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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씨배]

창하오, 만년이인자의 설움 벗나

최철한 이기고 2승째 거둬

조성철2005-03-03 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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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하오 9단(왼쪽)과 최철한 9단이 대국이 끝나고 복기하고 있다.

상대의 목을 물어뜯는 것이 장기인 '독사' 최철한, 하지만 이날은 오히려 목을 물렸다.

3월 3일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 2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5회 잉씨배 결승5번기 3국에서 중국 창하오 9단이 최철한 9단을 상대로 172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천금같은 1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종합전적 2대1이 되었고 창9단이 앞으로 한판만 이기면 우승하게 된다.

권갑룡 7단이 '이렇게 변화가 심하고 치열한 바둑은 아주 오랜만이다.'고 말할 정도로 이날 대국은 대단했다. 거의 대국판 전체에 걸친 대형 사활이 등장하며 한수만 삐끗하면 그대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살얼음판 대국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초반은 순탄했다. 흑을 쥔 최철한 9단은 덤이 8점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실리를 벌어들여 쉽사리 앞서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창하오 9단은 우변에서 흑의 근거지를 빼앗으며 흑말을 공격해 서서히 흐름이 백에게로 흘러갔다.


▲ 창하오 9단

이에 최9단은 중앙 백돌을 통째로 노리고 좌상귀부터 서서히 세력을 쌓았다. 만약 공격 과정에서 이득을 얻는다면 우세를 확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쉽게 공격당할 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검토실에선 서서히 백 우세설이 떠돌았다. 게다가 백 78이라는 묘수성 수가 등장해 중앙 흑 넉점을 잡고 우중앙 흑돌을 노렸다.

최9단은 지나가는 길에 흑91로 좌상귀 급소를 찔렀는데 창9단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노리던 좌중앙 흑들에 대한 공격나팔을 불었다. 이제 '살면 이기고 잡히면 지는' 무시무시한 바둑으로 급진전했다.
최철한 9단은 오랜 장고 끝에 중앙 흑돌을 버리고 좌하귀 백 두점으로 눈을 돌렸다. 또다시 절체절명의 승부가 벌어진 것. 좌하귀 전투가 벌어지며 두 대국자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해 최9단은 벌점 4점을, 창9단은 2점을 받았다.

검토실 및 여러 매체에선 최9단이 백돌을 잡을 수 있느냐에 초점이 모아졌고 대부분 '잡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순간만큼은 승리의 여신이 최9단에게 등을 보이고 말았다. 창하오 9단은 아무도 보지 못한 백 140을 찾아내며 무사히 삶에 성공했다. 더욱이 반상 최대인 상변도 백의 손이 먼저 가 결국 최9단이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제 최철한 9단에겐 더 이상 뒤가 없다.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로 이어지는 잉씨배 계보를 계속 이어야 한다는 수많은 바둑팬들의 바람이 있는 한 앞으론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최철한 9단이 역전 2연승을 거두며 농심신라면배에서의 감동을 계속 이어갈지, 창하오 9단이 앞으로 한판 더 이겨 '만년이인자'의 설움을 벗을 수 있을지, 제5회 잉씨배 결승5번기 4국은 하루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각 10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4년에 한번씩 개최되어 바둑올림픽이라 불리는 잉씨배는 제한시간이 3시간 30분이며 시간 초과시 30분마다 벌점 2점이 부과된다. 우승상금은 40만 달러,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이다.


■ 제5회 잉씨배 결승 5번기 대국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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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패자
결과
1국
최철한 9단
창하오 9단
227수 끝, 흑 불계승
2국
창하오 9단
최철한 9단
179수 끝, 흑 불계승
3국
창하오 9단
최철한 9단
172수 끝, 백 불계승
4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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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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