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목을 물어뜯는 것이 장기인 '독사' 최철한, 하지만 이날은 오히려 목을 물렸다. 3월 3일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 2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5회 잉씨배 결승5번기 3국에서 중국 창하오 9단이 최철한 9단을 상대로 172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천금같은 1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종합전적 2대1이 되었고 창9단이 앞으로 한판만 이기면 우승하게 된다. 권갑룡 7단이 '이렇게 변화가 심하고 치열한 바둑은 아주 오랜만이다.'고 말할 정도로 이날 대국은 대단했다. 거의 대국판 전체에 걸친 대형 사활이 등장하며 한수만 삐끗하면 그대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살얼음판 대국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검토실 및 여러 매체에선 최9단이 백돌을 잡을 수 있느냐에 초점이 모아졌고 대부분 '잡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순간만큼은 승리의 여신이 최9단에게 등을 보이고 말았다. 창하오 9단은 아무도 보지 못한 백 140을 찾아내며 무사히 삶에 성공했다. 더욱이 반상 최대인 상변도 백의 손이 먼저 가 결국 최9단이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제 최철한 9단에겐 더 이상 뒤가 없다.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로 이어지는 잉씨배 계보를 계속 이어야 한다는 수많은 바둑팬들의 바람이 있는 한 앞으론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최철한 9단이 역전 2연승을 거두며 농심신라면배에서의 감동을 계속 이어갈지, 창하오 9단이 앞으로 한판 더 이겨 '만년이인자'의 설움을 벗을 수 있을지, 제5회 잉씨배 결승5번기 4국은 하루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각 10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4년에 한번씩 개최되어 바둑올림픽이라 불리는 잉씨배는 제한시간이 3시간 30분이며 시간 초과시 30분마다 벌점 2점이 부과된다. 우승상금은 40만 달러,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이다.
■ 제5회 잉씨배 결승 5번기 대국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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