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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박정환 '신진서와 3시간 바둑, 진짜 승부가 될 듯'

LG배 결승 오른 박정환 인터뷰

정연주2019-10-30 21: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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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역전승이었다. 6시간 30분, 375수까지 간 대국의 승자는 박정환이었다.

10월30일 강원도 강릉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에서 열린 LG배 준결승에서 박정환이 타오신란을 눌렀다. 박정환의 결승행으로 한국은 4년 만에 중국을 넘고 LG배 우승을 확정 지었다.

5년 만에 LG배 결승에 오른 박정환은 어느 때 보다 기분 좋은 미소로 인터뷰에 임했다.

 

 



Q. 오늘 대국, 엄청난 역전승이었다.
A. 중반부터 저는 조금씩 실수를 했고, 상대는 거의 실수가 없었다. 중앙에서 상대가 패를 하기 전까지는 계속 졌던 바둑이었다. 상대가 중앙에서 실리로 손해를 보면서 패를 들어갔는데 이 부분이 판단 미스였던 것 같다. 패를 하지 않고 끝내기로 갔으면 제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패를 하는 과정에서 헛팻감을 쓰면서 역전됐다. 상대가 계가에 확신이 없어서 인지 그 때부터 흔들린 것 같다.

 

 

Q. 오늘 초반에 고전했는데, 초반 불리한 정도를 퍼센트로 표현해본다면.
A. 한 백이 65-70프로 정도 였던 것 같다. 속기 바둑이었다면 한수 실수를 해도 역전이 가능하지만 3시간 짜리에서는 역전하기 쉽지 않은 차이였다. (집으로 벌어진 차이는?) 대략 감으로는 3-4집반 정도의 차이로 보여진다.

 


Q. 375수까지 진행됐다. 이렇게 긴 대국이 있었는가.
A. 입단하고 최장수수 같다. 집을 다 메우고도 사석이 16개가 남은 것은 처음이다.

 

 


▲치열했던 대국의 결과. 집을 다 메우고도 백 사석 16개가 남았다.

 

 

Q. 조금 전 신진서 선수가 ‘타오신란이 평범하게 상대해주면 이기기 어려운 상대다’ 라는 말을 했다. 대국을 흔들어가야 유리하다는 의미인가? 오늘 박정환 선수는 어떤 전략이 있었나.
A. 저는 바둑이 나쁘더라도 흔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침착하게 따라가는 스타일이어서 오늘 바둑도 제가 둘 수 있는 최선의 수를 두면서 따라갔던 것 같다.

 

 

Q. 어제(29일) 하루 쉬면서 검토실에서 인공지능으로 연구를 하는 것을 봤다. 어제 연구한 수가 나온 것 같은데, 결과는 어떤 것 같나.
A. 어제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완전히 똑같은 모양은 아니고 비슷한 모양이 나왔다. 하지만 그 변화는 안 나올 줄 알았다. 한 수만 보고 그 다음 진행은 검토를 하지 않았는데, 그게 좀 문제였던 것 같다. 깊이 연구를 했어야 했는데 한 수만 봐서 실수가 좀 있었다.

 

 

Q. 4강 대진 추첨 때 신진서와 커제의 대진이 먼저 완성 됐다. 솔직한 심정이 궁금하다.
A. 커제랑 타오신란 선수 중에 커제가 까다로운 것은 맞다. 하지만 타오신란은 삼성화재배나 LG배에서 잘하고 있었다. 타오신란의 대국 내용을 봐도 큰 실수가 보이지 않았기에 누구랑 둬도 어려운 승부라고 생각했다.

 

 

 

 

Q. 반대편에서 ‘신진서-커제’ 대결이 있었는데, 어떤 선수가 올라왔으면 했나.
A. 누가 올라가도 너무 강자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 바둑에 집중했다.

 

 

Q. 결승 대결 상대 신진서에게는 상대전적에서 일방적으로 앞서 있다.
A. 글쎄... 그 동안 운이 많이 따라 준 것 같다. 신진서 선수는 점점 세질 나이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만만치 않아질 것 같다.

 

 

Q. 신진서와 결승전을 몇 차례 치렀는데 모두 속기였다. 3시간 장고대국도 본인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가.
A. 국내기전 결승에서는 신진서 선수와 많이 뒀는데 초속기였다. 3시간 짜리 바둑을 두니 진짜 승부가 될 것 같다.

 

 

Q. 한국 선수가 모두 결승에 올라가서 ‘역시 한국 바둑의 두 기둥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 사람 아니면 한국 바둑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생기긴 한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한다. 삼성화재배나 몽백합배에서 수적인 열세도 많이 작용했는데… 제가 조금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Q. 얼마 전 안경을 벗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A. 안경을 삐뚤게 쓰는 습관이 있어서 고칠겸 라식 수술을 했다. (바둑팬들이 시력이 좋아져서 수가 더 잘 보이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수가 더 잘 보이는 것은 아니고 똑 같은 것 같다. (웃음)

 

 

 

 

Q.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갔는데, 응원 받고 싶은 사람 한 명을 꼽아달라.
A. 한국 선수랑 대국하기 때문에 저한테 일방적인 응원을 해달라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고민하다가) 굳이 꼽자면 (강)동윤이 형이랑 친한데, 동윤이 형이 응원 많이 해줬으면 한다.

 

 

Q. LG배 결승이 내년 2월에 열린다. 임전 소감은.
A. 결승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오늘 대국해보니까 제가 체력도 많이 부족한 것 같더라. 체력도 기르고 실력도 길러서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

 

 

Q. 신진서한테 한마디 한다면.
A. 일단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서 서로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 부담감은 떨쳐내고 서로 잘 실력을 발휘해서 멋진 대국 남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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