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에 5연승을 달리다 5연패 중이었던 류민형에게 통한의 반집패를 당했던 나현. 재대결에선 살얼음판을 걷듯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진행을 펼쳐보이며 222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10승3패로 다승왕의 꿈을 되살린 나현, 2승9패의 류민형은 올 시즌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이 됐다.
올 시즌의 절대강자 포스코켐텍이 뒤집기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다.
9월28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2경기에서 SK엔크린을 3대2로 눌렀다.
불안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던 포스코켐텍은 포스코켐텍대로, 한 경기라도 지면 올 농사를 접어야 하는 SK엔크린은 SK엔크린대로 승점이 절실했던 경기였다. 일진일퇴의 풀세트 공방이 4시간 15분 동안 펼쳐졌다.
이날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최규병 감독은 몇 번이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팀의 생사가 걸린 경기에서 오더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아쉬움 때문이었다. "오더를 내고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랭킹 4위와 5위가 팀 승리를 놓고 사력을 다한 최종국에서 포스코켐텍 변상일(오른쪽)이 SK엔크린 이영구를 4집반 차로 꺾었다. 포스코켐텍이 정규시즌 우승에 성큼 다가간 반면 SK엔크린은 사실상 포스트시즌의 꿈이 좌절되는 등 이 한 판의 결과에 양 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반면 튼실한 전력에 오더도 입맛에 맞게 짜인 포스코켐텍은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크게 초조해하지 않았다. 그만큼 후반 속기 전에 출전하는 2지명 나현과 3지명 변상일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홍성지의 선취점으로 SK엔크린이 앞서 가고, 1대1 상황에서 장고대국의 이원영이 이동훈에게 거의 이겼던 바둑을 내줬을 때도 동요는 없었다. 결국 믿음대로 나현과 변상일이 차례로 SK엔크린의 류민형과 이영구를 꺾으며 3대2로 승리했다.
종착역을 앞두고 연승 기세를 탄 포스코켐텍은 9승(4패) 고지에 오르며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해졌다. 2위 정관장 황진단(7승5패)과는 1.5경기 차, 개인 승수도 6승이나 크게 앞서 있어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골인할 가능성이 많다.

▲최철한(오른쪽)은 '다음 경기 때 BGF와 대결하는데 어떤 선수와 두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박영훈 선수가 만만하기 때문에 하하하하! 한번 붙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안겼다.
이상훈 감독은 "정관장 황진단의 기세가 좋아서 오늘 중요한 승부였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기쁘게 생각한다. 아직 우승이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은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SK엔크린은 벼랑 끝 승부를 놓친 7위로 밀려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 '가을 바둑'의 커트라인은 4위이고, 대개 8승이면 올라가고 8패면 탈락한다. 예년에 비추어 볼 때 7승은 해야 '골득실'이라도 따져볼 수 있는 형편이 된다.
다승왕 경쟁은 이영구가 패하고, 나현이 승리하면서 박정환까지 세명의 주자가 경쟁하는 구도로 압축됐다(다승왕은 패수를 따지지 않으며 수상자가 여럿일 경우 500만원의 상금을 균등해 나눠갖는다).

▲13라운드 1경기가 치러진 9월27일. 천부배 4강 티켓을 거머쥐고 당일 새벽에 귀국한 박정환 (왼쪽)이 KB리그 최종국에 출전해 Kixx의 김세동에게 역전승했다. 승리가 절실했던 Kixx 주장 김지석(가운데)이 아쉬운 마음으로 복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9월27일 열린 13라운드 1경기에서는 최하위 화성시코리요가 Kixx를 3대2로 꺾었다. 7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번번이 분루를 삼켰던 Kixx는 4연패의 충격 속에 6승7패,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가면서 포스트시즌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날 승리로 화성시코리요는 탈 꼴찌의 희망을 남겼다. 반면 Kixx는 한 경기를 남겨놓고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 자력 진출의 기회를 상실한 채, 마지막 경기를 무조건 이긴 다음 경쟁 팀의 동태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9일 BGF와 신안천일염이 13라운드 3경기에서 대결한다. 신안천일염은 질 경우 바로 탈락, BGF도 패할 경우엔 자력 진출의 기회가 사라지는 절체절명의 경기다. 최근 3연승으로 살아나고 있는 이세돌은 BGF 5지명 이창석과 첫 대결.

▲박민규를 상대로 169수 만에 불계승하며 상대전적의 격차를 3승1패로 벌린 최철한(오른쪽). 박민규는 최근 4연승의 흐름이 끊겼다.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이동훈(오른쪽)이 이원영에게 재차 승리하며 상대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도무지 질려야 질 수 없는 바둑을 2집반 차로 역전패한 이원영의 아쉬움이 컸다. 시즌 초반을 4연패로 출발한 후 8승1패(신진서 9단에게만 졌다)의 압도적인 반전을 이뤄낸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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