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뉴스 기보 상점 새소식

[LG배 세계기왕전]

조한승, '내 스타일 바꾸지 않는다'

인터넷 통해 장쉬 바둑 연구

최진용2005-01-23 17:07:33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LG배에 유독 강한 조한승 8단. 세 번 연속 4강에 오른 그가 이번 만큼은 바라던 세계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할 것인가?
대국 하루 전인 1월 23일 제주 롯데호텔 로비에서 만나 나눈 얘기를 정리해 보았다.



-LG배에서만 세 번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가.
처음(3년전)에 운 좋게 올라갔다. 그 다음은 4강까지 주는 시드 덕분에 본선부터 둘 수 있었다. 사실 본선보다도 예선을 거치는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
선32강부터 둬 좀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대회에도 시드를 확보한 셈인데….
그렇지 않다. 그 동안 4강까지 주던 시드를 이번부터 바꾼다고 들었다. 결승에 진출하는 두명한테만 준다고 한다. 한국 선수가 너무 많이 올라가는 바람에 바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일 판이 더욱 중요한 셈인데, 이 대회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기전에서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자신 있는가.
나랑 둘 장쉬 9단 바둑을 인터넷으로 좀 살펴보았다. 주로 지난해 벌어진 중요바둑, 그러니까 본인방전과 명인전 도전기…. 장쉬 9단이 둔 바둑을 보면서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조한승 8단이 호텔 로비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러한 기보들을 보면서 느낀 장쉬 9단에 대해 평가해달라.
우선 전투에 강한 선수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모양 바둑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일본바둑과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한국 쪽에 가까운 기풍이라고 볼 수 있다.

-장쉬 9단이 일본에서 성적을 내는 이유가 '한국형' 기풍에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장쉬 9단이 요다9단과 둔 도전기를 보면서 전투,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부분적인 전투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둑을 자기 스타일로 잘 만들어가는 편이기도 하다.

-자신의 기풍은 어떤가?
주위에서 유연한 편이라고 한다. 나도 인정한다. 또 나는 낙관파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좀 강하게 둬야 할 때도 유연하게 둬 지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렇다면 최철한 9단처럼 비관파로 바꾸면 좀더 좋지 않겠는가.
그런 것은 잘 바꿔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낙관파는 마음이 풀어지는 약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관파는 불리하지 않는 바둑에서도 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서로 단점이 있는 셈이다. (비관파든 낙관파든)중요한 것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의 수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장쉬 9단과는 지난해 후지쯔배서 한번 겨뤄보았다. 그때 졌는데, 당시 느꼈던 바를 기억나는 선에서 들려달라.
백을 잡고 뒀다. 초반에 장쉬 9단이 특이하게 둬 당황했다. 잘 보지 못했던 스타일인데다가 초반부터 압박을 받았다. 장쉬 9단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왔고, 나는 거기서 밀려 바둑을 졌다.

-그렇다면 초반에 밀리지 않으려면 내일 대국에는 뭔가 특별한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장쉬 9단은 현재 일본의 실질적인 일인자인데….
생각해 둔 것은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백을 들 경우와 흑을 들 경우, 각각 구상한 게 있다. 하지만 막상 내일 대국에서 그걸 써먹을 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 대회에서 세 번 4강에 오르는 동안, 8강전은 특히 강자들만 만났다. 7회 대회에서는 조훈현 9단을, 8회 대회에서는 이세돌 9단을, 이번 9회 대회에서는 쿵제 7단을 각각 꺾었다. 이런 기세라면 충분히 결승, 아니 우승도 바라볼 수 있지 않겠는가.
맞는 말이다. 문제는 8강이 끝난 다음 4강까지 기간이 너무 길다는 데 있다. 핑계라면 핑계이지만 상승곡선을 이어가기에는 8강과 4강 사이가 너무 긴 시간이다.

-이세돌 9단(83년생)보다 한 살 많고, 최철한·박영훈 9단보다는 세 살이 많다. 말하자면 나이로 후배들인 셈인데, 그들이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면 셈이 나지 않는가. 최소한 어떤 자극 같은 것은 받지 않는지.
물론이다. 세돌이가 잘 두기도 하지만 기회를 잘 잡는 편이다.

중요한 고비에서 많이 지는 나와는 달리. 세돌이는 바둑이 불리하지 않아도 강수를 많이 둔다.

-그렇다면 조한승 8단도 이세돌 9단처럼 좀더 적극적으로 둘 생각은 없는가.
세돌이와 나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내 스타일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하려고 마음 먹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

-꽃미남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맞다고 생각하면 평소 피부관리도 하는가.
사실이 아니라 쑥쓰럽다. 물론 피부관리도 안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 별명을 전해 듣고 좋아하신다.

-만일 장쉬 9단을 이기고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한다면, 누구와 정상을 다투고 싶은가. 이유를 곁들여서 들려달라.
한국이 우승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창호 9단과 붙고 싶기도 하지만, 위빈 9단도 괜찮을 듯 싶다. 중국에 가끔 가게 될 때 젊은 기사들과 연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렇게 꾸준히 공부를 하니까 나이가 좀 든 편인데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이창호 9단이 올해 큰 대국에서 두판을 졌다. 국수전 도전1국과 중환배 준결승전.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이번 준결승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아무래도 이기고 있을 때가 기세를 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현재 이창호 9단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두 판 모두 이창호 9단이 초반에 약간 안 좋았다. 게다가 어려운 상대였으므로 만회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 동안 너무 잘 이겨왔기에 슬럼프라는 얘기도 나돌지만 좀 아니다 싶다.



총 댓글수: 0새로고침

0/150자등록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