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중환배]

박영훈, '이창호 9단과 붙고 싶었다'

중환배 우승한 박영훈 9단 인터뷰

조성철2005-01-17 19:24:00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제1회 중환배에서 대만대표로 나온 왕리청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박영훈 9단, 이로써 박9단은 후지쯔배에 이어 세계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국기원에서 박영훈 9단을 만나 인터뷰했다.

................................................................................................................................................

-후지쯔배에 이어 중환배까지 세계대회 2관왕이 된 것을 축하한다. 우승 소감 한마디.
대만에서 주최하는 첫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더욱 기쁘고 영광스럽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박9단은 이창호 9단 대 왕리청(王立誠) 9단의 준결승전에서 누가 결승에 올라오길 바랐는가.
이창호 9단이 올라오길 바랐다. 얼마 전에 LG정유배에서도 3대0으로 완패했기 때문에 큰 대회에서 둬보고 싶었다.

-왕리청 9단과는 지금까지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 왕리청 9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뭐랄까, 자기류가 확실하다. 다시 말해서 스타일이 분명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 박영훈 9단.

-그렇다면 준결승 상대였던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대회까지 상대 전적 3승 1패로 박9단이 앞서고 있지만 야마시타9단은 5·5에 두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기풍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는데.
글쎄, 전투적이고 끈끈한 기풍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박9단은 후지쯔배에서 대회 전 악몽을 꾸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나쁜 꿈을 꾸었나.
(웃으며) 꿈은 꾸지 않았다.

-대만에서의 생활은 어땠는가, 잠자리와 음식 등 불편하진 않았는가.
평소에도 중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 한국기원 관계자들이 햇반과 라면 등을 많이 가져와서 그것을 자주 먹었다.

-혹시 대만에 있을 때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 또한 왕리청 9단이 결승에 진출해서 대만에서 굉장히 기뻐했을 것 같은데 그곳 반응은 어땠는가.
대국 전날 대만에 갔기 때문에 관광 등의 스케줄은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대만 대표로 출전한 왕리청 9단이 이창호 9단을 누르고 결승에 올라 대만기원 관계자들이 굉장히 기뻐했다. 그 외의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었다.

-중환배는 대만이 주최하는 첫 세계대회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과 대만 바둑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관계자들에게 최근 대만에 바둑붐이 일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 바둑교실에 천명 정도의 수강생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왜냐하면 정확한 지는 모르겠는데 대만에선 남자 프로기사가 2단 이상 되면 병역 혜택을 받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한다.



▲ 박영훈 9단은 대국이 없는 날엔 밤 늦게 인터넷 대국을 즐긴다고 한다.


-후지쯔배에서 우승해 바둑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저녁을 먹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우승했다. 부모님이 박9단 이상으로 기뻐하셨을 텐데.
중환배 결승전이 끝나고 부모님한테 전화를 잠깐 했다. 잘했다는 말씀만 하셨다(웃음).

-박9단은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하면 반드시 하는 행동이 있는가, 예를 들어 가족들과 여행을 간다든지.
그런 것은 따로 없다.

-박9단의 별명은 '어린왕자'이다. 이 별명이 마음에 드는지, 아니면 다른 별명으로 불러주길 바라는지.
지금의 별명에 만족한다. 다른 별명은 글쎄….(웃음)

-박9단은 얼마 전 LG정유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을 만나긴 했지만 아직 세계대회에선 마주친 적이 없다. 이를 운이 좋다고 표현해야 할지 아니면 실질적인 세계일인자를 꺾지 못하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아쉽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젠가는 두지 않겠는가,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선 우승했으니 이창호 9단과 맞붙지 않은 것은 것에 대해 아쉬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웃음).

-이제 국내 바둑계에선 이창호 9단을 필두로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 그리고 박영훈 9단이 이9단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오히려 최근의 세계대회에선 이창호 9단보다 성적이 더 좋다. 하지만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은 이창호 9단을 넘어선 적이 있지만 박9단은 아직 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풍상의 문제라든지 박9단이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이창호 9단이 워낙 강하다. 기풍상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박9단의 기풍은 '선실리 후타개'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기사들이 실리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박9단은 유독 더한 것 같아서 '바둑이 엷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타개에 자신 있다는 것인가.
타개가 자신있는 것은 아니고 내 스타일대로 두려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대마가 잘 잡히는 편이다(웃음).

-최근의 바둑 추세를 보면 치열해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포석이 없고 곧바로 전투에 들어가 소위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바둑이 많아지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을 들 수 있겠는데 이에 동의하는가.
갈수록 그런 것 같다. 포석이 끝나기 전에 싸우면서 집을 짓고 반상을 정리하는데 전투 도중 실수를 하는 쪽이 진다. 그런 대국이 요즘 부쩍 늘어난 것 같다.



한국기원 후문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박영훈 9단.


-박영훈 9단은 자신의 기풍을 바꾸고 싶단 생각을 한 적 없나.
내게 정해진 기풍이 있나?(웃음), 난 아직 내 기풍이 정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혹자는 바둑과 온라인 게임인 스타 크래프트를 비교하며 전략적인 게임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스타 크래프트를 못해서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바둑계에선 바둑을 스포츠화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로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만약 바둑이 스포츠로 정식 등록된다면 대국 시간이나 복장, 그리고 대국규정 등이 많이 변할 것이다.
내가 알기로 한국기원에선 기전을 골프처럼 컷오프 형식으로 만들어 순위에 드는 기사들만 대국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경쟁방식을 많이 거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박9단의 생각을 듣고 싶다.

한국기원에선 지금 바둑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기원이 정하면 그대로 따를 것이다. 그리고 방금 말한 골프식 경쟁체재로 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9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노력하는 기사가 되겠다는 식의 추상적인 말 이외의 구체적인 목표를 팬들에게 소개해 달라.
중환배 우승으로 연초부터 좋은 성적 내서 앞으로도 꾸준한 성적을 거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요즘 속기가 많이 약해져서 속기전에서 자주 지고 있다. 일단은 속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우승한 적이 오래 된 국내 기전에서 우승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이다. 국내대회 우승이 세계대회 우승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웃음).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