실수를 해도 냉정을 바로 찾는 것이 사람과 많이 달라서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Q. ‘딥젠고’와 작년에 대결을 하고 1년이 지났다. ‘딥젠고’가 얼마나 진화했는지 예측이 가능할까.
예전에도 대국해봤고, 연습대국이지만 최근에도 많이 대국을 해봤다. 지금은 선에서 선 6집정도로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
Q. ‘딥젠고 프로젝트’가 이번에 마지막 타이틀 대회를 한다. 이제 딥젠고는 은퇴를 한다고 보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딥젠고 프로젝트’의 마지막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인공지능과 사람들의 바둑 실력을 강하게 해준 ‘딥젠고 프로젝트’가 끝나서 아쉽다. 하지만 내가 평생 공부해도 못 따라갈 정도로 앞서 있어서,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딥젠고’의 기보를 계속해서 공부하겠다.
Q. ‘딥젠고’가 은퇴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 대국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딥젠고’와 마지막 공식대국에 걸맞는 최선의 내용을 보여주고 싶다. 컨디션을 최고로 하고, 실력을 다 발휘해서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딥젠고’ 개발팀도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실력 향상을 위해 개발을 많이 했다. 개발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이렇게 센 바둑인공지능 만들어줘서 인간의 바둑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어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이번에 강한 실력의 ‘딥젠고’가 나올텐데 그 동안 많이 배운 것에 대한 보답을 하려면 좋은 내용으로 맞서 싸워야 할 것 같다.
Q.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바둑방송과 인터넷으로 중계를 한다. 이 대국을 지켜보는 전 세계 바둑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람대표, 한국대표로 ‘딥젠고’랑 대국하게 됐는데 준비를 잘해서 후회 없는 대국 내용을 남기도록 노력하겠다. 전세계 바둑팬들이 응원해주신다면, 더 힘내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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